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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간식, 소화기 면역세포에 부담
‘공장식 축산품’ 신종바이러스 온상
 
 
125291719850_20090915 copy.jpg타미플루가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죽이는가? 아니다. 타미플루는 세포 안에 침투한 바이러스가 다른 세포로 번져가는 것을 막을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 몸 안에 들어온 ‘적군’은 누가 처치하는가. 바로 면역세포다.
 
우리 몸 안에는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이나 생물체 그리고 내부에서 발생한 이물질이나 이상세포를 처리하는 시스템이 있다. 이를 면역력 또는 자연치유력이라고 한다. 물론 손을 자주 씻거나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때 입을 가리고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는 없다. 피부나 점막과 같은 ‘1차 방어선’이 무너져 바이러스가 몸 안에 들어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치료만으로 안심할 수 없다. 치료를 받지 않아도 낫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치료를 받아도 죽는 경우가 있다. 낫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이다. 다른 말로 하면 몸 안의 방어망인 면역시스템이 잘 작동하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면역력 증강이 중요하다. 면역력을 키우면 신종플루보다 더한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이겨낼 가능성이 커진다. 면역력을 높이는 길은 쉽다. 식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너무 상식적이라서 무시하는 이들이 많다. 충남대 감염내과 김연숙 교수는 “음식을 골고루 먹고, 충분히 쉬고, 적절한 운동을 하면 된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슬로라이프다. 다음은 면역력 증강을 위한 행동요령이다.
 
■ 깨끗한 제철 음식을 먹는다
제철에 나는 유기농 생야채 위주로 식단을 짜라. 주식은 통곡식(씨눈과 껍질이 그대로 달려 있는 곡물)이 좋다. 통곡식은 탄수화물뿐 아니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이 골고루 들어 있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음식은 가능하면 조리를 단순하게 해서 자연상태로 먹어야 한다. 제철 식재료를 쓰면 값이 싸고, 조리를 단순하게 하면 품이 적게 들며, 가능한 한 통째로 먹으면 음식량이 늘어난다. 일석삼조인 셈이다.
 
■ 꼭꼭 씹어 적게 먹는다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되 양은 조금 모자랄 정도로 적게 먹는 게 좋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면 적게 먹어도 배가 부르다. 또 소화나 흡수가 잘되어 몸 안에 노폐물이 적게 쌓인다. 이현숙 한약사는 “면역세포가 많은 곳 가운데 하나가 소화기의 점막 세포”라며 “과식이나 간식은 소화기에 부담을 줘 면역력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 물을 자주 마신다
물을 자주 조금씩 천천히 마시는 습관을 들이라. 하루 2리터 정도의 물을 마시면 신진대사가 촉진되고 혈관이 확장되어 순환 작용이 좋아진다. 또 소변량이 늘어 대사 과정에서 몸 안에 쌓인 독소를 빨리 배출시킨다. 식사 전후 1시간가량은 먹지 않는 것이 소화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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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곤하지 않을 정도로 운동한다

면역력은 자율신경이 균형을 이룰 때 높아진다. 운동을 하면 교감신경이, 휴식을 하면 부교감신경이 지배를 한다. 교감신경이 우위에 있으면 스트레스가 쌓여 면역력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무조건 쉰다고 면역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부교감신경이 우위에 있어도 면역력이 저하된다. 현대인들은 운동을 아예 하지 않거나 운동을 너무 많이 한다.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하루에 30분 이상 가벼운 산책을 하라. 운동을 마친 뒤 피곤한 느낌이 들거나 갈증이 나면 과하게 운동을 한 것이다. 몸 안에서는 유해산소가 생겨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경희대 침구경락센터 인창식 교수는 “운동을 마쳤을 때 몸이 가볍고 상쾌하며 운동을 더 해도 좋다는 느낌이 들면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적절히 운동을 한 것”이라며 “운동을 시작할 때 하기 싫은 마음이 들거나 마친 뒤 지친다는 느낌이 들면 운동을 잘못하는 것으로 몸의 면역력을 도리어 떨어뜨릴 수가 있다”고 말했다. 또 풍욕과 냉온욕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을 조화롭게 하여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몸이 찬 사람은 반신욕이나 족욕을 하면 좋다.
 
■ 제 시간에 잠을 잔다
숙면은 아주 중요하다. 우리가 잠을 자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몸의 긴장이 풀어진다. 이때 면역세포인 자연살상세포(NK Cell)이나 헬퍼 T세포의 기능이 활발해진다. 늦어도 밤 11시 전에는 잠에 들도록 하라. 식사 뒤 낮잠도 좋다. 제때 자야 몸 안에서 휴식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이 잘 분비된다.
 
감기에 걸렸을 때 졸음이 오는 것은 부교감신경의 작용으로 몸 안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짬짬이 눈을 감고 쉬어라. 5분도 좋다. 쉬게 되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해 면역력이 높아진다.
 
■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주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다. 기체조, 요가, 명상 등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자주 웃는 게 좋다. 특히 웃음은 면역체계를 작동시키는 T세포와 면역 글로블린을 생성하는 B세포를 활성화한다. 도파민 등 스트레스 호르몬의 양도 크게 낮춘다.
 
■ 공장식 축산품을 멀리한다
신종플루 발병의 근본 원인은 공장식 축산이라는 지적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 유엔식량농업기구는 2007년 가금류와 돼지에서 발견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전파를 주목하라고 경고했다. 이 바이러스가 공장식 농장에서 키우는 닭에 널리 퍼져 있고 돼지에게서도 종종 발견되며 사람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공장식 축산으로 키운 가축은 반자연적인 환경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병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축산업자들은 사육 과정에서 항생제, 항균제, 성장호르몬 등을 많이 쓴다. 이 물질들이 고기 안에 축적되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다. 그렇게 되면 우리 몸의 면역력이 저하되고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길 수 있다.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컬러푸드·통곡식 면역력 ‘짱’
거친음식 골고루 먹어야…재래식 된장 백혈구 증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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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일 차의과학대 대체의학대학원장은 건강에 가장 좋은 음식으로 비빔밥을 든다. 비빔밥만 먹으면 건강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비빔밥은 골고루 먹는 것을 상징한다. 곡물, 채소, 과일, 견과류, 해조류 등을 가리지 않고 적당한 양을 골고루 먹으면 건강 유지를 위한 기초는 다져진다. 그렇지만, 특별히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환자나 체력이 약한 이들이 그렇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건강식품도 도움이 된다. 화학첨가물이 든 가공식품이나 청량음료, 술, 담배는 물론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데 일조하는 ‘나쁜’ 식품이다.

 
■ 통곡식 현미나 통밀 같은 통곡류에는 전분성 탄수화물과 비전분성 탄수화물이 골고루 들어있을 뿐만 아니라 단백질, 지방, 비타민과 무기질이 골고루 들어있는 온전한 영양의 공급원이다. 또 식이섬유인 파이토케미컬이 많이 들어 있어 몸속에 남아 있는 중금속이나 발암물질을 흡착해서 내보내는 역할을 하며 장 속에 있는 유익한 균의 먹이가 된다.
 
■ 컬러푸드 다양한 색을 지닌 ‘컬러푸드’에는 파이토케미컬이 많이 들어 있어 항균, 항노화, 항암 작용이 뛰어나다. 녹황색 채소에 함유된 비타민 A·C·E는 유해산소를 없애주는 항산화 식품으로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특히 토마토는 칼슘, 철분,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또 당근에는 베타카로틴이 많이 함유되어 항산화 작용을 한다. 시금치도 비타민이 많아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이밖에 단호박, 브로콜리, 파프리카 등도 면역력을 높이는 좋은 채소들이다. 또 과일은 야채와 함께 면역 기능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백혈구를 활성화해준다.
 
■ 발효식품 김치에 들어가는 매운맛의 양념은 살균력과 함께 항산화작용을 한다. 또 김치가 숙성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유산균은 항암작용과 함께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준다. 콩을 발표시킨 재래식 된장은 백혈구를 증식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치즈에 포함된 단백질은 감염성 박테리아의 세포막을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버섯류 버섯에는 베타 글루칸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면역력을 강화시켜줄 뿐 아니라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이를 잡아먹는 대식세포를 활성화하는 작용을 한다. 버섯 속에 든 진균에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감염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건강식품 인공적으로 합성된 건강식품보다는 자연 상태의 식품을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가공한 천연 건강보조식품이 좋다. 몸의 환원력을 도와주는 죽염, 미네랄을 보충해주고 체액의 균형을 돕는 함초, 독소를 분해해 대사작용을 활성화해주는 효소, 항산화작용이 뛰어난 비타민C의 공급원인 감잎차 등이 도움이 된다.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도움말 이현주 한약사, 장석원 서울내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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