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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에 대하여

김연수의 새책을 읽는다.

예전에 내친구는 
어떻게 김연수를 좋아하냐며
(남성적 언어때문인 듯)
의아해했지만
나와 같은 사회적 나이를 가져서인지
그의 글은 늘 내게 뭔가를 쓰게 만든다.
 
여행은 늘 내게 새로운 조각을 남긴다.
어떤 풍경,어떤 순간, 어떤 냄새, 어떤 공기.
그 감각 혹은 기억은 
삶의 진피의 상징과 공명하고
마음 깊은 곳에 가라앉아있다가
어느 순간 스르르 떠오른다.
물론 아차 하는 순간 사라지기도 한다.
 
야즈드라는 도시를 목적지로
가도가도 끝이 없는 길을 가다
문득 멀리 불빛 무더기를 발견하고
저기가 거기라고 믿을 때의 그 생기.
그래서 김연수는 말한다.
그것이 야즈드가 아니더라도
그것을 야즈즈라고 믿고 가는 것.
그것이 나의 소설쓰기.
 
내게도 항상 내 영화가 그렇다.
이 순간이, 이 장면이
어떤 구성으로 어떤 이야기로 짜여질지 모르지만
나의 모든 순간이 영화가 될 수 있다는 믿음
그 불가능한 각성
결국 완성된 영화는
그 조각들을 담지않았다 하더라도
영화라는 나의 목적지를 바라보며
그 순간을 기억하고
의미를 새기는 과정은
아름답다.
 
나는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 것이다.
나의 영화는 늘 아름다울 것이다.
세상이 절망적이라도 나는 늘 
기대와 희망을 갖고 살아간다.
그래서 내 삶은, 나의 영화는,
늘 아름다울 것이다.
나는 아름다운 영화를 만드는
영화감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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