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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이렇게 썼지만 사실 여기, '몸일기' 분류에 쓸 글은 아니다.
오늘은 수영 4일차.
어제 스탬플러 알에 손가락이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
피났는데 수영 가지 말까, 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말 하면 우리 집 고양이들도 웃을 것같아서
감염방지를 위해 반창고를 붙이고 수영장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차가 시동은 걸리는데 D나 R에 놓으면 다시 시동이 꺼졌다.
어제 기름넣으려고 했다가 깜박해서
아마 기름이 없어서 그런 것같아서
예초기에 넣는 기름을 넣었다.
우리 집 예초기에 들어가는 기름은 휘발유가 확실하니까.
(넣기 전에 남편에게 전화해서 확인까지 함)
어쨌거나 기름을 넣은 후 차가 움직이긴 했는데 50미터 정도 가서 섰다.
길 가운데에.
렉카를 불러 공업사에 가져가보니 기름이 문제라고 했다.
알고 보니 그 기름통은 우리 집 꺼가 아니라
강화 이주를 계획했다가 포기한 C의 기름통이라고...
C에게 전화했는데 안받아서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니
캄보디아에 갔다 하고.
결국 차는 수리에 들어갔고 나는 지금 기다리는 중.
수영도 가지 못했다.
수영선생님은 내가 무서워서 포기했다고 생각할 듯.
이 참에 포기할까
손가락도 다치고 차도 고장났는데. 헤헤
남편 차를 얻어타고 작업실에 와서 청소하다가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나의 이웃인 농부들이 나의 이야기를 듣고서
깜짝 놀라면서 수리비가 많이 나올거라고 걱정해주셨다.
그리고 비슷한 실수담을 들려주며 위로해주셨는데
오늘 들은 얘기중에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논에 살충제를 뿌려야하는데 제초제를 뿌려서
2천평이 순식간에 말라버렸다는 얘기.
정신없이 밥을 먹어도 늘 꼴찌였는데
혼유사고 때문에 다들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오늘은 끝에서 3등했다.
늘 꼴찌라 걱정하는 내게
한의원선생님은 "그냥 맨 꼴찌라는 낙인을 받으라"고 말씀하셨다.
정말 대단한 해법이다.
우리 선생님은 정말 대단하신 듯. 어떻게 그런 해법이! 정말 진취적임.
그래서 오늘부터 마음 푹 놓고 순순히 낙인을 받으려했는데
꼴찌 못함.
어떤 분은 혼유사건의 당사자를 만나보는 건 처음이라면서 뿌듯해하셨다.
오늘의 교훈:경고등 들어오면 얼른 기름을 넣자.
내가 있는 곳
점심 때가 되면 이 곳에 가서 밥을 먹는다.
내가 있는 건물엔 볕이 안드는데
식당이 있는 건물은 햇빛부자.
부럽다.
산책을 하는데 어떤 새가 '하우머니' '하우머니' 하면서 울었다.
차 수리비는 도대체 얼마나 나올까?
사료를 주고 다음날 와보면
사료통이 말끔히 비워져있다.
오늘 이렇게 새로 채워두면
내일 또 비워져있겠지?
얼굴은 보지 못하지만
나와 연결되어있는 어떤 존재에 대한 호기심.
오늘의 베스트.
렉카를 타고 가는데
후방카메라로 비치는 풍경이 근사했다.
뭔가....황야를 달리는 기분?
그거면 됐다!
고 치자!(근데 수리비는 얼마일까?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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