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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습 5일차

오늘도 수영강습에 가지 못했다.

역시 몸일기 분류에 적합하지 않는 글이지만 그래도 써야지.

 

 

하은이 사흘동안 서울에 일이 있어서

보호자격으로 따라왔다.

매일 아침 10시까지 가려면

집에서 7시에는 나와야 해서

첫날은 그렇게 하고

이틀동안은 서울서 자기로했다.

하루는 '잠자는 딸기', 하루는 유스호스텔에서

자기로 했는데

어제밤, 알람을 맞춰놓고 잤는데도

계속 지각하는 꿈을 꿨다.

알람에 맞춰 잘 일어났고

아침도 잘 먹고

잘 씻고

정리 잘하고 잘 나왔는데....

홍대전철역을 못 찾아 헤매느라

결국 지각할 위기에 처함.

지각 안하려고 서울서 숙소까지 구했는데

좀 한심하다 싶었다.

 

사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1988년 학력고사를 보는데

그때도 지각할지도 모른다고

같은 학교에 다녔던 러시아언니가

선배 자취방을 빌려서

하루 전날 학교 앞에서 잤다.

잤는데....

아침에 둘다 늦잠을 자서

아무도 없는 교정을 막 뛰어서

입실제한시간 직전에

시험장에 뛰어들어갔었다.

학생으로 보이는 이는 아무도 없는

수험생을 따라왔을 보호자들만 잔뜩 있는

교정을 뛰는데 진짜 머리속이 하얬다.

 

 

오늘도 전철역에 내려 마을버스를 탔는데

청소년으로 보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어제는 하은또래의 애들이 정말 많았는데.

우리는 마을버스를 타고 가면서

제발 꼴찌만 아니길 바랬다.

팀으로 움직이는 거라서

늦는 사람이 있으면 기다린다고 했다 한다.

하은은 "이 다음 마을버스를 타고 오는 애도 있지

않을까?" 와 같은 소박한 바람을 내비쳤는데

그럴 가능성은 없는 듯 보였다.

어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건물을

하은은 혼자 걸어들어가며 손을 흔들었다.

안녕 엄마!

안녕 하은!

내가 사랑하는 내 딸아....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은 우리가 어제 잤던

'잠자는 딸기' 풍경.

어제 홍대전철역에 5시에 내렸는데

헤매느라 6시에 도착했다.

너무 오래 헤매었더니 핸드폰 배터리가 다 떨어져버렸다.

하은의 핸드폰으로 '잠자는 딸기' 홈페이지를 찾았더니

거기 이길보라 (Bora Lee-Kil) 감독의 얼굴이 있었다.

<반짝이는 박수소리>는

우리아이들이 두번째로 좋아하는 다큐멘터리이다.

"엄마, 보라감독님도 여기서 주무셨나봐"

'잠자는 딸기'가 또하나의문화의 게스트하우스이고

보라감독이 또문에서 자란 소녀였다는 말을

들려주지 못했네.

매니저 유이님께 6시쯤 도착할 거라고 말씀드렸는데

1시간을 헤맨 끝에 딱 맞춰 도착했다.

나, 그렇게 예언자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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