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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고양이

재미있는 꿈을 꿨다.

 

어딘가 다른 나라였다.

보석박물관처럼 여러 개의 건물에 휘황찬란한 보석들이 많이 전시되어있었다.

그 중에서 루비로 추측되는(빨간 색이니까) 보석이 네모난 모양으로 큼지막하게 붙은 반지,

그게 내게 필요했다.

아마 촬영을 해야했던 것같다. 그것을 찍은 화면을 수업에 써야하나 그랬다.

쇼케이스안에 있는걸 찍는게 아니라 실물을 찍어야하는데

그건 안된다고 해서 어쩌지 하다가.

 

장면이 바뀌면 나는 어떤 파티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영화에서 보던 화려한 파티이다.

내가 끼어있는 무리에는 여러 사람이 있는데

그 중에는 D재단의 대표이사 P와 비슷한 분위기의 남자가 있다.(편의상 p로 부르겠음)

p는 방금 내가 다녀온 곳의 이야기, 붉은 보석반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더니

같이 가보자고 했다.

p는 엄청난 부자인데 전시관을 통째로 살 기세이다.

나는 보석을 갖고 싶은 게 아닌데 p는 오해했다.

무심한 척하면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보다 더 윗단계의 선물을 하는 게 P의 방식이다.

나는 P의 호의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자문회의에서 만나는 처지라(꿈 속 백만장자는 현실의 P와 동일인물)

말을 잘 해야 한다.

그런데 내가 보석을 갖고 싶은 게 아니라는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그가 오바를 하고 있는데 그 오바가 친절한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기에

마음 상하지 않게 어떻게 거절할지, 정확한 팩트를 어떻게 알릴지 고심하면서

보석 전시관으로  p를 안내한다.

 

그런데 p는 보석전시관의 구조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까는 전시관이었던 곳에서 지금은 영화를 상영한다.

그러니까 보석들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롤플레잉게임(RPG)의 리워드로 받을 수 있는 것들인데

게임이 영화로 상영되고 있었던 거다.

성큼성큼 앞서가던 p는 어느 순간 사라져버렸고

p를 놓친 나는 혼자 빈 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본다.

영화는 옴니버스 형식.

 

첫번째 영화.

<토지>의 배경이 되었을 것만 같은

아흔아홉칸 한옥집이 배경이다.

그 집에는 은별 정도의 어린 아이를 키우는 젊은 여자

(그러니까 흔히 마님이라 불리는 사람)가 사는데

하인들이 참 많음.

 

여기에 도둑떼가 쳐들어온다.

이 집에는 당첨된 복권이 많은데(참 놀라운 이야기 전개!)

그 복권을 가지러 온 거다.

도둑떼의 우두머리는 복권을 내놓으라며 마님을 협박하고

마님이 말하지않자 하인들을 차례차례로 고문한다.

그 와중에 하인들은 마님의 아이를 몰래 피신시키는데

피신 도중에 도둑들한테 걸려서 아이도 잡혀온다.

(담벼락 위를 살금살금 걸어가던 아이의 실루엣,

을 대장도둑이 발견하는 장면이 참 디테일하게 표현됨)

마님이 아이를 안고 엄청 화를 내고

대장도둑은 당황한다.

 

첫번째 이야기가 끝나고 쉬는 시간에 p가 나를 보았고 옆으로 오라고 해서 

p와 나란히 앉아서 영화를 보았다.

두번째 이야기.

혼자 사는 흑인 할머니.

미국드라마에는 독거노인들도 번듯한 집에 사는데

그런 번듯한 집에 사는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할머니도 RPG게임을 한다.

이 게임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리워드는 보석고양이이다.

보석고양이는 모니터 안에서 받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현실의 내 옆에 와있는 건데

할머니 앞에 그 보석고양이가 나타났다.

몸은 짙은 푸른색의 보석이고(색깔이 정말 신비로웠다)

눈은 수정으로 되어있다. 

보석고양이가 나타나는 순간 주변은 온통 반짝거린다.

최고의 리워드를 받았는데도 할머니는 그 사실을 모르고

고양이를 드럼세탁기 안으로 들여보낸다.

드럼세탁기는 사실 깊은 물로 가는 입구였다.

고양이는 그 안에 들어가서 보석이 박힌 리본을 물고 나온다.

할머니는 고양이가 물고나온 리본을 보고 너무너무 기뻐한다.

보석고양이가 최고의 리워드라는 것을 할머니는 모른다.

할머니는 게임에서 보석이 박힌 리본을 얻고 싶었던 거다.

보석고양이가 너무나 순하고 사랑스러워서 보는 나는 내내 행복했다. 

 

어제밤 꿈과 어울리는 음악.

부드럽고 몽환적이면서 달콤한 이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RBfWnX4Up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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