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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9

어제부터 어떤 ppt파일 한 개를 찾고 있는데

어디에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찾다가 찾다가 

이런 글을 발견했다.

언제 쓴 글인지 알 수가 없다.

'정신지체장애인'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걸로 봐서는

2010년 이전이다.

추가질문지에 이런 글을 썼는데

본문에는 어떤 항목의 질문을 받고 어떤 글을 썼을까.

정말 궁금하다....

 

그나저나 내 ppt, 너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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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질문지입니다.

 

1. 정신지체장애인미디어교육이 그들의 자기결정권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어떤 부분에서 그런지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지적발달이 정체되어있다는 이유 때문에 정신지체 및 발달장애인들은 나이에 걸맞는 선택들을 제대로 해오지 못해왔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선택의 무게는 버거운데 선택에 따르는 책임 때문에 점점 더 보호막 안으로만 들어가버리는 정신지체 및 발달장애인들의 처지에서 미디어는 가벼운 마음으로 자기결정권의 실제를 훈련할 수 있는 장이 됩니다. 무엇을 찍을 것인가? 같은 대상을 찍은 사진이라도 어떤 사진을 버리고 어떤 사진을 남길 것인가? 사진들의 순서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미디어교육은 이렇게 삶의 무게로부터 자유로워진 상태에서 사소하게 자기결정권을 발휘할 수 있는 유용한 장이 됩니다.

 

2. 미디어교육이 제작 중심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저는 아주 오랫동안 미디어교육, 그러면 모니터 교육, 읽기 교육을 연상할 정도로 소비자(시청자?)의 입장에 치중된 채 미디어교육이 진행되었다는 생각이 오히려 드는데요. 사실 미디어교육에서 제작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문화생산물의 생산자-소비자의 구도 자체에 대해서 문제제기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주류미디어는 생산자로만 군림해왔고 왜곡되고 편향된 관점, 혹은 고정관념 하에서 미디어를 생산해왔습니다. 제작 중심이라는 비판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더 들어봐야겠지만 ‘제작’이 그저 제작을 위해서가 아니라 비판적 미디어 읽기와 연동된 참여적 제작이라는 관점에서 이해되어야한다는 점, 또한 제작교육이 진행되었을 때 미디어읽기 또한 능동성이 배가된다는 장점이 고려되었으면 좋겠구요, 일단 저는 제작-표현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하면서 즐겁고 재미있게, ‘미디어교육은 놀이이다’라는 식으로까지 교육참여자들에게 다가갔으면 하는 바램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놀이처럼 즐겁게 미디어를 접하고 난 후 일상미디어에 대한 이해라든지, 미디어읽기라든지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킬 수 있는 준비작업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3. 안정적인 교사 수급을 위해서 현재와 같은 모습이 아닌, 대안적인 자격제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다면 그 자격을 부여할 수 있는 주체는 누구인지, 또 그것이 어떻게 현장과 연결될 수 있을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말씀해 주세요. 또 장애인교육을 하시면서는 어떤 교사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셨나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현재 자격제도는 그 실효성 보다는 기득권층의 선점, 뭐 그 정도의 의미로 더 읽혀집니다. 미디어교육을 여전히 기술교육으로 생각하는 부류에서는 그것이 사지선다형 지식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 혹은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와 같은 수치로 치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그건 또 나름대로 자격증이 있지않나요? 정보처리사와 같은 그런 자격증이요. 미디어교사는 그런 식으로 지식의 많이 알고 적음의 문제로 판단되어질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대안은 잘 모르겠지만 작년의 경험을 비춰보면 교사워크숍-실습-평가의 사이클을 가지고 6개월이나 1년 정도의 기간을 거친 후 미디어교사로 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당사자 미디어교사의 양성을 희망하면서 제가 눈여겨봤던 게 성교육강사의 양성과정인데요 교사워크숍이 끝나고 나면 보조교사로 2년 이상을 함께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자체가 대안이라는 말이 아니지만 지식, 기술을 포함한 미디어교사로서 갖춰야할 소양 중 선행적인 것은 교사워크숍을 통해서 배우고 이후 현장겸험을 거쳐서 독립적인 미디어교사로 활동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4. 자신이 꿈꾸고 있는 미디어교육에 대한 상이 있으신가요? (저는 노인과 아이들이 짝이 되어 카메라를 만지는 모습을 종종 상상하곤 합니다만 ^^) 토론회의 전체적인 마무리로 출연자 분들이 생각하시는 미디어교육의 미래에 대해 들어보고자 합니다. 어떤 상이 있으신지 이야기해 주세요.

세미나를 진행할 때, 참여자 모두는 평등합니다. 각자의 생각의 차이는 다름으로 인정될 뿐이고 누가 더 많이 알고, 누가 더 적게 알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됩니다. 생각을 나누는 과정이 되는 거죠. 저는 몇 년동안 진행되었던 미디어교육을 통해서 오히려 참여자들에게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교육이 서로를 자라게 한다는 말의 의미를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저는 미디어교육이란 미디어가 매개가 될 뿐이지 삶을 나누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자리에 ‘교사’라는 이름으로 서는 이유는 미디어에 대한 선행적 경험, 교육이라는 이름의 경험을 조금 더 하고 있다는 것 뿐이지 어느 순간부터는 평등한 관계 속에서 서로의 삶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던 것같습니다. 미디어교육이 기술습득교육이나 기자재다루는 요령을 배우는 시간이 아닌 글짓기 교실처럼 자기를 알아가고 자기를 표현하고 그 표현물로 또한 서로가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열린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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