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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읽다가

2003년 11월 06일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의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읽다 한 구절 옮겨본다.

 

"경제적, 정치적 체제가 인간의 자유의 실현을 촉진시킬 수 있냐 없느냐 하는 문제는 오직 정치적, 경제적 조건만을 가지고서는 도저히 대답될 수 없는 일이다. 자유의 실현을 위한 유일한 기준은 개인이 그 자신의 생할과 사회의 생활을 결정해가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느냐 없느냐에 있는데, 이것은 다만 투표하는 형식적인 행위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그의 매일의 활동과 직무에 있어서 그리고 그의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계 등에 있어서 그렇게 되고 있느냐 있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 근대의 정치적 민주주의는 만일 그것이 순전히 정치적 영역에만 그 자체를 제한한다면 일반 개인이 가지는 경제적 무력에서 생겨나는 여러 가지 결과를 충분히 방지할 수 없다. 그러나 생산 수단의 사회화와 같은 순수한 경제적 개념도 역시 충분치 못하다. 나는 여기에서 사회주의라는 말을 마치 국가사회주의에 있어서-전략적인 편의를 위하여-사용되고 있는 것과 같은 기만적인 의미로 사용하고자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나는 사회주의가 하나의 기만적인 말로 화해버린 러시아를 기억하고 있다. 그곳에서는 생산 수단의 사회화가 실시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은 강력한 관료 기구가 평범한 대중들을 교묘하게 조종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을 장부의 지배가 인민 대다수의 경제적 이해 관계에 효과적이게 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자유와 개인의 발달을 저해하게 된다."

 

여기서 "그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부분에 뜨끔하지 않을 수 없다.

"매일의 활동과 직무"에 있어서도 별 다를 바는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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