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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레니님의
[오픈소스와 표준] 에 관련된 글입니다.
레니님 정성스런 트래킹 답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 가운데 그림이 참 인상적입니다. 몇몇 기술적,예술적 취향 문제는 따로 답하기로 하고요 <상업 소프트웨어를 크랙해 사용하는 행위는 기존 질서를 부정하는 것이며 그들에게 직접적인 손실을 주게 됩니다.>라는 의견에 대한 답글입니다.
몇년전 한국(아직도 좀 있겠죠?), 현재 중국 절대 다수 사용자 및 세계 저소득층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이른바 불법복제 행위 때문에 MS 등 대규모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입은 손실 보다는 이익이 더 큽니다. 역설적이지만요.
크래킹(cracking)은 이른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s)를 불러옵니다. 많은 사람이 쓰면 쓸 수록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가 높아지는 건데요, 윈도 + 오피스 구매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이 크랭킹 하는 것은 오히려 MS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U$ 300 (OEM 버전 / 정상가는 약 U$ 600)정도 하는 소프트웨어를 구매할 수 없는 사람들이 크래킹 통로가 완전 막혀 있다면(정부의 지속적인 단속 등으로) 리눅스 등 자유 소프트웨어롤 돌아서거나 기존 컴퓨터의 업그레이드를 지연내지 포기할 수 있거든요. 이런 경우 크래킹 꽉 막아 놓는 게 MS에겐 오히려 손해입니다.
어차피 구매능력 없는 사람들 그냥 크래킹 해서 쓰게 좀 느슨하게 놔두면 윈도 + 오피스 점유율은 어쨌든 높아지고 나중에 그들이 구매능력이 되면 대대적인 단속을 정부에게 요청하면 그때 부터 추가 수익을 남기면 되거든요. 소프트웨어 개발비는 CD 한장 만들어 내기 까지가 많지 그걸 복사하는 비용은 거의 무의미 하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MS 윈도 + 오피스 같은 경우 전세계 마진율이 약 80%를 웃돈다고 봅니다. 개발 비용, 회사 운영비 제외하고도 이익이 엄청 남지요.
이른바 고/중 자본화 국가들에서 OEM 및 기관별 단체 계약(site contract)로 공급되는 수 많은 컴퓨터에 아예 처음부터 윈도우즈 깔리기에 이것만으로도 MS는 충분합니다. 그리고 고/중 자본화 국가 정부들은 엄격한 지적재사권 감시를 하도록 압력을 받습니다. 따라서 한국 같이 일반 대중의 구매력으로 MS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곳에서는 크래킹한다는 것은 곧 벌금형이나 감옥행을 의미하지요. 구매력이 되는 국가에서 대대적으로 크래킹 운동을 해서 직접적 손실을 입히려면 무엇보다도 컴퓨터 OEM 업체, 정부기관, 회사, 각종 단체, 교육기관 등이 주도해야 되는데 이게 가능할 지 모르겠습니다.
MS가 현재 아프리카에서 일부 실행하고 있는 컴퓨터 보급 운동도 이런 맥락입니다. 어차피 소프트웨어 살 능력 안 되는 아프리카 학교들에게 MS 제품 깔린 컴퓨터 대대적으로 기증해서 기업 이미지도 높이고 MS 제품에 종속시키는 결과도 낳고, 나중에 그들이 구매능력이 되면 몸에 익은 MS 제품을 선택하게 만드는 거죠.
중국은 현재 정부가 사실상 크래킹을 방치하고 있는데 특수한 방법이 나오지 않는 이상 대대적 단속하기가 물리적으로도 힘들 겁니다.
브라질은 좀 특이한 경우인데요 불법복제 단속 압력이 점점 거세지자 아예 정부가 나서서 리눅스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자체 리눅스 만들어 국민들에게 보급하는 한편 정부 기관들은 점차 리눅스로 전환해 가고 있고 있지요.
태국은 국민 컴퓨터 보급 정책으로 구매자들이 윈도우즈와 리눅스를 선택하게 했습니다. 아직 한국처럼 윈도우즈 전용 인터넷 + 오피스 환경이 안 됐기에 리눅스 선택 비율이 꽤 높습니다. 리눅스 컴퓨터는 윈도우즈 컴퓨터와 같은 하드웨어를 쓰고 몇 십불 쌉니다. 아마 나중에 윈도 크래킹 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태국의 경우 재미있는 것은 MS가 리눅스와 경쟁하기 위해 윈도+오피스 특별판(일부 기능 빠진)을 U$ 50 이라는 파격가에 내놓고 있지요. 꼭 리눅스를 쓰지 않더라도 이렇게 구매협상에서 리눅스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UN에서 집계한 약 2년전 통계를 보면 전세계 컴퓨터 사용자가 약 5억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통계 방식 문제라던가 최근 증가세를 감안하면 현재 약 7 - 10억 정도로 추산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약 50억 인구가 아직 운영체제 + 오피스 + 브라우저 선택하지 않았다는 거죠. 그 50억은 컴퓨터 외면하는 일부 고/중 자본화 국가 사람들 제외하고는 대부분 저소득 민중이라는 결과가 나옵니다.
정보 접근권은 물론 일상적인 컴퓨터 접근권이 없는 사람들인데요 이들이 나중에 아무리 크래킹한다 하더라도 MS는 절대 타격 안 받습니다. 오히려 현재의 시장점유율 높여주는 존재 및 미래의 잠재고객으로 분류되겠죠. 크래킹은 적법성을 떠나서 네트워크 효과로 MS 도와주는 결과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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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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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입니다. 저도 불법복제는 자본에 의해 통제/이용되고 있다는생각입니다. 유사한 맥락의 글을 현미에 적은(각색한) 적이 있는데, 조만간 블로그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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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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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kim님/ 기대해 보겠습니다. 진보평론 20,21,22호에 정보재와 가격 문제로 흥미있는 글들이 연속 실렸는데 이런 부분이 좀 빠진것 같더군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