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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일을 마치고

"yes" in the sky / "yes" in disguised
seeks satisfaction / six satisfaction
in council / in counsel
등등...

비폭력 대화 워크샵 통역을 하면서 자칼이 내 머릿 속에 자꾸만 왔다갔다 해서인지 내가 실수한 장면들만 계속 떠오른다. 기린말에 익숙해지려 나름 열심히 준비했지만, '어이없이' 단어를 놓칠 때마다 참으로 좌절스러웠다. "아 또 틀렸어", "거기서 왜 그걸 못 들었을까", "내가 다 아는 단어도 안 들린단 말이야?"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마다 호흡을 다시 가다듬고  재빨리 자기공감을. "잘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속상한거구나?"

통역을 하느라 활동에 직접 참여하진 못해 아쉽긴 하지만 대신에 자기공감 하면서 한숨 쉬어가는 법을 배운 것 같다. 버벅댈 때마다 바로 목소리도 작아지고 시선도 흔들렸지만 나중으로 가면서 아주 약간씩은 편하게 생각하게 된 것 같다.


당시 나의 욕구 : 기여, 인정, (자존감), 배움 등등.

느낌 : 좌절, 걱정, 화


'삶을 풍요롭게 하는 비폭력대화'. 자기수행과 성찰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관계에서의 여유로움..? 센터에 나가면서 좋은 사람들도 새로 알게 된 것 같아 기쁘다. 나에게 비폭력대화를 소개해준 아침에게 새삼 감사의 인사를.

 

어젯밤 ㅁㅅ와 통화를 하면서 정리된 생각.

욕심부리지 말고 짧게 밀어치기. 그러다 보면 단순히 진루타를 넘어 안타가 되고 타점을 올리고 심지어 운이 좋으면 홈런이 될 수도 있다는 믿음. 주자는 1사 만루, 타석에서 스탠딩 삼진을 당하면 단지 아웃 카운트 하나만 늘릴 뿐이다. 괜한 조바심에 당겨쳤다간 병살타의 위험이 있다. 어깨에 힘을 줬다가 어설픈 내야플라이로 끝나게 할 수는 없다. 내가 만약 이종범의 센스와 능력을 타고났다면 만루홈런을 상상하며 타석에 들어가겠지만, 중요한 건 난 이종범만큼의 재능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대신 지금 1구 1구에 집중하고 이전 타석에서의 볼배합을 떠올리며 가벼운 마음으로 스윙을 해보는 것이다. 이때 노리는 공이 때맞춰 들어와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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