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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4/25
    마늘장아찌(2)
    hand
  2. 2005/04/16
    전문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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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5/04/10
    서점(6)
    hand
  4. 2005/04/03
    주차간산(走車看山)(5)
    hand

마늘장아찌

어느날 갑자기 마늘장아찌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어서 근처 한국 수퍼마켓을 찾아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근데, 진열돼어 있던 마늘장아찌들을 훑어보니, 이건, 전혀 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그런 품질의 것들만 있더라구요. 역시, 이곳의 식품류들의 질은 형편없습니다. 그래서, 에이, 만들어 먹자, 하고는, 잠시 생각해보니, 식초, 간장, 소금, 설탕은 있으니, 마늘만 사면 되겠구나, 싶어 마늘 한 봉지를 사들고 왔습니다. 그런데, 가끔 궁금하면 찾아가보는 요리사이트에서 마늘 장아찌 항목을 찾아보니, 이런, 이건 너무 오래 걸리고 힘든 작업처럼 보였습니다. 아.. 이상하게 보였어도 그냥 파는 것들 중에 하나 골라서 사올 껄 하는 후회. 요리 방법은 굉장히 간단한 것인데, "마늘을 소금물에 담궈서 일주일 뒀다가, 소금 식초 간장등등을 넣고 끓인 물에 넣어 하루에 한 번씩 다시 끓여서 담궈주는 것을 두세번 반복한다" 였습니다. 언뜻 간단하지만, 소금의 양이라든지 간장의 양등을 제가 가지고 있는 마늘의 양에 적당히 맞춰서 해야하는데, 그렇다고 중간에 맛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시키는 데로 한 후에 마지막이 되어서야(일주일하고 이틀이 지나서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다니... 귀챦기도 하고.

 

여하튼, 시키는 데로 한 후 겨우 오늘에야 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겉보기에는 위 사진처럼 꽤 괜찮은데... 아직 씁쓸한 마늘 맛이 다 빠지지 않아서, 마늘 한 쪽을 먹고 나자 속이 약간 쓰립니다. 이런 마늘류는 그냥 날로 먹는 것 보다, 이렇게 잘 못 삭히면 왜 더 매운 맛을 내는 걸까요? 조금 더 기다린 후 먹어봐야겠습니다. 즉, 겉보기는 멀쩡하나 맛은 그저 그런 마늘 장아찌를 만들었습니다. 씁쓸한 마늘 조각을 먹다가 떠오르는 생각들.

 

이런 장아찌나 장류들을 기막힌 솜씨로 담그시는 예전 나이 드신 할머니들의 솜씨에 새삼.. 참으로.. 경이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국을 끓인다고 하면, 끓이다 먹어보고 좀 짜면 물넣고 싱거우면 소금 넣으면 되지만, 이런 장아찌와 장류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어보이는데... 한달씩 삭히는 젓갈류나 장아찌는 도데체 그 배합을 처음에 어떻게 생각해서 한 드럼통씩 담는 걸까요?  역시 신기합니다.

 

또 하나 든 생각은...

 

예전에 초등학교 다닐 때 북한에 대한 교육중에서 밥공장 반찬공장에 대한 이야기를 배운 기억이 납니다. 확실하게 기억나는 건 없지만, 북한은 집단농장-집단 밥,반찬공장등등으로 집단화 되어있다..개인인격이 말살되어 있다...뭐 이런 이야기따위를 수업중에 들었던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네요. 하지만,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건데,

밥공장, 반찬공장이 동네마다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간절히 바란다고 하는게 더 맞을 듯.

 

아주 가끔씩 요리를 해먹는 것도 일상생활에서 작은 이벤트로 괜찮기는 하지만, 매일매일 아침, 저녁 집에서 밥을 만들어 먹는다면(아낀다고 점심도시락까지 챙긴다면!) 이건 굉장한 고역이 아닐까요? 물론, 해주는 밥 먹는 사람이야 고생이 없겠지만, 정작 당사자가 되어서 밥과 반찬을 매일 매일 한다는 것은 .. 혹은 둘이 번갈아 혹은 같이 만들어 먹는다고 해도..... 메뉴의 선택과 요리과정의 노동이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매일매일 식사를 사먹기는 힘들고 돈도 많이 들고 또 메뉴도 한정되어 있어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과거와는 다르게 거의 모든 집집마다 냉장고가 있고 아주 싼 전자레인지도 많으니, 음식의 보관과 손쉬운 가열에는 큰 문제가 없고 또, 조금만 더 신경쓰면 동결건조기 같은 걸 반찬공장에 비치해서 오래 보관해도 별 문제가 없는 종류의 반찬을 따로 만들어 놓으면(예를 들어 칼국수에 들어갈 양념과 야채를 동결건조 블럭으로 만들어 놓는다던지...^_^;;) 매일매일 퇴근할때 반찬공장의 반찬들과 밥공장에서 포장된 밥을 가져와서 하루하루 식사를 한다면 참으로 행복할 것 같습니다. 쿠폰제를 하면 좋겠죠. 그러다, 예를 들어 신혼집들이 때문에 손님들이 와서, 식사를 같이 하게 된다면, 흠, 아침에 반찬공장에 전화를 해서 조금 더 많은 양을 주문해 놓고, 저녁때 식사를 하면서,

"우와, 이 동네 반찬공장의 찬이 굉장히 맛있는걸, 우리 동네 반찬공장장에게 한마디 해야 겠어. 하하하"

라는 정겨운 대화(^_^/)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등의 장류는 많은 사람들이 사서 먹습니다. 이유는 편리함 때문이죠. 다르게 말한다면 만들어 먹기 너무 힘든 음식이라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중노동을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에게 강요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의 가족-사회구조가 가족 중 한 사람은 집안에서의 일을 전담해서 하거나, 부부가 같이 일하더라도 가사를 가족이(주로 여성이) 전담하도록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매일매일하는 요리의 지겨움과 힘듦에 대한 한 명의 불만은 나머지 구성원들의 "행복하고 안전한 가정 요리"라는 압력과 바램에 눌려 사라져 버리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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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전문 분야도 아니면서 월권을 행사한다고 인권위의 비정규직 법안에 대한 권고안에 대해 술취한 사람처럼 말을 한 노동부장관의 인터뷰기사를 유심히 보니, 결국, 그는 전문가란 말인데, 왜 설득력있게 이야기 하지 못하는가?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가, 조선일보 사설을 보니 그의 말이 이해가 된다. 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괜히, 혹시, 다른 뭔가가 있는가 싶어서 궁금했었는데...

이해가 되지만, 그가 거짓말을 한 것인지(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일한 뒤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것인지), 혹은 그의 지식과 경험의 한계때문에 진짜 이 사안이 너무 복잡해서, 지금 정부(자신)의 해법이 최선이라고 믿고 있는지는 모르겠다(충분히 그럴 수도). 그러니 내가 이해가 된다는 말은, 사실, 약간 넘겨 짚는 면도 있다(첫번째 생각으로).

장황하게 이야기하면서(특히, 이 주제는 복잡하다고 말하며) 주장을 펼치는, 그 주제에 대해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사람은 사실 그 주장의 대상에 대해서 잘 모르거나 혹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내가 공부하는 자연과학을 계속하면 할 수록 느끼는 점이다(갑자기 얼굴이 붉어진다^_^;;). 한 가지 사실에 대해 전문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복잡하다고 하더라도, 몇가지 갈피를 통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가능한 능력을 갖춘 사람을 뜻하는 바 다름 아니다. 즉, 잘 알면 아무리 복잡해도 쉽게 이야기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한다. 아니면 모른다고 밝힌다. 

물론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같을 수는 없지만, 자연과학이 "물질"에 대한 통제된 실험의 반복된 측정을 통해 만들어진 이해를(약간 논란이 있지만^_^;) 바탕으로 "자연"에 대한 보편적 원리를 밝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사회과학은 인간들이 이루고 있는 "사회"의 작동원리를 관찰하여 얻어진 역사적 해석으로 "인간"집단의 보편성을 따지는 것이라고 보면, 조선일보의 사설처럼 이번 일에 대해서 자신의 주장을 정확히 이해가능하게 쉽게 쓸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세상을 해석하는 근거(부르주아적 보편성)에 바탕하여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노동부장관의 말은 그의 과거를 보고 추측하건데, 굉장히 비겁하거나, 혹은 그의 과거가 거짓인 것 같다. 한 사람의 인생의 행적을 타인이 쉽게 판단할 수 없으니 그걸 거짓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나의 월권이고, 그렇다면, 결국, 그는 지금 굉장히 비겁한 것이 아닐까? (그런데, 내가 아는 그의 과거란 그의 이력서이니, 이력서를 가지고 내가 알 수 있는 그의 과거가 도데체 무얼 뜻하는 걸까?)

 

얼마전에, 같이 일하던 중국인이 회사로 옮길려고 이런 저런 회사를 알아보면서, 협상을 하는것을 옆에서 보았는데, 주된 협상의 내용은 "언제 해고를 통보하는가"였다. 그러니까, 정리해고가 있을때, 삼개월 전에 할 것인가 육개월 전에 할 것인가 하는 것들. 어차피 정규직이라는 것이 별로 없는 미국이니, 해고를 언제 알려 줄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협상의 내용이다.(물론, 협상을 할 수 있는 처지에 있는 사람에 한해서) 그렇지만, 동일노동 동일임금 동일사회보장은 지켜진다. 나도 비정규직이지만,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동일 사회보장을 받는다. 내 연구실을 청소하는 파견직 멕시코계 아줌마도 정식으로 고용된 대학 수위와 동일한 노동-보험계약을 한다. 그가 불법 체류자가 아닌한. 그걸 그 장관이 모를까? 아직 동일시간 노동 동일 임금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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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몇 주 전에, 로스엔젤레스를 다녀와서 느꼈던 약간은 불편했던 마음의 정체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다 보니, 그 중 한가지가 대도시에 대한 것입니다. 물론, 지금 살고 있는 곳도 커다란 도시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 옆에 있지만, 그래도 곳곳에 공원과 커다란 나무가 울창한 이 조그만 소도시의 한적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번잡하고 혼탁한 공기를 가진 로스엔젤레스의 분위기가  치안에 대한 개인적인 불안함을 더욱 더 가중시켰던 것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그건 아마 익숙함의 문제겠지요.

 

10여년전 서울에 처음 왔을때 느꼈던 그런 생경스러움도 얼추 10년 넘게 살다보니 전혀 느끼지 못하게 된 것과 비슷할 것입니다. 예전 생각을 하게 되니, 학부때 학교앞을 벗어나 조금 걸어가서 만나게 되는 유흥가에 점점이 박혀 있던 작은 서점들이 생각납니다. 주말 오후 나른한 시간이 되면, 난생 처음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생활을 하던 어리숙한 학부생이 별로 갈 곳이 없죠. 그러면, 괜히 학교에서 궁싯거리다 오늘은 무슨 껀수가 없을까 싶어서 서점 근처의 메모판을 찾아 천천히 내려가곤 했습니다.  오후 3-4시경, 처음 서점에 앉아서, 새로 나온 소설책을 뒤적뒤적 거리다, 엉덩이가 아플만하면, 짐짓 무슨 볼일이 있는 것처럼 그 서점을 나서서, 조금 아래로 더 내려가서 다른 서점으로, 그리고 또 다른 서점으로. 조금 예전에 나온 책 중에 재미있는 내용을 읽게 되면, 근처 작은 헌책방에 가서 그 책이 있는가 한 번 확인한 후 없으면 다시 돌아와 책한권 사는 것이 커다란 재미였습니다. 물론, 시위가 없는 주말에 저처럼 이렇게 저렇게 돌아다니던 친구나 선배들을 만나면, 근처에서 소주한잔도 빠질 수 없는 과정 중에 하나이기도 했지요. 근데, 얼마가지 않아서 한 서점이 없어지고, 그리고 또 몇년 있다가 한 서점이 없어져, 이제 지금 그 도로 변에는 이제 작은 서점은 하나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헌책방이 두개나 생겨서 작년 겨울에 잠시 찾아갔을 때 바삐 세군데 서점을 순례하면서, 예전에 느꼈던 그 즐거운 느낌을 가져보려고 했었습니다.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이 큰 대학이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 주변 상가에도 이곳저곳 서점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역시, 혼자서 미국에 온 어리버리한 아저씨는 주말에 갈 곳이 별로 없기에, 또 서점 순례를 한답니다. 5분 정도 옆길로 새서 이 작은 도시의 중심가쪽으로 가면 미국에서 유명한 Barns & Nobles 란 대형 서점 체인이 있기는 하지만, 예전에 그랬듯이, 그런 큰 서점에서는 골목길 작은 서점에서 느낄 수 있는, 뭐랄까, 주변에서 책을 고르는 사람들의 숨소리, 낡은 책들에서 나는 냄새들.. 그런 것들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학교 문을 나서서 조금 걸어가다 보면, 이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 있습니다. Cody's Book 이란 서점인데, 굉장히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일층은 새책, 이층은 중고책을 팝니다. 특히, 소설이 굉장히 많아서, 특별히 무엇인가 사려고 들어가지 않는 한 굉장히 오랬동안 책구경을 하게 된답니다. 이곳에서 돈계산 하는 흑인 아저씨가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를 너무 닮아서, 처음에 깜짝 놀라기도 했구요. 1956년에 코디 형제가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아주 유명한 서점이라 유명한 책 저자들의 사인회도 합니다. 최근에 [황제의 새로운 마음]을 썼던 유명한 영국물리학자인 로저 펜로즈의 새 책 사인회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놓쳤습니다.

 

거기서 조금 더 내려가면 Moe's Book 이란 곳이 나옵니다. 이곳은 언제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작은 서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답니다. 그런데, 4층으로 나눠져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는 않고 특히 지하로 내려가면 SF 중고책을 어마어마하게 진열해 놓고 있어서 무척이나 즐거운 책 구경을 할 수 있답니다. 규모가 커서, 신기한 책들(음악, 미술, 영화와 관련해서 사진이 많고 커다란)이 많아, 한장씩 넘겨가며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 서점 맞은 편 모퉁이를 보면, Shakespeare & Co 라는 중고책 전문 서점이 있습니다. 이곳은 진짜 중고책 전문서점이라 바닥부터 천장까지 빼곡하게 중고책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가끔씩 이곳에서 원하던 소설책을 4분의 1가격으로 사는 횡재를 하곤했답니다. 그런데, 서점의 이름처럼 한쪽 구석은 완전히 셰익스피어에 관련된 책들만 모아 놨더라구요. S. J. Gould의 책들도 거의 모두 구비가 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사회과학 책도 굉장히 많이 팔고 있어서(거의 모든 맑스와 엥겔스의 저작들, 촘스키 콜렉션등등) 이 책동굴에 들어가면 컴컴한 밤이 되어서야 나오게 된답니다.

 

조금 더 집쪽으로 걸어내려가다 보면 구석 외진 곳에 BookZoo라는 중고책방이 있습니다. 이곳은 가로세로 4미터 정도 되는 아주아주 작은 가게에 두꺼운 안경을 낀 청년이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곳입니다. 아주 멋진 전위적인 pop과 jazz 음악이 흐르고, 이상하지만 뭔가 있는 Herb향을 맡으며, 노란 조명아래 사다리를 받치고 꼭대기에 있는 책들을 구경하다보면 꼭 책 한권을 사서 나오게 됩니다. 그럼 Book Zoo라는 도장이 찍힌 1달러짜리로 거스름돈을 줍니다. 그 도장찍힌 돈은 가게앞에 진열된 책을 살때 2달러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가게를 보통 아침 10시에 열고 저녁 10시에 닫는데 중간에 SIESTA(낮잠시간)가 있다고 하는데, 이 서점은 낮에 가본 적은 없어서, 진짜 문닫고 자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네군데 서점은 한 길따라 죽 이어져 가면서 있어서, 꼭 한 곳을 들리게 되면 연달아 들어가게 된답니다. 조금 옆쪽으로 빠지면 까페와 함께 있는 클래식음악과 관련서적을 파는 서점과 또 다른 중고서점 두군데가 있는데, 그곳은 잘 발길이 닫지 않더라구요.

 

결국 엊그제도 저녁밥도 거르고 서점들을 돌고 돌아 책을 두권사왔습니다. 모두 중고로 싸게 사서 기분도 무척이나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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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간산(走車看山)

블로그를 그냥 놔둔지 너무 오래 되었다. 예전에 일본 문제에 대해서 글을 쪼금 쓰다가 아직 그대로 놔두고 있고, 이것저것 바쁜일들이 연달아 겹치다 보니, 거의 방치 상태가 되어 버렸네. 블로그란게 좀 이상한 것이, 글을 쓰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고 빠뜨린 기분이 들곤 해서... 자주자주 글을 써보려고 노력해야 겠다.

일단, 새해 목표 두가지 중 한가지를 달성했다. 역시 목표를 적게 잡으니 달성률이 높네. 벌써 50% 달성이다. ^_^;; 운전면허를 따고 차도 사고. 15년 된 일제 차를 아주 헐값에 샀는데, 잘 굴러간다. 차가 있으니 확실히 편하다. 시장 갈 일이 있으면 친구나 선후배에게 부탁해서 시간 약속 잡고 갈 필요가 없으니.. 그리고 오늘 같은 주말에 그냥 근처 바닷가에 휭하니 가서 사진도 찍고.

선배부부가 찾아오고, 연달아 학회가 두개 열리고, 비행기타고 밤으로 왔다갔다 하고 나서 결국 몸살감기가 찾아왔다. 예전에 언제 몸살감기가 걸렸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드물게 걸렸었는데, 이런, 약간 힘이 드네. 밥하기도 귀찮고 먹기도 귀찮아 지기 시작하지만.. 먹어야 낫는다란 생각에 꾸역꾸역 해먹고 있다. 

Los Angeles란 도시에 학회가 열려서 korean town도 겸사겸사 밤에 가봤다. 일단, korean town에서 한둘이서 밤에 걸어나니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란 말을 이곳 저곳에서 들어서 차를 타고 음식점에서 음식점으로 그리고 downtown의 호텔로... 본 것과 들은 것이 차를 타고 슬적슬적 본 것이 전부라서("주차간산"이라고 할 수 있겠군) 아는게 없지만, 톰 쿠르즈의 영화 "Collateral"의 느낌과 무척이나 비슷하다는 것. 또 하나는, 치안이 너무나 불안하다는 것. 숙소로 사용한 downtown의 호텔주변에서 으슬렁으슬렁 거리는 사람들, 무슨 사설 치안담당자 같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경찰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모두 자가용이나 택시로만 이동하고, downtown에 한 밤중에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전부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에서 본 것 같은 느낌(너무했나?).

역시나 이곳도 부자들의 동네는(비버리힐즈 등등) 안전하고 밤에 걸어다니며 볼것도 많다고 하던데, 별 관심이 없어서.. 가 볼 생각도 없고.. 불법영업하는 한국인 상대 콜택시 아줌마의 푸념이 머리속에 가득 빙빙 아직도 돌고 있다. 그건 나중에 생각나면 한 번 써봐야지. 아들은 미국시민권 있는 친척의 양자로 있고, 자신은 불법체류자로 불법 택시 영업하고, 남편과는 이혼한 것 같고... 택시 타고 가다, 사고나면 도데체 이 일을 어떻게 해야하는가 하는 생각이 잠시 잠깐 들기도 하고. 

학회 같다와서, 사무실 같이 쓰는 브라질 교수한테, 불법영업 택시 이야기했더니, 그 교수도 자신도 불법영업하는 멕시칸이 운전하는 콜택시를 탔다고 이야기했다. 흠.. 아마 한국어 구사->한국인 불법영업콜택시, 스페인 혹은 포르투칼 말 구사->남미인 불법영업콜택시.. 이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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