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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노동박물관 _ 석치순

태국 노동박물관(Thai Labour Museum)

  

석치순 (국제노동자교류센터 사무국장 / 노동자역사 한내 회원)

  

태국노동박물관의 역사

 

태국 노동박물관은 태국의 수도 방콕의 마카싼(Makkasan) 철도역 근처의 아담한 단층짜리 건물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원래 태국 철도노조의 사무실이었는데 철도노조가 다른 곳으로 사무실을 옮기면서 철도 당국(태국은 국철)과의 협상을 통해 박물관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단체협약을 맺었다고 한다.

이 「아시아 최초, 그리고 유일의 노동박물관」건립을 위한 논의는 1991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철도노조를 비롯한 태국의 노동운동 지도자, NGO 단체 대표, 진보적 학자들이 모여 태국 역사 속에 묻히고 실종된 노동자 ․ 민중의 역사를 복원하고, 기록과 자료의 수집 ․ 정리 ․ 보존과 더불어, 노동자 교육 및 활동가 양성 등을 위한 종합공간으로서의 노동박물관 건립에 공감하고 사업을 추진되게 되었다고 한다. 이 구상은 열매를 맺어 2년 후인 1993년 10월 17일, 태국노동박물관이 개관하게 된다.

태국노동박물관의 건립에는 독일의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Friedrich Ebert Stiftung)의 도움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박물관 건립을 위한 논의의 촉발 과정이나 물적 토대인 재정적인 측면에서 많은 지원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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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박물관의 내부와 주요 전시 내용

 

박물관은 전시실과 컴퓨터실, 도서실, 회의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시실은 태국의 노동, 노동운동의 역사를 시대순으로 살펴 볼 수 있도록 몇 개의 방으로 나뉘어져 있다. 멀리 수코타이 왕조 시대에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오랜 노동의 역사가 각종 자료, 사진, 모형 등 전시물과 함께 설명되어 있다. 태국어와 함께 영어 설명도 첨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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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태국 노동운동사는 물론 태국 역사에 있어 중요한 사건들, 즉 1932년의 절대군주제의 폐지, 이후의 빈발한 군사구테타와 독재 체제, 1973년의 민주화 투쟁 등이 상세히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고, 20세기초 초기 자본주의, 산업화 시대의 혹독한 노동조건과 인권 유린, 그리고 이에 저항했던 태동기 노동운동의 소중한 자료 - 당시의 사진, 신문, 유인물 - 등이 전시되어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근대에 들어서면서 생겨난 중국 노동자, 이른바 "쿨리"에 관한 대목이다. 중국인 노동자들은 태국 노동운동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들은 태국에 있어 임금 노동의 첫 세대인 동시에 이주노동의 효시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이들에 대한 설명과 사진들, 그리고 그들의 주요 노동수단 중 하나였던 인력거(릭샤)의 실물이 전시되어 있다.

또 유명한 콰이강의 다리 등 2차대전시 일본에 의해 추진된 이른바 죽음의 철도(Death Railway)건설에 동원된 노동자들의 고난과 고통에 대한 설명이 사진, 모형과 함께 전시되어 있는 것도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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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최근 사건 중 주목할 만한 것으로 1993년 4월에 발생한 케이더(Kader)인형공장 화재참사 사건이 있다. 1993년 4월, 심슨 가족 인형을 생산하는 태국의 케이더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188명이 사망하고 469명이 부상을 입은 현대 산업재해 사상 최대의 대참사였다. 더구나 이 엄청난 참사는 노동자들이 인형을 훔쳐가는 것을 방지한다며 공장 문을 밖에서 잠궈놓는 바람에 일어났다고 해, 그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도 슬픔과 분노를 금할 수 없게 한다. 이 사건은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의 유래가 된다. 전시실에는 당시 공장 내부의 모습이나 화재 당시 상황이 모형으로 재현되어 있고, 노동자들이 만들던 인형 등이 전시되어 있어 당시의 비극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기타 노동운동 관련 자료, 즉 각종 유인물, 잡지, 노보, 신문, 팜플렛, 뱃지 등은 물론 노동 관련 문학 작품과 예술작품들도 전시되어 있다. 특히 쟁의시 사용했던 물품, 장비, T셔츠 등도 따로 모아놓고 있으며 일부는 판매하기도 한다. 또한 별도로 제작한 T셔츠나 기념품, 노동가CD 등도 판매하고 있었다. 그 노동가요 중에는 귀에 익은 "님을 위한 행진곡" 에 가사만 바꾼 노래도 있어 가슴이 찡해 옴을 느끼게 한다.

 

박물관의 운영

태국노동박물관은 주로 기부, 프로젝트, 회의실 대여료 등의 수입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부는 태국철도노조 및 기타 노동조합과 노동 단체, 협력단체들로부터의 기금이 그 주요 내용이다. 노동박물관은 입장료를 받고 있지 않는 대신 방문객들의 자발적인 성금을 받는데, 이 성금도 여기에 포함된다. 또 박물관은 운영 기금 확보를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예를 들면 노동자들의 컴퓨터 교육 강좌 등을 들 수 있다. 또 CD나 비디오를 제작하기도 하며, 박물관에서 기념품으로 팔기도 한다. 세 번째는 노조나 노동자 단체들이 박물관 회의실을 사용할 때 지불하는 대여료가 있다.

박물관을 운영하는 인력으로는 유급 스탭이 3명, 자원봉사자 1명 등 총 4명이 있다.

박물관을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은 대략 한 달에 6-7만 바트 (한화 약 230~270만원)가 들어간다고 한다. 그 내역은 대부분이 스탭의 급여와 전기세, 수도세, 전화세 등이다.

 

 

참고 ; 기타 정보

○ 개관 시간 ; 매주 수요일~일요일 10;00~16:30

○ 주소 ; 503/20 Nikhom Makkasan Road Rachathewi, 10400. Bankok

○ 전화 및 팩스 ; 02-251-3173

○ 이메일 ; tlm@thailabour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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