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웃을 일
인권이라고는 들국화의 전인권만 알고 있던 행인이 언제부턴가 인권이라는 것을 논하게 되었다. 아주 희한하게도 인권이라는 화두를 밤낮 들고 앉아 언젠가 달통하여 성불할 것을 바라고 있는 행인은 인권이란 것에 대해 잘 모른다. 그저 내가 싫은 거 남 시키지 말고 내가 하고픈 거 남도 하고플 거라는 것, 이거 첨부터 끝까지 염두에 두고 살아가는 것도 어렵고 힘들다.
추석 연휴 끝나고 나자 인권(human right)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국제적 화두로 떠올랐다. 행인만 성불하려고 궁리했던 것이 아니었나보다. 거 성불하려거든 조주나 임재의 수염을 잡고 흔들 일이지 하필 행인이 방구석에 틀어박혀 혼자 까먹으려고 꼬불쳐두었던 인권을 들먹이는지 알 수 없는 일이나, 가만히 보니 얘네들이 이야기하는 인권이랑 행인이 생각하는 인권하고는 애시당초 개념이 다른 용언듯 싶다.
인권가지고 벌어진 쑈는 태평양을 가운데 두고 동서에서 거의 시차를 두지 않고 일어났다. 하나는 미국발 '북한인권법', 다른 하나는 이 북한인권법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인권단체 '한나라당'. 어찌나 인권을 생각하는 집단들이었는지 사람은 물론 소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한다. 그 소가 이렇게 했다는데....
유 순 식(광주일보)
소의 표정을 잘 보자. 어찌나 리얼한지 같이 웃음이 터져 나온다. 기가 찬 일이다. 정말 소가 웃을 일이었다.
첫번째 주자, 미국.
상원에서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켰단다. 뭔 인권을 보장하려고 그렇게 애를 쓰나 했더니 북한주민의 문화생활향상을 위해 라디오방송 컨텐츠 진흥 및 기기보급을 한단다. 이거 도와주는 단체들에게도 뭉텅뭉텅 돈을 쓴다고 한다. 신났다. 타국민의 인권을 이토록 위하는 미국이니만큼 세계 경찰로서도 손색이 없는 자격을 가졌다고 여겨진다. 이 세계 경찰은 인권의 향상을 위해 가끔 국제적 누드퍼포먼스도 기획하곤 한다.
아부 그라이브에서 벌어진 미국의 이라크 인권 향상을 위한 특별 누드전(?)
맨살만으로 승부하는 것은 인권관련 컨텐츠진흥이라는 미국의 인권감수성을 표시하는데는 턱없이 부족하다. 모두 알고 있다시피 인권의 향상을 위해서라면 미국이라는 나라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나라다. 여기서 끝낼리가 없는 것이다. 역시나 미국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전기를 이용한 최첨단 인권퍼포먼스와 사진조작예술
첨단 전자정보사회에 살고 있는 인간의 소외현상을 다룬 이 퍼포먼스는 이라크 민중으로 하여금 인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아래 사진을 보라. 저 거적같은 껍데기 아래쪽에 성기를 향해 연결되어 있는 전선줄. 인류의 출발은 바로 저 구석진 곳에서 시작되며 거기서부터 인권문제는 발생하는 법이다. 얼마나 포스트모던하고 아방가르드 하며 적나라한 묘사인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인간의 몸으로만 보여줄 수 있는 예술이라는 것은 한계가 있는 법. 그리하여 미국의 군부예술단은 사진조작술까지 선을 보인다. 바로 위의 사진을 보라. 성기로 향하던 전선줄이 사라졌다. 마술같은 일이다. 이러한 예술기법을 생각해내고 저러한 창작품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세계경찰 미국의 군부예술단이 얼마나 머리를 쥐어짰겠는가?
그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1998년 제정된 이라크 해방법이라는 것이 놓여있다. 압제자 후세인을 제거하고 이라크 민중에게 해방을 안겨주는 동시에 그 해방의 기쁨을 두 배, 세 배 만끽하라는 배려에서 바로 위와 같은 누드퍼포먼스와 첨단 인권퍼포먼스를 미국은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러한 예술행위의 모태가 된 것은 어디까지나 1998년 제정된 이라크 해방법이었다. 무려 5년간이나 준비된 예술이었다는 거다!!! 이거 명심하자.
쑈프로그램의 후발주자이면서도 선발주자 미국에 못지 않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 자들은 다름 아닌 한나라엔터테인먼트다. 일전에 이 회사 소속 한나라 극단이 "환생경제"라는 독특한 시각의 연극을 선보임으로써 정치풍자연극의 일대 획을 그은 사건이 있었으며, 이후 갑사마의 뻔한 얘기 국회재연회가 있었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이 한나라엔터테인먼트는 미국발 '북한인권법'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열화와 같은 환영을 하면서 동시에 '자기 민족의 인권을 남의 나라가 먼저 챙겨주는 현실'에 답답함마저 느끼고 앉았다. 가관이다. 그렇게 답답해하는 한나라 엔터테인먼트를 보면서 대한민국 국민들 엄청 답답해하고 있다. 얘네들은 도대체 생각이 있는 인간들인가 하고 말이다.
그네공주, 연휴 끝나자마자 크게 한 건 했다. 정부 여당에게 "국보법 폐지 강행 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정부 여당도 국보법 폐지 제대로 할 의지가 없어보이는 이 때 못이라도 박겠다는 것인지 어떤 것인지 분간이 잘 가지 않으나, 이런 꼴갑을 떨고 앉았으면서 북한 인권 찾고 있는 주제인 것이다.
얘네들 논리대로 되돌려주자면 한나라 엔터테인먼트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이런 것이다. "같은 남한 사람들 인권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것들이 북한 인권 걱정하기는~~!!"
그래서 얘들 보면 답답한 거다. 국보법 붙잡고 앉아 반세기 동안 단물 쓴물 다 빨아먹었으면 이제 그만 버릴 때도 되었건만, 단물빠진 껌을 50년째 씹고 앉아 죽어도 못버리겠다고 애걸복걸 하면서 그걸로 또 얼마나 많은 제 옆사람을 잡아먹을라고 저러는지 모르겠다. 그러면서 북한 인권 개선해야한다고 목이 찢어지게 외치고 있다.
싫든 좋든 북한은 핵문제의 타결과 동시에 개혁 개방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미국이 돈 처발라 가면서 북한에다가 라디오 집어 던지고 주파대역 넓혀서 방송 때리고 하지 않아도 북한 민중들 알아서 자기 체제에 대한 의심과 대오각성 하게 되어 있다. 북한 정권이 붕괴하던지 아니면 민주화가 되던지 그건 그 때 북한 민중들이 할 일이다.
지금 당장 북한 인민들 죄다 남한으로 탈북하면 그네공주가 정수장학회 처분해서 그들 먹여 살릴 자신이 있는가? 갑사마가 지 세비랑 재산이랑 죄다 털어서 탈북자들 먹여 살릴 건가? 부시가 지 유전에서 나오는 석유 팔아서 탈북자들 다 먹여 살릴 건가? 할 수 있으면 지금 남한에 와 있는 탈북자들에게 먼저 그렇게 해봐라. 그러면 내 그 진정성을 믿어줄 수 있다.
이런 인간들이 인권 운운하고 자빠졌다. 미국의 이라크해방법 시행 이후 5년만에 이라크는 초토화되어버렸다. 아직 핏기도 가시지 않은 애들이 영문도 모른채 폭탄에 맞아 죽어가고 있다. 2004년 제정된 북한인권법, 이 공식대로 간다면 2009년 북조선의 어린애들이 영문도 모른채 폭탄에 맞아 죽어 넘어지게 된다. 그런데 무슨 환영씩이나 하고 문디 지랄 옆차기를 하고 자빠졌는가?
위대한 영도자 뽀글장군 김정일이 대를 이어 권력을 행사하는 북한의 문제, 분명히 비판이 있어야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걸 비판하기에 앞서 니들은 얼마나 잘했는지를 한 번 되짚어야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지 애비가 18년이나 "인권" 알기를 개차반으로 알고 패대기를 쳐왔는지 그네 공주, 양심이 있으면 그 입으로 북한인권 운운하기 어려울 거다. 그 수하에서 손바닥비비며 행세깨나 하던 인간들은 얼마나 다른 사람들 피를 빨며 잘먹고 잘살았는지 비명횡사하는 놈 없이 여지껏 살아 원로까지 다 해먹으려고 하고 있다. 이런 인간들부터 공업용 미싱으로 주둥이를 붙들어 매놓고 북한 인권 운운하면 말도 안하겠다.
그래서 예수가 이렇게 이야기했단다. "제 눈에 들보는 못보면서 남의 눈에 티끌을 뭐라고 하는구나" 이 부시같은 넘아. 그래서 울 조상들이 이렇게 이야기했단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 이 딴나라 엔터테인먼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