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은 뛰고... 국익은 떨어지고...
원유가가 배럴(약 159리터) 당 61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상 초유의 유가 폭등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제기되고 있는데, 실제 이 기름값 앙등을 조장하는 것은 투기세력들이다. 50달러 초과를 노리고 기름시장에 투하되었던 자본이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는 50달러 선을 돌파하지 못하자 대거 시장을 빠져나갔었다. 그러나 지금 다시 50달러선을 돌파한 마당에 투기세력들의 돌진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래 1차 오일 쇼크의 원인 역시 십자가 그려진 방패든 넘들과 몇 백년을 치고박던 구부러진 칼 든 알라의 자식들이 벌인 난리법석이 아니었다. 당시 원유가는 배럴 당 2달러도 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게 재고가 좀 남자 오일 메이저들이 원유가를 20% 인하하겠다고 아랍에 일방통고를 했다. 사막에서 모래바람이나 마시다가 석유덕분에 배에 기름이 낀 아랍 족장들이 까라면 까겠지 했던 거다. 그러나 이게 착각이었다.
알라의 자손들이라고 그저 마냥 '인샬라'만 외치고 앉아 있었겠는가? 저 메이저 돼지들을 믿고 있다가는 석유 판 돈 다 날리고 쫄딱 앉아서 굶어 죽겠다는 심사에 아랍민족의 일대 단결을 들고나와 만들어진 것이 OPEC였다. 카다피 혼자서 메이저랑 맞장 뜨겠다고 설치는 것으로 치부하던 세계의 자본들은 OPEC의 단결된 저항에 그만 혼비백산하고 만 것이다. 이게 1차 오일쇼크의 전말이다.
요 대목에서 한 가지 눈여겨 보아야할 점은 미국과 이라크다. 애초 부시가 이라크를 주어삼키고자 했던 의도 중의 하나는 세계 제2위의 원유생산국, 세계 제1위의 원유 매장국인 이라크를 좌지우지 함으로써 OPEC 눈치 안보고 지들 멋대로 석유를 만지고 놀겠다는 심사가 들어 있었다. 그래서 애꿎은 애들 머리 위로 그 수많은 폭탄을 퍼붓고 지금까지 저 난리를 치고 있는 거다.
물론 미국이 이라크를 친 이유는 석유 하나만 가지고 설명이 되지 않는다. 석유, 군수물자는 가장 기초적인 이유이고, 이와 관련하여 중국 견제, 유로화 견제 등 여러 가지 동인이 있으며, 이러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어 따지고 들어가다보면 벼라별 이야기가 다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가장 큰 이유는 이놈의 석유였고, 그 석유를 안정적인 가격으로 수급하고자 하는 욕구가 우선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라크 다 때려부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기름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하리케인 덕분에 미국 내에서의 원유조달이 굉장히 어려워졌고, 나이지리아나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등 산유국들의 정세가 불안해서 안정적인 원유수급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인 이유도 있으나, 결정적으로 미국이 아무리 쥐랄 염병을 틀어도 올라갈 석유값은 그냥 올라간다는 것이다. 부시의 닭대가리 아이큐로는 이게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겠지만 아무리 봐도 이라크 때려부순다고 해서 기름값이 안정될 가능성은 과거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수출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경기회복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안그래도 고용불안은 가중되고 기업의 투자는 줄어들고, 경기회복방안으로 엉뚱하게 골프장이나 짓겠다고 설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왕창 왕창 올라가는 기름값은 평생 가야 버스랑 지하철만 타고다니던 서민들의 마음까지 무겁게 한다.
"국익"을 위해 이라크에 자이툰까지 보냈는데, 그넘의 "국익"이 초장부터 영 황이다. 어차피 배럴당 60달러 이상까지 기름값이 치솟은 후라면 아무리 나중에 안정이 된다고 해도 50불 선을 헤매게 될 터인데, 이라크 때린 값 치고는 너무 비싼 거 같다. 이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국익"이 더 뭐가 있을지 궁금하다. 기름값 더 올라 항공요금도 못무는 상황이 오기 전에 자이툰이라도 빨리 철수시키는 것이 어떨까 한다. 뜬금없는 "국익"에 대한 환상은 좀 버려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