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변명...
* 이 글은 MIC님의 [명절! 주부들의 일손을 도와주자?]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1.
뭘 변명하려고 했었는지는 아직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비몽사몽이군요.
2.
요 앞 변명에 대한 트랙백 글을 보면서, 어떤 네이버 블로거의 글을 읽으면서 100% 공감.
우리 학생들이 꼭 봤으면 하는 문제의식. 그런 걸 느꼈습니다. 화끈하더군요.
3.
아까 하려던 변명과는 완전히 다른 맥락에서, 다른 동네에서 보았던 문제의식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4.
기본적인 것은 남한 사회에서 성장한 남성들은 여성들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겁니다. 행인 역시 마찬가지죠. 자칭 페미니스트라고 하는 남성들을 보면서 색안경을 일단 끼는 것은 아마 자기 자신이 극복하지 못한 한계를 극복했다는 타인에 대한 경계심일 수도 있을 것 같군요. 어쨌든 행인은 페미니스트를 이해하고자 노력하지만 아직 마초기질을 벗어나지 못한, 아니 앞으로도 벗어나기 참 힘든 그런 '남성'입니다.
5.
명절에 잠깐 들어간 집에서 상차리고 이것 저것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 때 뿐이죠. 자취생활 십여년에 늘어난 것은 잠이요, 방구석은 엉망이 되어 갑니다. 원래 깔끔하지 못한 성격은 어딜 가나 그대로 남구요. 해서, 문제는 역시 게으름입니다. 그리고 그 게으름을 합리화시키는 방편의 하나로 집안살림이라는 것에서 도피해버리죠. 다행히도 아직 솔로이기에 남에게 폐끼치지는 않고 살고 있습니다.
6.
일년에 두어번 가는 집. 노친네는 항상 부지런합니다. 거의 명절 쇠러 가는 집에서 행인이 하는 일이라고는 고작 차례상 놓일 음식을 장만하는 것. 연로하신 어머니는 해가 갈 수록 상차림을 줄이고 있습니다. 자식이 아무리 도와드려도 당신이 힘드신 것은 어찌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역시 행인이 잘나빠진 권력을 집안에서 누리는 것에 흡족해했던 남한의 '남성'이기 때문일 겁니다.
7.
마음을 먹는다는 것과 그것이 몸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죠. 그렇기에 명절에 가사일을 분담하자는 것은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평소에 가사분담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남성들이 아직은 극소수일 수밖에...
8.
하긴 내가 그렇지 뭐...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다는 한계를 너무 일찌감치 인정해버리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자, 어쨌든지간에 하다못해 추석때라도 팔 걷어부치고 집안 일 좀 해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에요. 일년 삼백육십오일 중 다만 며칠 되지 않는 명절 동안만이라도 전부치고 밤까고 설겆이 해보라는 거죠.
9.
집안일 더럽게 힘들구나 느껴버리고 아예 포기해버리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겠지만...
그럼... 안 될텐데...
* 이 글은 행인님의 [계속 변명...]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30대 중반 한국여성이 한가위 맞이 하기 전통명절 한가위가 곧 다가온다.몇 년전만 하더라도 명절에는 당연히 고향에 내려가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