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냥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미국 서부에 진도 6의 강진이 있었단다. 고 바로 밑쪽에서는 4차에 걸친 허리케인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던데, 그 위쪽으로는 기록적인 강진이 발생한다. 뒤숭숭하겠다. 사람들이나 무사하길 바란다.

 

예로부터 울 조상님들은 나랏님이 민심을 거스르면 하늘이 진노하신다고 여겼다. 그래서 가뭄이 길어지거나 비가 많이 들거나 돌림병이 창궐하거나 풍랑이 많이 치거나 하면 임금님이 제단에 나가 자신의 죄를 빌고 노여움을 거두시길 천지신명께 빌었다.

 

천지불인(天地不仁)이라는데, 인간잡사에 신령의 노기가 뻗칠 일도 없겠지만, 그나마 그렇게 임금이라도 나서 민심을 가라앉히지 않으면 뭔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천제를 지냈을 거다. 자연의 재해가 되었던 뭐가 되었던 사람들은 책임질 누군가를 원하게 된다.

 

옛날 식으로 따지자면 작금 미국 전역을 들이치고 있는 흉흉한 자연재해들을 해소하자면 부시가 산발을 하고 옷을 풀어헤치고 천지신명께 죄를 물어야할 것이다. 앗, 그런데 옛날에야 대대손손 왕의 자식들이 왕을 해먹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요새야 선거로 머슴뽑는 거니까 나라의 주인이면 미국 국민들일텐데, 그럼 죄를 물어야할 인간들이 부시가 아니라 미국 국민들인감??

 

연휴 끝난 후에 시덥잖은 생각을 해봤다. 하늘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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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9 12:38 2004/09/29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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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휴인데 또 언론을 접하셨나 봅니다. 그냥 쉬지요...
    남나라 이야기가 아니군요. 저희도 태풍만 오면 그렇잖아요... 노무현이 천도제를 지낼까... 민심은 천심인데... 나랏님은 이를 모르는 가봅니다.
    권력은 그래서 인간을 병패하게 만드는 가 봅니다. 모처럼 시골에서 연휴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