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손수건에 묻은 눈물은?

가수 태진아가 이런 노랠 불렀다.

 

소온수거언을 흔들면 니임이 오신다아기에에~~

흐은들었던 손수건 노오라안 소온수우건~~

 

태진아는 노랠 부르고 그들은 노란 손수건을 흔들었다. 어디 손수건 뿐이랴. 노란 머플러에 노란 점퍼 차려 입고 온 천지를 돌아다녔다. 그리고 '서민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던 노란 손수건 부대의 우상은 대통령이 되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그 노란 손수건은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 아니라 생으로 눈물을 뽑아내고 있다. 서민들의 눈에서...

 

서민의 눈물 닦아주겠다던 그 노란 손수건의 주인들의 현 주소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열우당 당사 앞(c) peopletimes.net - 조대희

 

그 뒤로 노란 플랙카드 걸려있다. "국민의 뜻을 하늘같이 받들겠습니다."

그 국민들 지금 뭐하고 있을까?



어디갔나 했더니 그 국민들 여기 있었다.

열우당 당사 안 (c) peopletimes.net - 조대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열우당 당사를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간지도 벌써 며칠이 지났다. 파견직 전 업종 확대, 계약해지기간의 자유연장 가능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이 통과되기 직전이다. 그래서 피눈물 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열우당 당사 안으로 들어갔다. 노란 손수건으로 눈물 좀 닦아달라고 하기 위해서.

 

그랬더니 어젠가 그젠가, 열우당 당직자들은 입에 담기도 어려운 욕설을 해가며 이 갈 곳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행인도 한 욕 하지만 그 욕을 옮기기가 싫다. 볼 수록 성질이 나니까. 뭐 물론 욕설의 내용을 그대로 옮길 필요도 없다. 그 욕설의 표현이 중요한 것이 아니므로. 중요한 것은 그 욕설을 내뱉은 저들이 바로 노란 손수건의 임자들이었다는 거다. 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큰 소리 뻥뻥 쳤던 바로 그들이라는 것이다.

 

노무현의 경제정책이 무엇이었느냐고 궁금해하는 사람이 아직 있는지 모르겠다. 집권하는 그 순간부터 노무현의 경제정책은 레이거노믹스와 대처리즘의 뒤를 잇는 강력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치는 것이었다. 무혀니즘이라고나 할까... 암튼 이 무혀니즘이 몰고오는 신자유주의의 광풍은 암에푸 당시 암에푸가 요구했던 그것을 훨씬 뛰어 넘는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정부여당의 해법은 더 많은 비정규직 양산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당착이 비정규직 문제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에게 토지강제수용권을 주겠단다. 이게 무슨 미친 짓인가 말이다. 사적소유권 절대의 원칙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조차 보장받을 수 있는 사적소유권은 재벌의 그것일 뿐 못사는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5000만평에 골프장을 짓겠단다. 지역경제를 육성하는 방법이라고 설레발이를 친다. 5000만평에 골프장 지어 놓으면 지역경제가 살아나나? 대한민국 전 국민이 허구한 날 일은 안하고 골프만 치러 다닐까? PGA, LPGA경기를 모두 남한 땅에서 개최할 것인가? 특소세 감면 어쩌구 하다가 근거도 없이 추진한 정책으로 인해 서민들만 힘빼고 말았다. 대한민국 1%를 위해 실시하려는 특소세 감면으로 서민들은 눈물이 마르는 것이 아니라 샘솟듯 눈물이 솟구친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변하고 싶어도 변하지 못하는 추억속의 구호를 가슴깊이 다가오게 만든다. 생존권을 보장하라! 비정규직 철폐하라! 라는 구호들! 노무현 정권 물러나라! 열린 우리당 해체하라! 라는 구호들! 수십년 전에 사라졌어야할 구호가 그대로 남아 어찌 보면 낡고 퇴색한 구호로 보일 듯도 한데 왜 이 구호들이 가슴 속을 헤집고 지나갈까? 이제 점점 격렬한 투쟁의 구호가 다시 튀어나오게 될까? 그렇게 되어야 하나?

 

시대가 달라졌다는 말은 오히려 사치스럽다. 달력이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뭔놈의 시대가 달라졌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아니, 아무리 살펴봐도 달라진 것이 없다. 왜 자꾸 달라졌다고 말하는가? 끈적하게 달라붙어서 끝내 세상이 달라졌다고 인정하게 만들려고 하는 이유가 뭔가? 의심이 남은 자리에서 그래도 달라졌다고 발악발악 목청을 돋우는 것은 실상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자리에서, 변했다는 인식을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그들은 오늘도 달라졌다고 쉰 목소리로 떠들어댄다. 손에 손에 들고 있던 노란 손수건은 벌써 어디론가 사라지고 피에 쩔은 손수건을 주머니에 끼워 넣고 또 다시 빨아들일 피를 찾아 돌아다니고 있다.

 

이 와중에 무혀니즘의 화신 노무현은 노란 손수건에 서민의 눈물을 닦아줄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의 나라 어린이들의 피를 빨아올 생각이나 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죽음의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5000만평의 땅덩어리에 죽음의 약을 뿌릴 준비를 하고 있다.

 

노란 손수건 같은 소리를 한다. 노랗게 황달이 걸린 노란 얼굴을 하고 세상이 함께 노릇노릇 해지기를 바라는 이 황당무괴한 넘들을 어떻게 응징해야 하겠는가? 정말 응징을 받고 싶은 걸까?서민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던 그 노란 손수건으로 지들 눈에 흐르는 피눈물을 닦아 봐야 제정신을 차리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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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1 19:47 2004/09/21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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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피눈물 흘려도 정신 못차릴 놈들이죠

  2. azrael/ 정말 그럴 것 같아서 더 미치겠어요. 한나라당 & 극우꼴통들 걱정만 할 일이 아니더군요. 열우당이 더 무서운 것은 꼴통 아닌 척하면서 꼴통짓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세상에 기업에다가 토지강제수용권을 준다는 것이 이게 도대체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3. 선거때만 되면 될 놈 밀어주자는 것이 어제 오늘일도 아니도 지금 같이 뒷통수 맞는 것도 이제 이골이 납니다.
    아직도 환상에 허우적 거리는 노란손수건 부대들은 어찌하고 있을까? 닫힌당 노란손수건 부대가 환성에서 깨어나라 제발... 전국적 노동자투쟁을 바라며..

  4. 행인님 수고하십시요.
    비정규직투쟁은 합의나 협의의 대상이 아닌 명백한 투쟁의 대상입니다. 민주노총이 어찌할지 시나리오가 그려집니다. 민주노동당에서 부디 이 투쟁을 전국적 사안으로 이끌어 주시기를... 내가 속한 곳은 선엄적 말만 하곘죠 안타깝게도..

  5. 비정규직 투쟁에서 이주노동자 문제 또한 부각되야 합니다. 단의원께서 비정규직/여성/장애인/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라도 내왔으면 바램입니다. 내가 속한 정치조직의 모습이 애처롭습니다. 성명서 보다 현장 깃발이라도 독려해야 할 텐데..

  6. 아직 통신확인을 못했는데 오늘 점거를 풀었다죠...? 비정규직 투쟁을 전국적 사안으로 이끄는 건 민노당이나 그 누가 해주는게 아니라 바로 우리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