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애국자"나 되볼까?

가끔 주변 사람들이 뻥구라닷컴의 성격이 뭐냐? 즉, 정치비평사이트냐 사회문화사이트냐 뭐 이런 걸 묻는다. 답변이고 자시고 간에 어차피 이 블로그 성격이야 "뻥 & 구라"를 공개적으로 풀기 위한 것일 뿐이고, 그 뻥구라의 대상은 대상초월 시공불문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뻥구라"라는 말이 가지는 의미 자체가 오히려 불분명해지는 거 아닐까? 따라서 앞으로도 계속 성격, 뭐 이딴 거 따지지 않고 되는 대로, 손가락 움직이는 대로 자판을 두들겨 뻥구라를 쌔리겠다는 말씸...

 

그러나 어쨌건 간에 한 가지 밝힐 것은 아무래도 글쓰는데 무척 게으른 행인으로 하여금 뻥구라를 계속해서 날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세력이 있다는 거다. 도저히 손꾸락을 움직이지 않고는 못배기게 만드는 분들이 있는데, 이분들 덕분에 오늘날 뻥구라닷컴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분들에게 합장배례하는 바이다. 특히 그분들 중 독보적인 수훈 갑이라 할 수 있는 분이 오늘의 주인공 조갑제 옹. 이분만 보면 입이 쭈욱 찢어지는 희열을 만끽하게 되면서 키보드 위로 손꾸락들이 라틴댄스를 추게 된다.

 

"독립신문"이라는 아주 휘황찬란한 이름을 가진 인터넷 매체가 있다. 이 매체 역시, 간혹 행인이 방문하여 오늘날 ㅅㄲ들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요긴하게 써먹고 있는 사이트이기도 하다. 거기에 갑제옹의 강연이 기사화되어 올라왔다. 그 제목은...

 

"매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애국운동" (링크는 걸었으나 강력 비추. 비추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보고 나서 오바이트가 쏠리는 것은 책임 못짐)

 

아아... 저 "애국"이라는 말... 이 얼마나 가슴 콩닥거리게 만드는 단어인가. 이래 저래 자의반 타의반으로 "애국"하시는 분들하고 살아온지 어언 수...(십)...해... 대가리 피도 마르기 전에 이미 "애국"으로 무장한 각하와 그 휘하 기라성 같은 어르신들로부터 "애국"에 대한 세뇌를 받았으며, 좀 다른 길을 찾던 때쯤, "불패의 한길 달려온" "애국" 청년들을 보면서 "애국"의 폐해가 어떤 건지를 깨닫게 되었던 행인. 이제 "애국" 하나로 인생의 황혼기를 찬란하게 장식하려는 대~한민국 ㅅㄲ 여러분들을 보면서 다시금 심장이 굿거리 장단으로 요동치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니 어찌 그 내용을 들여다보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들여다 봤다. 그리곤 역시 실망이라는 단어를 용납치 않는 갑제옹의 개념찬(!) 발언을 볼 수 있었다. 갑제옹께서는 다음과 같은 실천지침을 "애국"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일러주시고 있는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매일 재미있게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애국운동

1. 엉터리 기사를 쓴 기자에게 전화하기

2. 정부 및 관공서에 전화하기(특히 청와대, 통일부, 국방부)

3. 법치를 파괴하는 민노당, 민주당에 전화하기

4. 국가와 국민을 배신하는 한나라당에 전화하기

5. 인터넷에 댓글쓰기

6. 반국가, 반헌법 행위자 고소, 고발

7. 애국단체 가입하기

8. 애국단체 후원하기

9. 좋은 잡지 구독하기(미디어워치, 월간조선, 한국논단 등)

10. 애국인터넷 매일 방문(독립신문, 프리존, 올인코리아, 조갑제닷컴, 코나스, 뉴데일리 등)

11. '김정일 위원장', '진보', '북미'라고 표기하는 신문 끊기

12. 회고록이나 6.25 수기 써서 자녀들에게 나눠주기

13. 자녀들에게 엉터리 교육을 하는 교사, 교장에게 항의하기

14. 자녀들에게 현대사 관련 퀴즈를 내어 알아맞히면 (상금)용돈주기

15. 한자 가르치기

16. 동창회, 산악회 등 소속된 모임을 의식화하여 집단적으로 애국행동 하기

 

당면 애국운동의 목표

1. 6.15 반역선언 폐기운동, 특히 이명박 대통령에게 폐기 시한을 주고 최후통첩

2. 금강산 관광 재개 거부운동, 현대아산 응징 운동, 재개하면 안 가기 운동

3. 反대한민국 좌편향 교육을 시키는 전교조 및 방송 응징운동

4. 애국시민의 조직화, 정치세력화

 

아아... 거듭 쏟아져 나오는 감탄사여... "애국"이 이토록 쉬운 것인지 몰랐어요. 책 하나 내도 되겠다. "애국이 제일 쉬웠어요..."

 

하나 하나 주옥같은 말씀들이며 얼마든지 쉽게 할 수 있는 "애국"의 방편 되겠다. 그래서 한 번 꼽아봤다. 나는 매일 얼마나 애국을 하고 있는가...

 

"매일 재미있게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애국운동"의 항목에서 1, 2, 4, 5, 9, 10, 15번 항목을 실천하고 있는 행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12, 13, 14번 항목은 자녀가 없는 입장에서 실천불가능한 항목이므로 제외한다고 했을 때, 잔여 13항목 중 무려 7개 항목을 실천하고 있는 행인은 이미 중급 이상 레벨의 "애국자"였던 것이다. 이럴수가...

 

본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방문객 여러분께서도 심심하시면 자신이 몇 가지 항목을 실천하고 있는지 세어보시면 좋겠다. 단, 갑제옹이 말씀하시는 "당면 애국운동의 목표"라는 전제는 논외로 하고 첵크해야 한다. 솔까말 저 "목표"는 갑제옹의 자뻑 시츄에이션이다. 특히 "목표"의 제4번 항목은 그 구성원들의 노쇠현상으로 말미암아 조만간 요단강 건너가서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암튼 혼자 미친듯이 웃어제낄 수 있는 이런 소재를 무궁무진하게 제공해주시는 여러분들 덕분에 뻥구라닷컴은 당분간 흥행가도를 달릴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앞서도 말했듯이, 뻥구라 꺼리를 제공해주시는 대부분의 ㅅㄲ 어르신들이 연로하시어 이 흥행이 언제 하향곡선을 그릴지 모르겠으나, 변대표나 신혜식대표 같은 젊은 분들이 아직 건재하시므로 얼마든 활로를 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 역시 남아 있다.

 

그나저나 아무리 봐도 웃겨 죽겠네... 좋은 잡지... 애국인터넷... 자녀들에게 현대사 관련 퀴즈를 내서 알아맞히면 상금주기... 아, 쉬파... 모니터에 흩날린 침부터 닦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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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2 22:14 2009/09/0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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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국기에 대한 맹세-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 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국민헌장(?)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났다... 아...얼마 전 까지 5줄까지 외웠는데 이건 여기까지가 한계군요...
    암튼...조갑탱씨는 이 국기에 대한 맹세, 또는 이게 수정된거나...그 그리워 미치는 박정희님께서 쓰신 국민교육헌장이나 기억하려나...(헉!! 설마 아침마다 외우고 있는 건 아닐런지)

    • 헉... 저는 아직까지도 국민교육헌장을 줄줄이 외우고 있다는 겁니다... 이 골수에 박힌 "애국애족"의 정신은 죽은 후에야 사라질 겁니다. 따라서 저는 매일매일 "애국"하면서 살 수밖에 없답니다.... ㅠㅠ

  2. 갑제옹이 울 할부지 였으면 작은 거짓말로 매일매일 쉽게 용돈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 아 이것 참 정말 아쉽네요-_- 뻥구라닷컴을 통해 이 분들의 훌륭한 족적에 언제나 감탄해 왔건만 이번 만큼 장하기는 처음입니다. 정말... 대단하신 분들인듯;

    • 그러게요. 울 할아버지가 저런 분이었다면 그 분의 쌈짓돈은 다 제 호주머니로 위치이동 될 터인데, 무척 아쉽습니다. 앞으로도 뻥구라닷컴은 이분들의 역사에 길이 남을 족적들을 계속 발굴하여 만방에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