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선거 이야기

어차피 말 나온 거, 마무리 짓는 의미에서 선거에 대한 이야기 한 자락 더 하자면...

 

기왕 당에 적을 두고 있는 사람으로서, 선거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든 할 수 있다만, 실질적인 측면에서 잠깐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우선 이번 선거 결과를 한 번 보자. 선관위 기록을 정리했다.

 

정당별 당선자 수

 

시도지사

시도의회의원

구시군장

구시군의회의원

민주당

7

320

92

871

한나라당

6

244

82

1087

자유선진당

1

37

13

95

민주노동당

0

17

3

90

진보신당

0

3

0

22

국민참여당

0

2

0

17

미래연합

0

1

1

10

친박연합

0

1

0

12

국민중심연합

0

0

1

2

창조한국당

0

0

0

1

무소속

2

35

36

305

 

거대정당하고는 필적할 수조차 없는 성적이다. 민주노동당과 비교할 때도 열세를 면치 못하는 수준이다. 선거 결과만을 놓고 보자면 그렇다. 더구나 저 초라한 숫자들 안에 숨겨진 내막들을 들여다보면 더 구차해질 내용들도 있다. 예컨대 선거연합에 합의한 지역에서 당선자들이 쏟아진 것들이라던지...

 

기초는 제치고 광역비례 득표율도 한 번 보자. 역시 선관위 기록을 정리한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

민주

41

27.8

11.4

42.1

55.9

29.8

 

37.4

38.7

45.3

28.2

61.7

62

11.2

17.9

35.8

한나라

41.4

51.7

55.5

41

8.3

24.8

48.4

41.8

47.5

34

23.8

12.6

8.5

61.7

48.2

36.1

국참

4.9

7.7

5.6

4.3

12.8

3.8

8.2

9.8

4.3

3.6

2.7

8.1

5.9

5.9

6.9

9.9

민노

3.9

8.3

4.8

5.7

16.9

2.5

34.7

4.6

6.2

4.2

3.8

10.9

16.7

5.9

14.6

11.2

진보

3.9

3.9

2.8

3.3

4.5

1.5

6.2

2.4

2.5

1.5

1.7

3.9

2.4

2.7

3.8

3.6

자선

3.3

 

3.5

2.8

 

37

 

2.2

 

7.9

38

 

 

 

2.3

 

친박

1.1

 

14.3

 

 

 

 

 

 

 

 

 

 

10.1

5.7

 

미래

0.3

 

1.8

 

 

 

1.8

1.5

 

2.9

1.3

 

 

2

 

 

평민

0.3

 

 

0.7

1.3

0.4

 

 

 

 

 

2

3.4

 

 

2.1

사회

0.1

0.6

0.2

0.2

0.2

0.2

0.6

0.3

0.8

0.6

0.6

0.7

1.1

0.5

0.5

1.4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대전 충청이라는 남한 중부권 지역에서 평균보다 훨씬 떨어지는 득표율을 보였다는 것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선거전 돌입하기 전에 명품 행복도시 운운했던 거, 약발도 먹히지 않았다는 증건가...

 

아무튼 이러한 선거결과를 통해 간단히 도출되는 결론은 제도권 정당으로서 진보신당이 가지고 있는 유효성이라는 것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 즉, 대중으로부터 선택되기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하긴 뭐 그래서 심상정이 국민의 뜻을 운운하며 중도사퇴했는지도 모르겠다.

 

각종 변수를 삽입함으로써 향후 정치행보를 예측해보는 것도 재밌긴 하겠으나, 일단은 여기까지만 하고, 정작 하고픈 이야기는 이거다. 지방선거에 올인하다시피 당력을 쏟아넣긴 했는데, 이 후유증을 빨리 벗어나지 못하면 향후 정치일정을 가져가기가 매우 곤란해진다는 거.

 

비록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노회찬의 완주를 통해 독자생존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것은 그나마 묻지마연합과는 차별적인 행보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긴 하다. 더불어 173명의 출마자들이 그 현장에서 나름 자신들과 당의 존재를 부각시켰다는 것 역시 성과로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바로 이런 힘겨운 과정을 마치고 나니 다음이 곤란해진다.

 

예를 들자면 이번 7월 28일 전국 8개 지역에서 진행될 재보궐 선거. 실질적으로 당은 이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낼 수조차 없을 뿐만 아니라 여하한 방식으로 개입하기조차 어렵다. 참고로 재보궐 선거가 이루어지는 곳과 그 사유는 다음과 같다.

 

서울 은평을 : 문국현 선거법 위반 의원직 상실

인천 계양을 : 송영길 인천시장 출마로 의원직 사퇴

광주 남구 : 강운태 광주시장 출마로 의원직 사퇴

강원 원주 : 이계진 강원지사 출마로 의원직 사퇴

강원 영월/태백/평창/정선 : 이광재 강원지사 출마로 의원직 사퇴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 이용삼 의원 사망

충북 충주 : 이시종 충북지사 출마로 의원직 사퇴

충남 천안을 : 박상돈 충남지사 출마로 의원직 사퇴

 

항간에 심상정의 사퇴가 728 은평을 보궐선거를 노린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떠도나본데, 설마 그럴리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순진한 발상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수순이 진행된다면 그건 아마 심상정의 자멸과 진보신당의 공멸을 가져올 거다. 어쨌든 이런 가정 하에 따져보자면, 저 8개 지역 어디에도 진보신당은 후보자를 낼 수 없다.

 

당장 재보궐에 후보를 낼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끝나지는 않는다. 이 문제는 곧바로 2012까지 이어질 것이다. 다시 저 광역비례득표율을 들여다보면 그 이유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조직과 인물, 자금이 현저하게 부족한 상황에서 실제 선거판에 뛰어들 여력은 없어보인다.

 

아마도 이러한 상황이 혼란의 지속을 낳고 무력감을 창출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문제의 해법은 원론으로 돌아가는 거다. 과거 민주노동당이 원외정당이었던 시절,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텐데, 그 땐 의원 하나 없었어도 뭔가 생동감이 있었고 재미가 있었다. 왜 그랬을까?

 

간단한 건데, 표계산을 위한 활동에서 일정정도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상가임대차 문제나 친환경급식 같은 거 이미 그 때 다 나온 이야기들이었다. 그게 어떤 것은 제도화되기도 했고 어떤 것은 이번 선거에서 무상급식 같은 것으로 이슈화되기도 했다. 저작권을 따질 것은 아니지만, 지금도 그런 활동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걸 두고 다시 진보대연합이니 반엠비니 하는 식의 정치공학적 계산을 하면서 지방선거를 평가하고 향후 정치일정을 고려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심상정, 이용길, 김석준에 대한 당 차원의 제재는 분명히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이것이 당의 진로와 진보정치의 실현을 위한 읍참마속이 되어야지 제재 자체가 처음과 끝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선거 한 번 하면 상당기간 실종되기 일수인 원론과 원칙이라는 거, 이거 빨리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하고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번 선거가 성공이냐 패배냐 하는 분석과 평가가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뭘 어쩌자는 거냐는 이야기를 더 깊이 넓게 진행했으면 한다. 광역비례 득표율이 보여주고 있는 이 수치들이 갈 데까지 간 현실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좌판을 키우기 위한 종잣돈으로 역할할 수 있도록 할 의무는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얼른 하던 거 정리를 해야겠다. 더 이상은 이 무력감을 안으로 삭일 수 있을 깜냥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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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8 14:14 2010/06/0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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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처음부터 정당을 지향한 것이 아니라 운동조직을 지향했던 거네요. 그럼 그렇게 하세요.

    • (자유주의)정치학원론 같은 말씀 하고 계시네요. 하긴, 좌파정치의 문법에 관한 얘기가 원론 책에 나올 린 없을 테니 오롯이 범생이 같은 님 잘못만이야 아니겠지만서도,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에 대해 궁금함도, 탐구심도 없단 걸 부인하긴 어렵겠네요.

    • 무심이// 더하기 빼기나 하고 앉아 있는 것이 정당이 아니죠. 정당"운동"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운동조직 운운하는 건 번지수를 잘못 찾은 얘기네요. ㅎㅎ

      들사람// 요즘엔 국민의 뜻이 너무나 다양해서 갈피를 잡기가 힘드네요. ^^;;; 저분들은 "그럼 그렇게 하세요"하고 그분들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것이 우리 몫인 듯 합니다.

    • 행인/ 대개 그게 말하는 당사자의 뜻에 불과하다 보니 더 그런 게 있죠ㅋ

  2. 공감입니다. 원론과 원칙을 되돌려서 내부부터 다잡는게 필요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