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혀를 뽑아라

진보 블로그에서도 참 말이 많았던 성매매관련특별법 시행 건.

사실 무슨 이야기를 하고싶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끼어들 수 있을지가 고민이 되어 그저 다른 블로거들 글을 읽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할 이야기가 없을 때는 침묵하라. 블로그에다가 오만 잡소리를 늘어놓으면서도 꼭 지키고 있는 나름대로의 신조다. 논쟁이 오고 가는 과정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내 판단이라는 것이 정확하게 서지 않은 상황에서 남들 다 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만큼은 영양가 없는 행동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끼어들지 않는다. 매매춘에 관련된 이야기 역시 그런 종류였다.

 

그런데 오늘 국감장에서 나온 한편의 코미디는 매매춘과 별도로 행인을 웃겼다. 다른 것이 아니라 김충환이라는 국'개'의원이 보여준 너무나 자상한 남성성욕해소책 걱정때문이었다. 구정물은 용갑이 형님이 드셨는데 개소리는 왜 이넘이 하는지 궁금하다. 딴나라 의원들의 일심동체 구현? 누가 먹은 똥물이건 약효는 전 딴나라 의원에게 모두 돌아가는 우주적 신체결합?



첨 웃었던 것은 이 김충환이라는 의원의 말 때문이다.

"성매매 특별법 시행으로 18세부터 30세까지의 결혼 적령기 성인 남성들은 무려 12년 동안이나 성 욕구를 풀 길이 없어졌다"

끔찍하다. 무려 12년씩이나~~!!

 

하지만 김충환의원 통이 좁긴 좁다. 기껏 12년이냐? 대한민국 남자들 혼자 독수공방하는 인간이 어디 18세부터 30세까지 뿐이던가? 요 연령대 이외의 독수공방하는 남자들은 발기부전증을 공통적으로 겪고 있단 말이냐? 그렇게 자상한 의원님이 18세 미만의 아동, 청소년들의 성욕구 걱정은 왜 안하셨을까? 30세 이상 장년은 물론이려니와 노인 성욕구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셨을까나?

 

게다가 하필 왜 남성들만의 성욕구 해결이 그렇게 문제가 되었을까? 여성들은 성욕구 없냐? 어 쉬파, 대한민국 여성들이 죄다 수녀냐, 비구니냐? 기왕 쓰는 인심 확 써서 여성전용 성욕구 해소 특별구 설치법안 같은 거나 하나 만들어주지 그랬냐? 그래 남자는 그런데 가서 성욕구 해소해도 되고 여자는 안 되는 이유는 뭔데?

 

더 웃기는 거는 그 무려 12년 간의 남자들은 그럼 허구헌 날 집장촌에 가서 욕구를 해소하도록 해줘야 하는 건가? 그 무려 12년 간 어디 가서 돈 주고 성욕해결하지 못하는 놈은 뭔가? 능력부족이라고 봐야되냐? 정 하고 싶으면 방구석에서 DDR을 하던지, 그게 꼬우면 머리 깎고 산으로 들어가서 불로장생의 도를 닦던지 하면 되지 뭔 걱정인가? 그 무려 12년간은 물론이려니와 그 이상의 기간 오버해서 그런 식의 욕구해소 하지 않고 있는 행인은 안드로메다에서 온 ET냐?

 

게다가 그 무려 12년 간 그런데 안 가면 "성인남성"이 아니란 거냐? 어 쒸바... 행인은 그럼 뭐냐? 아직 성구분이 어려운 7세 미만 아동이냐? 아니면 낼 모레 북망산 등산 준비하는 노인네냐? 게다가 30살까지만 결혼 적령기면 행인은 결혼 비적령기냐? 장가가지 말라고? 이기 미쳤나... 내가 아동이냐, 노친네냐? 절라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야 만 하루 되겠다. 이거떨이 갈수록 혓바닥이 꼬이나...

 

가관인 것은 사태가 심각해지니까 말을 홱 바꿔버린 것이다. 진의가 왜곡되었단다. 원래 하고자 했던 말은 성매매업이 주택가나 사이버상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를 걱정하는 것이었단다. 웃기고 자빠졌다. 풍선효과 걱정하는데 18세 이상 30세 미만의 무려 12년간은 왜 꺼내고 주접을 쌌대냐? 국'개'의원의 지조가 있지 말은 또 왜 바꾸는데?

 

행인, 감히 성매매와 관련된 권력관계의 의미나 사회적 함의, 이와 관계된 여성주의나 페미니즘 이론에 대한 분석 등 가당찮은 짓은 하지 못한다. 아직 고민의 수준이 그렇게 깊지 않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머리 속에 담긴 인식의 내용이 풍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김충환 의원의 발언은 사실 이런 것과 별개로 충분히 웃겼다. 한 나라의 국회의원이라는 작자가 할 말 안 할 말을 가리지 못하는 조로성 치매증상을 보이는 것에 대해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성인남성 성욕해결 걱정하지 말고 지 입단속이나 좀 잘 했으면 좋겠다. 풍선효과 걱정하다가 지 주제마저 뻥 터진 풍선 꼴 난 김충환 의원. 그냥 이 기회에 의원질 때려 치고 어디 깊은 산골 들어가서 18세부터 30세까지 남성들의 성욕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혼자 음경파지하고 죽을 때까지 생각하고 계시면 딱 좋겠다. 별 시덥잖은게 다 나서서 쥐랄이야, 쥐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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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2 20:07 2004/10/1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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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cked from
    • At 2004/10/12 20:17

    "성매매 단속, 성인 남자 성욕 해소 어려워져(?)"작성자가 아래에 써놓은 평이 압권.인류의 위대한 발명품... 쿨럭.. ㅡ,.ㅡ그나저나,결혼과 섹스를 연결하는문화적 보수성은이런 식으로

  1. 하튼 딴나라당 재밋는(?) 인간들 때메 심심하지는 않겠어요..
    요즘 사람들 코드가 재미잖아요,
    그래서 딴나라당 인기가 떨어지지 않는 거 같기도 하고..ㅋㅋ

  2. 저는, '결혼제도는 합법화된 성매매'라는 비판에 대해서 저놈이 뭐라고 대답할지 궁금해지더군요. 궁금하다? 그냥 하도 어이가 없어 피식거리고 말았답니다. 애써 풀어 설명할 필요 없이 저렇게 노골적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구나, 싶어서... 왜 배째라고 나오는 인간들한테는 mess가 아깝다는, 뭐 그런. ^^;

  3. sanori/ 헛... 그래서 딴날당의 인기가 떨어지지 않는 거였군여... 인기관리 비법치고는 진짜 웃기네요. ㅋㅋㅋㅋ
    미류/ 글쵸. 배째라고 하는 넘에게 mess 들이미는 건 소원풀어주는 거니까... 저는 결혼제도를 합법화된 성매매라는 측면만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만 여하튼 그런 이야기는 저 인간 앞에서 할 필요가 없겠죠. 씨나 먹히겠어요? 암튼 별걸 다 걱정해주는 인간들 덕에 더 복잡한 세상이 되는가봅니다.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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