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3명이 퇴근하지 못했다
아침에 신문을 받아들었다가 순간 숨이 막혔다. 목구멍으로 치밀어 오르는 것이 있었고, 결국 찔끔 눈물을 흘렸다. 경향신문 1면 전체가 부고였다. 1692명의 부고. 1년 9개월 간 죽어간 사람.
저 이름들 하나 하나에 얽힌 사연을 다 알 수는 없겠지만, 그들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대충은 알 수 있도록 경향신문이 아카이브를 만들었다.
경향신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 1692번의 죽음의 기록
1964년 9월 12일 이동외과병원과 태권도 교관단이 베트남에 도착한 이래 시작된 베트남전 파병경과를 보면, 본격적으로 전투부대가 파견되기 시작한 1965년 10월부터 월남 패망직전 철군이 완료된 1973년까지 한국군 사망자는 공식집계 5,099명이었다(실종자 4명 제외). 포탄이 빗발치던 전쟁터에서 8년에 걸쳐 전투로 인해 사망했던 군인이 5,099명인데, 이를 연간 환산하면 638명/년 수준이 된다.
경향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21세기 한국의 노동현장에서는 연간 967명이 죽어나가고 있다. 월남전에서 죽어간 군인 숫자보다 많다. 먹고 살기 위해 일을 나가서 일을 하다가 죽는다면 이런 원통함과 서러움이 어디 있겠나? 하루 평균 2.5명이 죽어간다. 건설현장에서만 절반 이상이 사망했다.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등 위험의 외주화가 빚어낸 사고들이 다종다양하다.
전쟁보다도 더 높은 사망자를 만들어내고 있는 노동현장이라니,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노동자들에게는 그들의 현장이 세월호이고 매일매일이 2014년 4월 16일이다. 가만히 있으면 죽고, 이 침몰하는 선박에서 구해줄 구조대는 오지 않는다. 스스로 부수고 깨고 나와 뛰어 내릴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