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한 자들의 정치

그 옛날...이라고 해봐야 불과 몇 해 전이지만, 한국 정치의 3대 미스터리로 분류되었던 것들이 있는데, 첫째 박근혜의 '창조경제", 둘째 안철수의 '새정치', 셋째 김정은의 '속마음'이었다. 이 중에 박근혜의 '창조경제'는 박근혜 자신이 기거할 공간을 창조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김정의 '속마음'은 트럼프하고 밀당을 하는 과정에서 다 드러나버렸고. 남은 건 안철수의 '새정치'인데...

새정치 초창기에도 도대체 그 새정치가 뭘 의미하는 거냐는 질문은 집요하게 계속되었다. 그 때마다 안철수는 특유의 간보기를 시전하면서 "두고 보면 암뮈다!" 류의 모호한 말이나 혹은 남을 비웃는 듯한 표정의 정감가지 않는 미소만 흘릴 뿐이었다. 그게 당시의 어떤 정치에 대한 갈증 내지 답답한 현실을 극복한 롤모델에 대한 갈망 덕분에 히트를 친 부분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새정치가 흥미로울 것인지는 의문이다.

아무튼 안철수는 또다시 그 모호한 정체성을 상품으로 만들면서 정치현장에 복귀했다. 돌아온 정치판에서의 첫 일성은 중도신당을 만들겠다는 것.

경향신문: 안철수 "투쟁하는 중도할 것" 신당 1호 공약에 '정당법 개정'

오, 그래서? "투쟁하는 중도"는 무엇을 말하는가? 

"이념과 진영정치를 극복하고, 기존 정당의 틀과 관성도 앞장서서 파괴하며 무책임한 정치를 구출시키려는 것"이란다. '탈이념, 탈진영, 탈지역'의 강조란다.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

"장외가 아닌 원내에서 투쟁할 것"이란다.

아니, ㅆㅂ 뭘 하자는 거옄ㅋㅋㅋㅋ

새정치가 'bird's politics'도 아니고, 이건 뭔 새대가리 같은 소린지... 게다가 이런 의문에 대하여 안철수는 주권자를 무시하는 답변을 한다. "무식하거나 기득권 정치를 보호하려는 궤변"

난 이렇게 무식한 자도 정치를 할 수도 있다고 본다. 민주주의라는 게 원래 그런 거니까. 하지만 지가 무식한 건 생각지도 않고 너는 왜 그리 무식하니라는 질문에 질문한 사람을 무식하다고 몰아부치는 몰지각한 자가 정치를 하는 건 회의적이다. 여전히 똑같은 생각이지만, 이런 자 옆에서 떡고물 주워 먹겠다고 들러리 서면서 그걸 정치랍시고 하고 있는 자들의 대가리는 새대가리와 얼마나 다른지도 궁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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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3 09:51 2020/02/0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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