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난해한...

UFO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그것을 봤다거나 심지어는 UFO 승무원들에게 납치까지 당했었다는 사람도 있는데, 이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 하긴 뭐 그러니까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 : 미확인 비행물체)지, 설명이 되면 그게 UFO인가?? 인과의 명확성, 그리고 검증의 가능성, 여기에 칼 포퍼식의 반론의 봉쇄기능까지 덧붙여지면 이걸 과학이라고 한다. 자연과학은 이들 요건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데, UFO가 설명되지 않는 것은 결국 자연과학으로도 분석할 수 없는 현상이 아직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UFO에 대해 이러 저러한 '썰'들은 난무한다. 과거 소비에트가 살아있을 때는 미소간 군비경쟁과정에서 생산된 비밀무기라는 설, 다른 별에서 온 우주인이라는 설, 지구 내부의 다른 세계에 사는 고도문명의 기술이라는 설, 다른 차원에서 왔다는 설, 미래에서 온 타임머신이라는 설, 아직 인간이 확인하지 못한 생물이라는 설, 거기에 더해서 2차대전 종전 직전 히틀러가 발명해서 가짜 히틀러를 죽여놓고 탈출할 때 사용한 비행체라는 희안한 설까지 설왕설래 난무한다.

 

이상의 설들은 UFO가 실재로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설파되는 주장들이다. 반면, UFO의 존재를 부인하는 설도 많다. 대기불안정에 따른 빛의 산란설, 등대나 비행중인 비행기 또는 헬리콥터의 라이트를 잘못 본 것이라는 설, 집단 환각설, 사진조작설 등등. UFO의 존재를 부정하는 입장에서는 물리학적 이론을 근거로 그러한 비행체가 만들어질 수 없다고 하거나, 설령 만들 수 있다고 할지라도 은하계를 건너오거나 시간을 거슬러 올 수 없다는 등의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UFO 신봉자들을 반박한다.

 

UFO 뿐만이 아니라 어떠한 논리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 일들은 부지기수로 일어난다. 말 그대로 불가사의한 일들이다. 불교의 숫자관념에 따르면 불가사의(不可思議)는 10의 64승에 해당하는 숫자의 명칭인데, 1부터 저 불가사의까지 세고 앉아 있을라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려야 할까? 암튼 자연과학분야에서도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사회과학분야에서는 매일 매일이 불가사의다. 어떤 현상에 대해 실질적인 설명이 불가능한 일이 도처에서 벌어지는 거다.

 

지방선거 한나라당 압승의 결과를 놓고, 열우당의 완전 내려 앉은 집구석을 보며, 희색이 만면한 한화갑의 일성에서 보듯 기사회생의 기점을 마련한 민주당의 약진(?)에 대해, 그리고 선거이후 완전 군소정당 취급을 받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어정쩡함에 관해 벼라별 이야기들이 다 쏟아지고 있다. 이번 선거의 결과가 장래 정국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지, 또는 황망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노무현이 이번엔 어떤 카드를 꺼낼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그런데, 언론이고 블로그고 간에 그 수많은 평가의견을 다 들여다보아도 뭔가 확실하게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경향성에 대해 설득이 될만한 논의가 보이진 않는다. 왜 대중은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둥바둥 하면서도 정작 서민들의 허리띠를 더 졸라매게 할 정당인 한나라당을 찍었을까? 개혁장사 한다고 욕처먹던 열우당은 정말 장사 잘못해서 망한 건가? 민주노동당은 어째서 노동자 서민을 위하는 정당이라고 난리를 피웠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노동자 서민에게 외면당했나?

 

정당들 간에 벌어지고 있는 선거 후폭풍도 초미의 관심사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선거가 사회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특히 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더 관심이 많이 간다. 그러나 이 부분에 있어서도 역시 딱히 그럴싸한 논의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뭔가 가슴 한 부분이 텅 빈 듯한 이 적응 안 되는 기분을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상황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리가 필요한데, 아직은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

 

주말동안 함 곰곰히 생각을 해봐야겠다. 이 틈에 내 나름대로 내 자신에 대한 정확한 분석도 좀 해야겠다. 아니, 사실은 그거 먼저 해야겠다. 한참 동안을 내 자신에 대해 분석하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다. 거기서부터 시작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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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2 15:10 2006/06/0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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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냥 한나라(경상도) 지지자들이 놈현에 실망해서 확실하게 똘똘 뭉쳐서 투표한거 아닐까요? 열우당 지지자들은 대충 맘에 안드니까 기권하고...

  2. 관계없는 얘기라 미안한데, 형 메일 서버가 작동을 안 한데요.
    그래서 옆에 뻥구라 자료실에 올려놓습니다.

    ....라고 하고 업로드 시도하니 관리자만 된다네 ㅡ.,ㅡ;
    딴 전송수단 없어요?

  3. 민노당의 선거 결과가 꼭 답보나 패배라고는 보이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뭐 강아지뿔도 모르는 제가 할 소리는 아닐 듯 ㅠ.ㅠ 여튼 힘내셔요~

  4. 둘러보고 갑니다.
    제 집도 한번 들러주심 감사.

  5. 산오리/ 지역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때문에 더 곤란하더라구요.

    준엽/ 이제 보내라 ^^

    에밀리오/ 넵~!

    삼순/ 들러봤사와요. 좋던데... 부러버...

  6. UFO는 있다구욧!
    멀더에게 물어보세요 =33

  7. 정양/ 요즘 멀더 만나기가 엔간히 어려워야쥐...

  8. 유포는 확실하게 존재하겠지만 .. 그 존재가 지구를 찾아올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가 진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9. 꼴통차기/ 그렇다더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