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단성소?

정치는 힘들고 어찌 보면 재미가 없다. 맨날 싸움질만 하는 거 같다. "생활의 정치"라는 수사는 "정치적" 합목적성과 정당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사람들에게 그닥 뜨겁게 와닿지 않는 것 같고. 그래도 정치를 들여다보는 이유는 정치인들이 재밌기 때문이다. 그들의 말 한 마디, 생각 한 자락이 내 삶을 좌지우지 한다는 것때문에 살떨리기는 해도, 그런 부담만 없다면 정치인들 들여다보는 것만큼 재밌는 일도 별로 없다.

 

엊그제 전여옥 의원에 대한 포스팅을 한 바 있는데, 사실 그런 부류의 정치인들 이야기하면 수도 없다. 오죽하면 YTN 돌발영상 대부분이 정치인들 소재로 하는 것인데, 그 소재가 끝도 없겠는가?

 

글빨 좀 있다고 나서던 두 정치인이 또 즐거움을 주고 있다. 우선 전여옥. 오마이뉴스를 대상으로 명예훼손 등의 소송을 걸었는데 고만 1심에서 지고 말았다. 법원으로부터 "표절"이 인정된다는 결정을 받았다. 오늘의 전여옥을 있게 했던 불세출의 명작 "일본은 없다"가 알고 봤더니 남의 생산물을 슬쩍 지것처럼 갖다 쓴 거라는 이야기다.

 

물론 전여옥 의원의 그 저돌적인 공격능력이 1심 결과만으로 사태종결을 하도록 놔둘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당근 2심 3심 들어갈 거다. 최종적으로 대법결정이 나던지 아니면 전여옥 의원이 기냥 쥐죽은 듯이 찌그러지던지 해야 대강 진짜 표절인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나, 사실 표절이고 나발이고 그런 거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일본은 없다" 그게 책이냐...

 

글빨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위인이 바로 유시민. 이번 대선때는 또 어떤 버전으로 읍소정치, 구걸정치의 한 획을 그을 것인가 궁금해하던 차에 책 하나 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름하여 "대한민국 개조론" 뚜시쿵~~!

 

이광수의 민족개조론 이후 물경 한 세기만에 또다시 나타난 이 "개조론"의 정체는 기냥 뭐 한 25일 정도 쌔가 빠지게 그동안 나왔던 각종 정책자료들 옮겨 쓴 거란다. 하긴 글 쓴 기간이 문제겠냐. 천자문은 하룻밤만에 썼다는데 극동의 고대철학을 집대성한 것이거늘...

 

암튼 건 그렇고 유시민이 지 홈페이지에 올린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보다가 혼자 낄낄 웃고 말았다. 프롤로그 서두가 "단성소를 새기며"란다. 단성소(丹城疏)는 남명 조식이 명종에게 올린 상소문인데, 정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임금께 직언상소했던 마음으로 국민들에게 상소한다는 취지란다. 국민이 왕이란다...

 

쥐랄 염병을 떨고 있다. 그래서 그 왕들 죄다 비정규직 만들려고 법만들어 오늘날 이랜드 사태를 유발했더냐... 어찌 이놈의 나라는 4800만 왕들이 제대로 왕 대접 받아본 날이 없을까나...

 

지가 대한민국을 개조해서 3단 입체변신 트랜스포머를 만들겠다는 건지 어쩐지는 모르겠으되, 쥐뿔도 없는 것이 혼자 비장미는 다 떨고 자빠진 모습을 보니 오전 내내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 대선출마 사전포석이라기보다는 그냥 스탠딩 개그 한 판 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그냥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유시민이 국민이 왕이라면서 국민을 대상으로 직소한 근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규정이다. 주권자가 국민이니 국민이 잘 해야 한다는 거다.

 

간사하기가 이를 데 없는 것이 참여정부 지난 4년여 동안 주권자가 하지 말라는 짓 지들끼리 알아서 얼마나 많이 했나? 파병하지 말랬더니 부득불 이라크 파병하고, 농사짓는 게 원이라는 사람들 어거지로 쫒아내더니 미군기지 확장하고, 한미 FTA 강제체결하지 않나 비정규직 양산법 만들어내지 않나...

 

그러더니 이제 와서 뭐? 남명 조식의 단성소라고? 이 빌어먹을 쉑이 국민을 닭으로 알고...

 

국민이 대통령이라고 떠들던 노무현은 "대통령" 알기를 개 떡으로 알았다. 이제 국민이 왕이라고 떠드는 유시민이 혹여 대통령 되면 뭔 일 일어날지 앞이 아득하다. 제발 덕분에 대한민국 개조할 생각하지 말고 지 주제나 좀 개조했으면 싶다. 이제부턴 앵벌이짓 좀 그만하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7/12 10:27 2007/07/12 10:27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hi/trackback/830
  1. 그런데 "그런 부담"을 떨칠 수가 없으니...... 이 글을 읽고나서 전여옥과 유시민에 관한 짜증이 더 늘어나게 되었어요(^.^;)......

  2. 살빼기 좋은 방법은 전여옥이나 유시민,전두환,등 밥맛없는 애들 사진
    붙여 놓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스트레스 쌓여 먹는 것으로 풀면 더 살찐다는 부작용도 있겠지만...

  3. 무한한 연습/ 짜증내지 마시고 기냥 코메디 한 편 본다고 생각하세요. ㅎㅎ

    들풀/ 그러다가 거식증 걸릴 위험이 있습니다... 아예 살 맛을 잃어버리는 거죠, 네...

  4. 글과 관계 없지만, 행인이 벌써 40을 바라보고 있구나....

  5. 정말이네요.거식증! 대학 다닐때 한달간 물만 먹고 산적이 있었는데
    정말 요즘 나라꼴을 보면 거식증 걸릴만합니다.

  6. 구렛나루저~/ ㅋㅋ 말하지 말 걸 ^^

    들풀/ 그래도 이럴 때일수록 잘 먹어야 합니다. ㅎㅎ

  7. 난 이 블로그가 딴나라애들건줄 알았는데 찌지리진보꺼구나..ㅋㅋ

  8. 오호호/ 안녕하세요? 찌지리 진봅니다. ㅎㅎㅎ 됐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