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가끔은 전혀 기대도 하지 않은 사람으로부터 무릎을 딱 치게 할만큼 옳은 말을 듣는다. 아니, 이 분이 이런 말씀을... 하고 놀라는 일도 간혹 있다.

 

오늘도 그런 분 한 분 모신다. 본 블로그를 통해 잊혀질만 하면 한 번씩 소개되는 전여옥님, 바로 이분이다. 뭐 누차에 걸친 소개프로그램(?)으로 오리엔테이션을 거친데다가 워낙 신문방송 등에서 유명짜하게 나오시는 분이니 달리 또 소개를 한다면 손가락에 관절염 생길 일이니까 넘어가기로 하고.

 

어쨌든 이분이 오늘 SBS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하시어 간만에 깜짝 놀랄만한 진실을 이야기했다. 그 진실의 내용은 이러하다.

 

프로그램 진행자인 백지연 아나가 한나라당 이명박 땅투기 의혹관련 검찰고발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이나 국세청이 자료를 빼돌린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자, 불세출의 저격수 전여옥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면 국정원하고 국세청을 믿으십니까?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역사 속에서 국정원이나 국세청이 어떻게 보면 국민들에게 의심받을 만한 일을 많이 했던 것은 참 우리의 뼈 아픈 과거 중 하나입니다.

 

오오... 어찌 이리 감명깊은 발언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혹시 낼 아침에 해가 한나라당 당사 옥상에서 불쑥 솟구치는 것이 아닐까?

 

기본적으로 국정원과 국세청의 그 의심받을 만한 일들 중 상당수가 바로 한나라당의 전신이었던 공화당, 민정당, 민자당 등 과거 권위주의정권의 원내 거수기였던 정당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졌었음을 국민은 알고 있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던 중정시절을 거쳐, 정권의 머리 위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안기부까지 얼마나 많은 웃기고 자빠진 일들이 있었으며, 그 같잖은 짓거리들의 한 편에 얼마나 많은 기득권 세력들이 손을 뻗치고 있었던가? 그 자리 면면히 이어 오늘날 한나라당이 서 있고, 그 한나라당 안에서 한 자리 떡 하니 꿰차고 있는 분이 바로 전여옥, 이분이 아니던가 말이다.

 

오늘 전여옥 의원의 저 발언은 자기 반성일까? 아니면 입장바뀐 덕에 질러보는 푸념일까? 전자라면, 묵주사건 이후 대오각성하여 획기적인 대북정책을 줄곧 발표하시는 묵사마 정형근 의원처럼 다시 봐야할 일이겠으나, 후자라면... 에혀... 니가 그렇지 뭐...

 

한나라당 집권하면 전여옥 의원이 어떻게 국정원과 국세청을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조직으로 변환시키는지 눈여겨 봐야겠다. 우리의 그 "뼈 아픈 과거"를 어떻게 치유하는지, 그 치유의 선봉에서 전여옥님이 어찌 활동하시는지 잘 보고 있다가 "참 잘했어요"도장을 찍어줄지, 결국 쥐랄 염병하는 꼴을 보게 될지 그건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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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0 20:22 2007/07/1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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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모님댁 가니까 제가 예전에 쓰던 책꽂이에 전여옥님 저서가 한 권있길래 얼른 재활용통에 버렸음 쯧쯧...
    근데 저건 괜찮네요 ㅎㅎ

  2. 샤♡/ 혹시 그거 "일본은 없다" 아니던가요??? ㅎㅎ

  3. 아뇨. 일본은 없다-는 그나마 자기가 쓴 것도 아니라던데.
    여성이여,테러리스트가 돼라. 였습니다요.

  4. 샤♡/ 여성에게는 테러리스트가 되라고 해놓고서 지는 저 난리를 치고 있구만요. ㅋㅋㅋ 그 책 읽은지가 하도 오래되서 뭔 내용인지 기억도 잘 나질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