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들 도대체 어디 있을까???

아, 참으로 궁금하다.

열사의 땅, 아라비아의 그 찬란한 모래사막으로 대한남아의 기개를 떨치고자 달려간 자랑스러운 우리 청년들. 손에 손에 총을 쥐고 무장한 기갑차량을 끌면서 알라의 제국, 아라비안 나이트의 고향으로 조심스레, 너무나 조심스레 떠나갔던 우리의 전사들. 그들은 지금 어느 땅 어느 하늘 밑에서 고향생각을 하며 지내고 있을까?

 

나만 궁금한가?

그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가 흘러나올듯도 한데, 가서 잘 있는지, 재건사업은 잘 추진되고 있는지, 혹시 물갈아 먹고 배탈이라도 난 넘은 없는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 떠날 때 말없이 떠나간 그네들이 지금껏 암말 없이 기냥 잊혀져가고 있다. 어, 참. 우리 싸덕이 아저씨는 그 때 같이 갔나? 이냥반도 여태껏 소식이 없네? 예비군 훈련도 끝난지 한참 되었을텐데 입고갈 군복이나 있었을까?

 

근데 또 뭔소리야?

간 넘들이 뭐하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파병기간연장동의안이 올라간단다. 희한한 일이다. 그 시퍼런 청춘들이 거기서 뭐하고 있는지라도 알아야 기간을 연장을 하던 쥐랄 쌈을 싸먹던 이야기를 할 게 있을 것 아닌가? 거기 간 넘들이 열사병에 쓰러져 횡설수설하다가 병원에 실려갔는지, '사막의 라이언'의 후예들과 실탄사격 서바이벌 게임을 하고 있는지, 영원한 우방 미국의 군대와 교도소 안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 있는지 이런 거 좀 누가 안 알려주나?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으면서 기간 연장하자는데, 이게 뭔 심산가??

 

러시아의 인질극 사태가 막을 내렸다.

푸틴은 공포에 떠는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근본적 방안으로서 인질을 존재하지 않도록 하는 기가막힌 진압작전을 전개하였다. 그렇다. 인질이 없어지면 무슨 수로 인질극을 벌이겠는가? 따라서 인질범들을 어이없게 만드는 방법은 바로 인질을 없애버리는 방법이었던 거다. 이 기가막힌 인질범 진압작전을 과연 동서고금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뭐 앞선 넘이 있었던 없었던 그건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러시아에서 벌어진 일은 알 수 있다.

러시아에서 1000여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세계가 분노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역시 정말 무서운 놈은 푸틴이었다는 것을 새삼스레 알게 되었다. 그런데 정작 울 나라 새파란 청춘들이 모래찜질을 하고 있는지 모래성을 쌓고 있는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 뜨거운 모래 밟고 다니면서 무좀이라도 다 치료를 했는지, 아니면 무좀에 더해 발가락 화상까지 입었는지 도통 알 도리가 없다.

 

정말 안 궁금한가?

진짜루? 그런데 왜 난 궁금할까? 싸덕이 형 거기 갔나? 각목이라도 들고 가겠다던 신혜식인가 하는 넘은 왜 아직 안가고 있나? 거기 간 넘덜은 도대체 김치쪼가리라도 먹고 있나? 혹시 배달된 폭탄을 도시락인 줄 아고 그냥 까보는 거 아닌가? 삽질하러 간다고 쌩구라를 깐 다음에 보냈는데, 하라는 삽질은 하지 않고 총질만 하고 있는 거 아닌가? 맨날 국익타령하던 일자(一字) 마빡 주름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국익수입이 있었는지 가계부라도 좀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닌가? 다른 사람들, 이런 것들 정말 궁금하지 않은가???

 

날 사막에 좀 보내도....

궁금해서 못참겠다. 이라크 갈 때 비자 받아야 하나?? 벼라별 게 다 궁금하다. 아, 참. 파병반대 단식투쟁하고 있는 수사님, 아직 단식중이신가? 이거 왜 이렇게 궁금한 게 많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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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7 18:56 2004/09/0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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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언니가 러시아 살고 있는데 무사한가 물어봤더니 보도통제 때문에 잘 몰랐대요. 나중에사 알았다는데...참 나. 그런데 그 얘기 듣고나서 TV를 보는데 EBS다큐멘터리축제에서 <러시아신문사살인사건>이라고..정부에 비판적인 신문사 기자가 두 사람이나 총맞고 죽었대요. 그런데 경찰에서는 그냥 강도라고...그러더군요. <알포인트>봤는데 그 감독이 고사 지내다 울었대요. 하는 말이 "이제 그들의 자식이 이라크로 간다는 생각에..." 그 말에 가슴이 찡 하더군요.

  2. rmlist/ 음... 알포인트 감독이 그런 말을 했군요... 하.. 답답합니다....

  3. 아직 단식 중이세요..(40일 훌쩍 넘겼음) 참세상 오면, 동화작가 박기범님 단식일지가 올라오고 있는데.. 평화바람이랑 수사님이랑 박기범님이랑 단식순례 중이예요..

  4. toiless/ 음... 글쿤여... 에효... 언제까지 피골이 상접하도록 곡기를 끊고 있어야 뭐 하나라도 되는 시늉을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