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 없는 세상

최악의 환경재난이 벌어지고, 강화도에서 억울한 청춘의 목숨을 뺏아간 총기탈취범 이야기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린다. 대선은 완전 혼란의 도가니탕이 되어가고 있고, 삼성장학생 노무현과 뇌찰(떡찰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달라는 어느 떡집 주인의 지적에 동의하며 앞으로 검찰을 뇌찰 = 뇌물먹는 검찰로 표시하련다. 내맘대로!)은 처먹은 값을 하느라고 동분서주. bbk덕분에 매상고 늘었다는 bbq는 상장되어 있는 회산가? 아는 넘들에게 주식이라도 얼른 사라고 해야할 판인데...

 

이 와중에 우연찮은 계기로 개인용 컴터를 장기외출보냈다. 지금도 남의 컴... 빼앗긴 컴에도 봄은 오는가...가 아니고 암튼 그렇게 해서 컴 없는 며칠을 보내고 있는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첫째, 컴이 없는 동안 책을 읽는데 집중력이 어마어마하게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책의 글이 쉽게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주변의 작은 소음에도 반응하게 된다. 분명 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과거에 전철을 타거나 버스를 타면 목적지에 내리기 전까지는 주변의 난리 북새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그렇게 되지 않는다.

 

둘째, 책을 읽는 속도가 과거와 같지 않다. 더구나 인쇄된 글자들을 읽는 것도 쉽지가 않다. 눈동자가 갑자기 옆으로 튀거나 위 아래로 튀어버린다. 그러다보니 중간에 있는 내용을 못 읽고 지나치게 되고 결국 맥락이 맞지 않게 되어 다시 앞에 보았던 부분을 다시 보는 일이 벌어진다. 이럴 수가...

 

셋째,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컴터를 치웠더니 책을 많이 읽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 컴터를 치웠을 때는 마치 버스에 지갑두고 내린 넘마냥 안절부절하게 되고 책 몇 장 넘기다가 갑자기 두리번 거리게 되는 정서불안증세가 있었다. 그러나 불과 하루가 지나자 책이 제법 읽힌다. 며칠 동안 불과 100페이지를 못 넘기던 책을 반나절만에 다 읽었다.

 

이제 블질도 자제해야겠다. 하이텔 찬우물 시절 이후 홈페이지 게시판 시절을 거쳐 블로그까지 하던 행인. 이제 컴터와 좀 멀어져야겠다. 컴 없는 세상이 이렇게 재미있다는 사실을 그동안 너무 오래도록 잊고 있었던 듯 싶다. 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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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1 14:18 2007/12/1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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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행인님의 팬들이 재미가 없어집니다. 적당한 균형을~

  2. 컴없는 세상 며칠 재미있겠지만, 금새 컴의 향기로 되돌아 오게 될 겁니다.ㅎㅎ.

  3. 박노인님 말씀에 동의하며~ 책 읽고 싶을 땐 노트북 연결을 안 한다지요~ (근데;;; 맨날 연결하게 되더군요 크 ^^:)

  4. 이 포스트는 '911'이야. 참으로 비상사태가 아니라 할 수 없군.
    블질 자제한다고 이렇게 큰 소리 쳐 놓으면 나중에 어쩌실라구? 블질하고 싶을 때 당구치러 가겠군. 아님 Wow 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연애가 더 재밌어지려나? ㅋㅋ.

  5. 박노인/ 균형보다두요... 실은 불질의 매력은 쉽게 사라지지 않네용. 그게 참 제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네용. ㅠㅠ

    산오리/ 불현듯 컴의 향기가 어디선가 풍겨와요. ㅜ,.ㅡ

    에밀리오/ 그쳐? 저도 공감합니다. ^^

    말걸기/ 자제라고 했지 안 한다고 한 건 아닌데... 쩝... 당구와 Wow, 연애는 그닥 관계 없심. 흥~!

  6. ^^;

  7. 글 자주 써 주세요. 안 그러면 대놓고 삐칠 거에요(-_-+)-

  8. 논문은 다 썼어요?

  9. 말걸기/ 나두 ^^;;

    무한한 연습/ 헙... 넹. 알겠습니다.

    azrael/ 아직 시작두 안 했어용....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