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국익"은 달린다.

국가보안법 탄신일이다. 개코메디같은 법률이 "국익"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 떠받쳐지고 있는 현실은 아직도 그대로다. 그리하여 그 "국익" 앞에서 사람들의 눈과 귀는 막히고 입은 봉해진다. 국가의 정체성을 국민과 "헌법"이 아닌 국가보안법에서 찾고 계신 여러분들, 감개무량할 하루다. 아직도 살아있는 생명력에 경의를 표하라.

 

자이툰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이라크에 머물 예정이다. "국익"표 호떡 구워서 이라크 어린이들에게 나누어주는 일은 중단했지만, "국익"을 위해 요인 경호 등 본격적인 전투병의 길을 걷고자 한다. 그들이 지키는 "국익" 앞에서 사람들은 "대~한민국"이 알카에다의 테러목표가 되었다는 뉴스 아닌 뉴스를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들어야 한다.

 

농민이 죽고, 죽어가고 있는데도 그들을 죽음의 행렬로 내모는 짓은 계속되고 있다. 다 "국익"을 위해서란다. "10%의 인재가 전 국민을 먹여 살린다"는 어느 재벌 회장의 말씀은 이들 "10%"의 이익을 "국익"으로 승화시킨다. 그리하여 "전 국민을 먹여 살리는" 위대한 "10%"의 국익을 위해 오늘도 농민들은 전경의 방패 아래 목을 디민다.

 

인터넷은 아직도 떠들썩하다. "국익"을 위해 황우석을 보위하자는 이 네티즌들의 힘찬 함성은 막을 방도가 없어 보인다. 과학자에게 "국경"을 요구하는 네티즌들은 "나의 연구에 made in Korea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싶다"는 황우석의 발언을 바이블로 삼는다. 그리하여 그를 보위하는 것은 "국익"을 위하는 것으로 둔갑한다.

 

요즘 행인의 화두는 "국익"이다. 누군가에게는 의심할 여지 없이 "국익"의 개념이 설정되는지 모르겠지만 내게 있어서 "국익"은 소문은 자자한데 실체는 없는, 옛날 국민학교 푸세식 화장실에 출몰하는 유령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만나보고 싶은, 만나서 그 실체를 알고 싶은 미지의 생명체다. 누군가의 피와 눈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희안한 체질을 가진 미스테리의 생명체, "국익"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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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1 12:10 2005/12/01 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