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 이 글은 지후님의 [경찰청 고용직 노조, 기습시위] 에 관련된 글입니다.

당사에서 밥짓는 냄새, 김치냄새 피워서 당직자들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경찰청 고용직 노동자들... 하지만 매일 그들을 보게 되는 행인은 오히려 그들에게 항상 미안하다. 그들에게도 집이 있고, 가족이 있을텐데... 벌써 3개월 여를 당사 그 좁은 구석방, 아니면 회의실 찬 바닥에 누워 서러운 잠을 자야하고, 당직자들 눈치를 봐가며 밥을 지어 먹어야하는 그들... 그리고 엄마를 따라 당사농성을 진행중인 꼬마아이... 그 꼬마아이 볼 때마다 울컥하고 뭔가가 치밀어 오른다. 밖에 나가 신나게 뛰어놀 아이인데... 남의집 살이하는 아이처럼 항상 조용히 해야하고 항상 눈치를 봐야한다. 도대체 왜...

 

뭐 하나 도와주지도 못하면서 그저 맘만 아프다. 집구석 관리도 제대로 못해 고용관계로 인한 잡음이 쮜어나오는 주제에 그들을 위해 고용안정이니 뭐니 떠들기도 창피스럽다만, 그래도 저 경찰청 높은 자리에 앉아 남의 밥줄을 지 맘대로 쥐었다 놨다 하는 인간들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찬바람에 눈치보며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있는 농성자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그리고 미안하다. 하염없이 미안하다. 밥냄새 풍기고 김치냄새 풍긴다고 눈치줄 사람 없으니 당신들 집에 온 것처럼 편히 있다 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힘내시면 좋겠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끝내 승리의 웃음 지으며 환하게 들어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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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5 02:56 2005/03/05 0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