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 이 글은 지후님의 [경찰청 고용직 노조, 기습시위] 에 관련된 글입니다.

당사에서 밥짓는 냄새, 김치냄새 피워서 당직자들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경찰청 고용직 노동자들... 하지만 매일 그들을 보게 되는 행인은 오히려 그들에게 항상 미안하다. 그들에게도 집이 있고, 가족이 있을텐데... 벌써 3개월 여를 당사 그 좁은 구석방, 아니면 회의실 찬 바닥에 누워 서러운 잠을 자야하고, 당직자들 눈치를 봐가며 밥을 지어 먹어야하는 그들... 그리고 엄마를 따라 당사농성을 진행중인 꼬마아이... 그 꼬마아이 볼 때마다 울컥하고 뭔가가 치밀어 오른다. 밖에 나가 신나게 뛰어놀 아이인데... 남의집 살이하는 아이처럼 항상 조용히 해야하고 항상 눈치를 봐야한다. 도대체 왜...

 

뭐 하나 도와주지도 못하면서 그저 맘만 아프다. 집구석 관리도 제대로 못해 고용관계로 인한 잡음이 쮜어나오는 주제에 그들을 위해 고용안정이니 뭐니 떠들기도 창피스럽다만, 그래도 저 경찰청 높은 자리에 앉아 남의 밥줄을 지 맘대로 쥐었다 놨다 하는 인간들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찬바람에 눈치보며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있는 농성자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그리고 미안하다. 하염없이 미안하다. 밥냄새 풍기고 김치냄새 풍긴다고 눈치줄 사람 없으니 당신들 집에 온 것처럼 편히 있다 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힘내시면 좋겠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끝내 승리의 웃음 지으며 환하게 들어왔으면 좋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3/05 02:56 2005/03/05 02:56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hi/trackback/271
    • Tracked from
    • At 2005/03/05 08:32

    * 이 글은 행인님의 [그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에 관련된 글입니다.

    • Tracked from
    • At 2005/03/24 06:17

    * 이 글은 행인의 [그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하고 무척 관련된 글이다. 이영순 의원. 요즘 독도때문에 무척 바쁜줄 알고 있었더니 경찰청장과 면담도 했단다. 꽃샘추윈지 아니면 겨울

  1. 마음으로 연대해 봤자 일말의 도움도 안 되는 것에 항상 무력감을 느껴요. 나쁜 놈들을 미워하다가 결국 나를 미워하게 되구요. 그래도 항상 희망을 놓을 수가 없어요. 결국엔 잘 된다고 믿고 싶어요.

  2. 그 꼬마아이의 미래에는 더 이상 이런 일들이 없어야 겠지요. 그게 민노당이 꼭 있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겠구요... 무력감이 들기는 하지만 그분들이 꼭 웃으면서 당사를 떠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3. 요즘은 어딜 가도 이 분들을 만나게 되죠. 힘들텐데도 늘 힘있고 밝은 모습인데, 이 영상에서 눈물 흘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눈물 나고 화나고...

  4. 덩야/ 무력감을 느낄 때면 완전히 그로기 상태가 되버려요... 그들이 건져내는 희망에 편승해 과실만을 따먹고 있는 행인... 그런 생각이...
    hand/ 꼭 그래야죠. 민주노동당이 그분들에게 희망을 주는 당이 되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살아야겠습니다.
    toiless/ 안 울려고 하는데... 그게 맘 같이 잘 안 되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