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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유난히 비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사진들도, 어찌 보자면 차분한 가운데 심도가 느껴지고, 어떤 것들은 귀신 나올 것 같은 우중충.. ㅜ.ㅜ
#. 메이지 신궁
지난 7월 초 일본 출장 때 스케줄이 한 타임 비어서 시내에 위치한 메이지 신궁에 구경갔다...
흐리고 무더운 날이었고, 신궁에 대한 안내는 심기에 거슬렸다.
메이지 천황 부부의 죽음에 대한 온국민적 추모 열기에서 지어지게 되었다니.... .
이 때가 한창 제국주의적 침략이 노골화되던 시기....
도심 한 가운데 그토록 울창하게 수목들이 보존될 수 있다는게 부럽기도 하고,
연합군의 공습을 피해간 것에 알 수 없는 묘한 정서적 이물감....???
사진들이 좀 호러영화 스러운.... ㅡ.ㅡ
#. 소안도
서울역노숙인 진료소 학생들 섬활에 강의하러 다녀옴...
학생들은 더위와 노역, 마지막날 물놀이에 지쳐 내 강의 따위엔 관심도 없었어... ㅜ.ㅜ
익히 짐작이야 했지만 뭐.............
아침에 집 출발해서 거의 열시간 만에 섬에 도착...
매일 서울에서 비만 보다가 땡볕을 보니까 '잠시' 반갑기는 했는데 어찌나 뜨거운지 원...
가기전에 노가다 장에게 이 곳이 독립운동 유적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잉? 했었더랬다.
아니, 그 구석에 있는 작은 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게야, 도대체 상상이 안 갔었는데...
가보니 참... 찡하더라는....
정작 지배계급이 한양에서 나라 팔아먹고 식민지 지배가 천년만년 지속될 거라며 황당한 짓거리들 벌일 때, 이 곳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니....
일본인 순찰조를 처단하기 위해 등대섬을 기어올라가는 불령선인들의 모형은, 그 조잡함 때문에 더 짠하더라는...
그리고 사진에서 민족교육을 위해 세운 소학교에서 여학생들이 나란히 교육받는 모습도 뭉클....
마을 분들이 어찌나 자부심이 높으신지 첨엔 뭔 일인가 했는데...
박물관에 나열된 이름들의 갯수가 정말 이 작은 섬마을에서 모두 비롯되었다고는 믿기지가 않을 지경....
항상, 나라는 엄한 놈들이 망쳐놓고, 이렇게 민중들이 땅에서 박박 기며 그 나라 찾아오거나 살려냈다는 우리네 슬픈 역사가 그대로 재현된 공간....
#., 비오는 전등사
약간 흐린 날씨에 정말 '눈이 부시게 푸르른' 숲과 논밭의 작물들을 보며
블루베리 한 상자 먹은 약효를 체험 ㅋㅋ
눈이 막 선명해지는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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