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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

어렸을 때부터, 울 엄마가 경고했었다.

이바구 너무 좋아하면 패가망신한다고...

주로 밤새서 만화책 보거나 소설책 보구 있을 때 하셨던 말씀....

 

그래서, 전공 외 교양(?) 책들은 가급적 등하교, 출퇴근 길에만 보구 집에서는 보지 말아야지 생각하고는 하지만... 그래도 맘대로 되는 건 아니다.

하워드 진 할배의 자서전 격인 '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을 읽는데, 너무 흥미진진한 거다. ㅜ.ㅜ  벌써 반도 넘게 읽어버렸다.

 

할배, 어쩜 그리 이야기를 재미나게, 감동적으로 풀어놓는지....

투쟁에 대해서는 한 없이 진지하고 감동적이게 썼지만, 막상 자신의 이야기는 툭툭 던지듯이 무심하게..

할배가 Spelman 대학에서 해고당하자 사람들이 몰려와서 같이 분노하고 위로의 말을 건네는 회상 장면에서...   이런 이야기를 문득 꺼낸다.

사람이 죽는 거랑, 해고되는게 비슷한 점이 있는데... 사람들이 온갖 종류의 덕담을 늘어놓는 거란다. 그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이었는지, 우리는 정녕 그를 못 잊을 거라든지....

근데, 해고의 장점은, 죽는 것과 다르게 이 모든 덕담을 본인 스스로 들을 수 있다는 거란다 ㅎㅎㅎ

 

부인과 결혼하게 된 이야기도 웃긴데..

군대에 가있는 소심한 친구가 그녀를 짝사랑했고, 할배한테 편지를 대신 전해달라고 했는데 그 편지 전해주러 갔다가 그만 눈이 맞은 거다. 이 양반, 당시 자기는 친구를 배신한게 아니라고 확신했단다. 그녀의 마음 속에는 그 친구가 없었다나?....  

 

그리고 군에 가서 여친(지금의 부인)의 편지 기다리던 이야기... 배달된 편지를 이름 순서대로 나눠주는데, 자기는 성이 Z이라서 항상 기다리다 죽을 뻔 했단다 ...

 

어제 읽은 부분, 흑인 민권운동, 그 격변의 현장에 있었던 할배의 삶, 역사의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수많은 민중들의 '직접 비폭력 행동'은 정말 감동의 도가니였다.....  할배가 엄혹한 시기에도 자꾸 "낙관"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어렴풋이 이해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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