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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2/03/28 잡생각 메모 (3)
  2. 2012/03/23 과학 소설과 과학 논평
  3. 2012/03/18 당대의 영화... 화차
  4. 2012/03/15 유연성과 원칙 사이
  5. 2012/03/09 선거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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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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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일 때문에 바쁘기도 하고 지독한 목감기 때문에 컨디션이 정말 메롱이다.

 

근데 꼭 기록해두고 싶은 게 있다.

 

얼마 전에 변영주 감독이 진보신당 지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나섰다.

전후 사정은 나도 잘 모른다.

허나, 누가 부탁한다고 마음에도 없는 일을 그녀가 억지로 했을 것 같지는 않고

또 평소의 행보에 비추어볼 때 그닥 예상못한 일도 아니기는 하다.

 

그런데, 그 전에 나는 그녀가 당적을 옮겼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예전에 연구소 모임에 특강 오셨을 때 뒷풀이 자리에서 그녀는 노와 심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표명한 바 있다. 

이들의 생각에 동의할 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이 사람들이 너무 좋다고 이야기했었다.

나는 그래서, 혹시나 그녀가 그들을 따라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권력에 대한 욕심입네 뭐네 사람들이 거품을 물고 욕을 해도,

그래도 나는 여전히 노/심/조에 대한 애정이 적지 않다.

그들의 행보가 아쉽기는 하지만, 그것이 정말 개인의 야욕 때문이었다고는 지금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진심으로 잘 되었으면 좋겠고, 

국회에 입성한다면 기여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우리 불쌍한 '조'... ㅜ.ㅜ)

아마, 예전에 노심조를 좋아하고 지지했던 사람이라면 이런 마음들이 다 남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러한 인간적인 애정 (?)과 정당 활동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당원'과 '빠'의 차이점이기도 할 것이다.

 

한국사회의 노동없는 민주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했던 최장집 교수가

개인적 인연을 들어 손학규 후원회장으로 나섰을 때 세상이 좀 혼란스러웠다.

그렇게 정실 정치, 정당없는 정치, 노동없는 정치를 비판하셨던 분이... 이게 뭔 일인가....

일개 필부도 아니고... 그것이 미치는 파장에 대해서 모르지도 않으실 분이....

 

이런 맥락에서

변영주 감독이 그 좋아하던 노/심이 아니라 진보신당의 당원으로 남아 있고 공개적 지지를 표명했다는 사실은 다소 상징적이다. 그리고 이건 변 감독 개인 뿐 아니라 노/심을 아직도 아끼고 지지하지만 진보신당 당원으로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정치학자도 하지 못한 일을 우리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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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8 21:26 2012/03/2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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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소설과 과학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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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길이 가까워져서 한 가지 안 좋은 점은 책을 읽기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ㅡ.ㅡ

사실, 출퇴근 시간 절약된 분량을 차분히 앉아서 책읽는 시간에 써도 될텐데...

아무래도 자리에 앉으면 항상 어디에선가 적체되어 있는 일을 하게 되는지라...

 

저녁 독서시간 할당을 지키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듯... 이러다 바보되겠쓰... ㅜ.ㅜ

 

#1. SF 명예의 전당 2권

 

SF 명예의 전당 2 : 화성의 오디세이
SF 명예의 전당 2 : 화성의 오디세이
로버트 A. 하인라인 외
오멜라스(웅진), 2010

 

이거 사실 첨 출판되었을 때 번역자 중 한 명인 네오한테 선물받은 건데

뭉기적거리고 있다가 최근에야 다 읽었다.

내가 번역에 참여했던 '명예의 전당' 시리즈 (?) 중 단편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역시나 느끼는 감정은... 놀랍다/대단하다/신기하다.......

 

*

아무런 맥락없이 읽는다면 빈번하게 등장하는 정형화된 클리세들이 눈에 거슬리고

공장에서 찍어내듯 고만고만하게 나오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자연스럽게 연상될 법도 하지만,

여기 실린 이 글들이 현재의 그 클리셰, 혹은 스테레오타입의 원조였음을 생각하면 대단하다는 말로는 오히려 설명이 부족하다.

이를테면, 서글프고 애틋하면서도 약간 소름이 돋는 '헬렌 올로이' 같은게 대표적이다.

감정을 갖게 된 로봇, 로봇인 줄 모르는 로봇, 그 정체를 알면서도 사랑에 빠지는 사람...

SF 업계에서 이 얼마나 상투적이고 흔해빠진 스토리인가 말이지.. ㅋㅋ

근데 이게 1938년 작이라는 사실이 완전 후덜덜......

스터전의 경우에도 그 명성만 익히 전해듣고 작품은 첨 보았는데, 역시 소인, 기계인간의 창조주, 우리 주변의 소우주, 사회성 빵점인 과학자....  오늘날 흔해빠진 플롯들의 원조 ....

반인/반기계를 다룬 '스캐너의 허무한 삶'도 그렇고,

초능력을 갖게 된 누군가 (대개는 어린이 ㅋㅋ)의 축복받지 못한 삶을 다룬 '즐거운 인생',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과도 관련된 안전한 로봇 패러다임에 반하는 '즐거운 기온'도 이런 유형...

 

*

미래를 내다보는 혹은 사회문제를 예측하거나 뚫어보는 눈 또한 놀라운데,

이를테면 핵 노출에 의한 기형아 문제를 아주 짧고도 인상적으로 그려낸 '오로지 엄마만이',

도덕/차별/배제 문제의 복잡성을 빼어나게 그려낸 '친절한 이들의 나라',

그리고 무엇보다 '앨저넌에게 꽃다발을'은 엄청난 수작....

정체성/능력주의/과학기술의 사회적 영향 같은 어려운 당대의 이슈를 어쩜 이렇게 짜임새 있으면서도 서정적으로 그려냈는지.... 읽는 내내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음.. ㅜ.ㅜ

 

*

근데... 하인라인의 노동자 적대성은 도대체....

누가 쓴 건지 확인하지도 않고 읽다가 '혹시?' 하면서 다시 앞쪽을 들춰보니 '역시' 그였어... ㅡ.ㅡ

글은 참 맛깔나게 쓰는데...   짜증이 화르륵..

 

 

#2. 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 창조론이 과학이 될 수 없는 16가지 이유
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 창조론이 과학이 될 수 없는 16가지 이유
리처드 도킨스 외
바다출판사, 2012

 

당대의 일류 과학자들이 바쁜 시간을 내서 이렇게 책을 써야 하는 미국의 현실이 그저 안습....

나도 2004-05년 미국에 머무르는 동안 어처구니를 상실했던 공립학교 지적설계론 교육을 둘러싼 되도 않는 '논쟁'에 과학자들이 이건 정말 심각하구나 하면서 함께 팔을 걷어붙인 프로젝트라고나 할까?

뭐 미국 상황이 한심하기는 하지만,

한국에서도 KAIST 에 '창조관'이 버젓이 존재하고, 미국의 복음주의 영향이 남유난히 강한 점을 생각한다면 남 욕할 처지는 아닌 듯...

담배회사나 석유회사들이 건강영향, 지구온난화 등 자신들에게 불리한 연구결과를 반박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으로 동원하는 수단은 의심을 창출하고 논란을 만들어서 시간끌기.... 사실 창조과학의 최근 버전인 지적설계론이 동원하고 있는 방법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보면 될 듯... 

진화론이 완전 틀렸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진화론도 있고, 지적설계론이라는 대안적 설명도 있는데, 학문의 자유, 선택의 자유라는 미국 정신에 따라 과학 시간에 여러 가지 견해를 다 가르치는게 좋지 않겠냐...  이런 접근전략...

말만 들으면 그럴듯해보이지만, 일단 지적 설계론은 '검정'이 가능한 형태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리고 실제로 전문가동료 심사 학술지에 증거가 제시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건 뭐 과학도 아닌데.... 어디 듣보잡이 나타나서 진화론과 자기가 동급이라고.....

워낙 지적설계론을 포함하여 종교 - 특히 기독교는 정파, 사파, 구교, 신교 가리지 않고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기에 책의 내용이 신기한 것은 없었으나,

'자연선택은 누가 더 생존율이 높을지 모르는 상태로 생겨나는 무작위적인 변이들을 재료로 삼는 무작위적이지 않은 과정'이라는 간단명료한 문장으로 진화론의 핵심을 설명한 것이 기억에 남고, 또 두 가지 인상적인 부분....

 

첫째는, 신학교에 다닐만큼 독실한 기독교도였던 다윈이 자신의 믿음, 그리고 기존의 지식과 일치하지 않는 자신의 발견 때문에 몹시도 괴로워했다는 점....

만일 이 때 다윈이 '어 이게 아닐 거야, 내가 뭘 잘못 봤겠지, 이럴 리가 없잖아'라고 넘어갔으면 현대의 위대한 발견은 없었거나 아니면 한참이나 뒤늦게 다른 사람에 의해 이루어졌을 것.... 코페르니쿠스의 위대한 발견도, 기존 지식으로부터 예측된 것과는 미묘하게 다른 자신의 관찰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왜' 라는 끈질긴 질문으로 추구한데서 비롯된 것임을 떠올려보면, 과학적 태도란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믿음'이 아닌 '이성'에 의해 질문하고,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리라...

이에 비하면, 내가 그동안 했던 연구들에서 이런 태도는 너무 부족하지 않았나 반성.... ㅡ.ㅡ

뭐 내가 다윈이나 코페르니쿠스 쫓아가려다 가랑이 찢어지겠지만,

기존 지식과 일치하지 않는 결과에 대한 경시, 혹은 안일한 해석은 돌아보면 민망할 지경............ㅜ.ㅜ

 

둘째는 과학이 도덕원리를 제공할 수 없는 것만큼이나 종교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 (스티븐 핑커)에 완전 공감!!! 종교가 일부 (!)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것도 사실이지만, 그 패악질을 두고 손익계산서를 비교해본다면 인류에게 손해가 더 클 것이라는 것이 평소 나의 지론인데다, 종교가 과연 윤리와 도덕 영역에서는 소중한 존재인가에 대해 깊은 의구심을 가졌던 나에게 아주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의견....

종교, 특히 자기성찰로서의 도구가 아니라 어떤 절대자와의 관계를 상정하는 종교의 경우,

그러한 절대자의 존재가 사람을 과연 더욱 도덕적으로 행동하게 만들까???

역사적으로 한국을 비롯하여 세계 곳곳에 훌륭한 종교지도자들이 많았고 (많았나?)

또 일반인들 중에서도 해당 종교가 내세운 본연의 미덕을 실천하며 사는 이들이 적지는 않았으나, 그렇다면 counter-factual condition 을 가정했을 때 과연 이들이 해당 종교에 귀의하지 않았더라면 인간 말종이 되었을 것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ㅋㅋ

종교 없었어도 충분히 그들은 도덕적인 삶을 살아가지 않았을까 싶다는....

실제로는 버트런트 러셀도 누누이 지적했듯,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혹은 인가된 패악이 너무너무 많은데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계속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도덕이 종교의 영역에 속한다는 전제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스티븐 핑커의 경고는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종교가 없다는 것이 물질만능주의 인간말종으로 살겠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잖나....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몇 주 전 한겨레 21에 실린 김인국 신부의 인터뷰를 읽다 약간 허거덕 했다. 이 분은 김용철 변호사가 양심선언을 할 때 도와주고 힘이 되준 훌륭한 분이다. 인터뷰 중간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뱀이 시키는 대로 놔두면 안 된다. 창세기에 나오는 원죄 이야기다. 아담과 이브가 금지된 과일을 따먹은 것보다 더 무거운 죄는 지각능력과 판단능력을 버리고 뱀이 시키는 대로 행동한 것이다. 운명의 결정권을 뱀에게 넘긴 것이 죄와 불행의 시작이었다. 세상의 불법과 폭력에 우리가 공범자일 수 있다는 생각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세상의 악에 우리도 어떤 모양으로든 일조하거나 간접으로 승인하거나 결과적으로 방조 또는 묵인한 측면도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세상이 이럴 수는 없다." (한겨레 21 900호 김인국 신부 인터뷰)

 

글쎄다.. 나는 이 에덴동산 장면을, 창조주가 시키는 대로 무개념 상태로 살다가 뱀을 통해 처음으로 각성을 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된 상징적 사건으로 이해하고 있다. 운명의 결정권을 뱀에게 넘긴게 아니라, 뱀을 통해 돌아보게 된 것 아니여? 그 전에는 결정권이 오로지 그분에게 있다가??? 이런 걸 보면 정말 건널 수 없는 심연이 존재한다는 생각밖에....  뒷부분 논지에는 완전 동의하는데, 이게 정말 적절한 사례인지는 도대체 납득이 안 됨...

하긴, 뭐 믿는다는데 어쩌겠나.... 과학적으로 입증하거나 반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나는 절대자 믿는 종교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사족이지만, 이건 실존인물을 둘러싼 종교적 빠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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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3 23:43 2012/03/23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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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의 영화... 화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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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이 영화를 용산 CGV에서 보았다.

경선, 혹은 선영이라 불리길 원했던 그녀가 정신줄을 놓고 용산역사를, 백화점을 지나 주차장으로 질주하던 중 당장이라도 극장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게 아닌가 하는 괜한 걱정마저... ㅡ.ㅡ;; 

 

 

1. 영화는 무서웠다.

 

그건, 잔혹한 장면들이 있거나 혹은 '앗 깜딱야' 하는 놀래킴의 장면들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당대, 오늘 이곳 한국사회가 너무나 생생하게 드러나 있어서 무서웠던 것이다.

마치, 여고괴담이 무섭게 느껴졌던 게 귀신 때문이 아니라 그 익숙하고 공포스러운 공간으로서의 학교 때문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 사라지고 연락이 끊어져도 사람들은 무심하다.

대낮에 무법천지 폭력이 자행되도 공권력은 어디에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리고 폭력과 소외의 피해자는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또다른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 새로운 가해자로 거듭난다. 차라리 이 사회의 기득권을 향한 한방이라면 속이라도 시원하겠지만, 그건 허구에 존재하는 심리적 위안일 뿐, 현실은 대개 그렇지 않다. 

 

나는 그녀가 말할 수 없이 가여웠지만, 내 옆에 다가올까 두려웠다.

"다 이해할 있어, 괜찮아" 라고 품어줄 수는 없었다.

누구도 처음부터 살인마고,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은 아니리라.

온몸에 피칠갑을 하고 스스로에게 몸서리를 치는 사람과, 주도면밀하게 우편함을 털고 고무장갑과 여행가방을 준비하는 이는 슬프지만 같은 사람이었다. 그저... 행복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어서.....

지금 또 어디에선가 이렇게 아름답고도 공포스러운 괴물을 만들어내고 있는 이 사회가 사무치게 두려워졌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일지 모른다.

관객으로 하여금, 연민과 공포를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2. 영화는 감독의 것...

 

여주인공 역할을 맡은 김민희 의 연기가 참 좋았다.

과하지 않다는 것... 이게 참 어려울텐데 말이다.

이선균이나 조성하, 다른 조연들의 연기도 다들 과하지 않았다.

경선의 친한 언니, 전남편, 동물병원 간호사, 동료형사, 은행다니는 문호 친구까지...

나는 이것이 전적으로 감독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아주아주 현실적인 소소한 장면들도 좋았다.

이를테면 문호 아버지가 파혼을 두고 아들을 야단치는 장면 같은 경우,

대부분의 TV 드라마에서 호쾌하게 뺨을 한 대 날리거나 뒷목을 잡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비해

영화에서는 마구잡이로 아들의 등짝을 때려댄다. 

헐리우드 영화에서처럼 퇴물 형사가 갑자기 능력자로 변신하는 일 따위도 없었다.

 

그리고 도대체 가라앉을 겨를이 없었던 문호의 충격은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일단 약혼자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 자체가 충격인데

그녀에게는 과거 파산기록이 있고 파산신청서에는 술집에 나갔다는 기록이 있다.

일단 한방 먹었지만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썼으나.... 결정적으로 심지어 본인이 아니야... ㅡ.ㅡ 

여기서 완전히 멘붕...

천신만고 끝에 신분을 확인하고 보니 이혼 경력...나중에는 심지어 아이까지....  

(그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등장인물들과 똑같은 대사 "뭐? 애까지?"를 내뱉고 말았음)

이런 긴장의 매듭들을 관객들이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끌고 갈 수 있는 게 바로 감독의 힘이 아니고 무엇일까?

 

이 영화에서 얻은 힘을 바탕으로 변영주 감독이 더 나은 작품들을 많이 들고 나타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배우 김민희가 앞으로도 계속 '배우'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램....

 

* 사족이지만...

사람을 새로 뽑거나 만나게 될 때.... 레퍼런스 체크가 중요하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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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8 12:03 2012/03/1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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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성과 원칙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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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원칙을 강건하게 지켜나가는 가운데,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전진'에 대한 목표를 잊지 않는다면,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가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그런데 현실 세계 속에서 이 문제는 좀처럼 분명하지도, 간단하지도 않다.

또, 거대담론으로서의 진보와 일상 정치에서의 진보가 항상 함께 가는 것도 아니다.

 

현실성, 유연성을 이유로 들면서

일상의 가부장과 권위에 순응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결코 버릴 수 없는 가치일텐데 그것을 전술적으로 잠시 접어둘수도 있는 것인양 취급하는 모습을 요즘 많이 본다. 

 

김동원 감독의 '송환'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더랬다.

"그깟" 전향서 한 장의 무게가 무엇이길래, 저들은 그 고통을 감내했던 것일까?

 

엊그제 일본어 수업 중에 선생님께서 예전에 아들 출생신고를 하면서  '소화@@년' 이 아니라 '서기@@년'이라고 쓰기 위해 공무원과 얼마나 실랑이를 벌였는지 말씀하시는 걸 들으며 또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싸움에 져서 '소화'로 표기했던 일이 아직도 속상하시단다..ㅡ.ㅡ

나도 주민등록증을 안 쓰려고 필요할 때마다 여권을 제출하고 들고 다니면서 실랑이를 벌이고 불필요한 설명을 하느라 고샘했던 기억, 국기에 대한 경례를 안 하면서 뒤통수가 따가웠던 소소한 기억들이 있는지라, 그 심정이 십분 이해가 갔다.

 

그런데....

대개는, 고루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처럼 비춰지겠지만,

그래도 짧지 않은 (?) 인생 돌아보건데, 유연성보다는 원칙이 우선인 것 같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네가 하면 불륜이라는 것도 우습다. 

 

물론, 하늘에 한점 부끄럼 없는 원칙적인 삶이라는 게 가능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겠지만,

그나마 최대값을 지향해야, 최소값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런 삶은, 사실 많~이 피곤하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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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5 22:51 2012/03/1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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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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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정치판이 어지럽고 엉망진창인 시기는, 철들고 나서도 처음 보는 것 같다.

혹시 해방 정국이 이랬을까나??? ㅜ.ㅜ

 

도대체 인지부조화 때문에 정신사납기가 그지없다.. 

 

공천을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면, 새삼 원칙이 뭔가 하는 의문이 든다.

마치 새인물을 공천해야 개혁이고, 기존 의원들을 재공천하면 구태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이 참 우습다.

무슨 최신 휴대폰 세일즈 하는 것도 아니고... ㅡ.ㅡ

 

거기에다 모바일 투표하고 국민경선해야 '민주적'인 것이고, 당원들만 후보 추천에 참여하면 그건 구악이다

진보정당에서 '진성당원' 제도를 자랑으로 내세웠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건 도대체 뭔가 모르겠다.

정당이고 뭐고 다 해체하고, 방송국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그냥 모바일 투표로 다 결정해버림 어떨까 싶다.

 

현재의 경제상황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에서 출마한 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자기와는 무관한 일인양 이야기하고

실질적으로 현 정권의 정책과 그리 다르지도 않았던 이전 정권 사람들은 모두 집단 기억상실증에라도 걸린 듯 싶다.

 

통합진보당, 진보신당은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문제를 두고 한창 신경전인데

민주노총 전직 간부들은 민주당에 개선장군처럼 입당....

닭쫒던 개라는 표현은 딱 이럴 때 쓰는 거 아닐까....

 

진보신당에 대한 기대를 어느 정도 접었던 상황에서

또 사람들이 비장한 각오로 한걸음씩 옮기는 걸 보니 차마 모른 척 못하겠고...

 

이번 총선과 대선을 지나고 나면 '일단' 87년 체제는 문을 닫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모두 안녕 이라고나 할까...

물론 역사에 단절이야 없다지만

좀더 차분하게 새로운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포맷 (!) 상태'에는 이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당장 선거에서 진보신당이 '공식적으로' 소멸될 것이 거의 분명해보이지만 (ㅜ.ㅜ)

그 이후를 웬지 기대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은 든다.

 

모두들 장렬하게 '산화'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그저,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라고 생각하며 조금만 숨을 고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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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9 22:36 2012/03/0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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