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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권에 딱 어울리는 김대환, 이목희

지난 4 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열린우리당의 비정규직 개악법을 비판하며 기간제 사유 제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파견업무 제한 등을 제시한 비정규 노동법 개정 권고안을 발표했다. 국가기관조차 노무현 정권의 비정규직 관련법안이 얼마나 기만적인지 인식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인 이 권고안에, '무식하면 용감하다', '단세포', '돌부리' 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비난에 앞장선 인물은 다름아닌 '노동탄압부' 장관 김대환이다.


한때 ‘진보적, 친노동적’ 경제학자라고 불렸던 김대환은 노무현 대통령 본인과 그 정권에 복무하는 모든 떨거지들이 그렇듯이, 주류에 편입되자마자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와 파병 반대 투쟁을 비난하고 이주 노동자를 단속·추방했으며 비정규직 확대 법안을 내놓으면서 자신이 얼마나 자본가들에게 편리한 도구처럼 쓰일수 있는 존재인지를 입증받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해왔다. 노동자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레미콘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했던 '노동귀족' 김태환 열사의 죽음에 대해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일어난, 나와는 무관한 사건' 이라며 애도전화 한통 하지 않은것은 그러한 충성심이 입밖으로 표출된 몇가지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자꾸 반복해서 미안하지만) 노무현 정권이 그렇듯이, 한편으로는 여론에 신경쓰지 않을수도 없는것이 그의 입장이다. 지난 5 월, 김대환은 인하대의 CEO특강에 연사로 초청받아 참여할 계획이었다. 총학생회는 김대환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학내 좌파들과 지역내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알리고 김대환이 온다면 항의시위를 조직할 것이라고 학교측에 전했다. 고려대 학생들의 이건희 박사학위 수여 저지 시위의 여파가 인하대까지 미친것이다, 결국 부총장은 김대환에게 특강에 올 것인지 말 것인지 알아서 선택하라고 넘겼고, 이미 자신이 가르친 제자들에게 '당신이 부끄럽다' 는 평을 받은 김대환은 이건희처럼 망신당할 것이 두려웠는지 결국 제자들 앞에 서는 것을 포기할수 밖에 없었다.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지만, 만약 김대환이 아래로부터의 압력을 못이겨 노동탄압부 장관을 물러난다면 그 후임은 누가 적절할까? 현재로서는 이목희 제 5 정조위원장 만한 적임자가 없는것 같다. 그는 이미 민주노총 지도부가 '사회적 합의' 에 천착하는것을 반대하는 노동운동의 활동가들을 '좌익 맹동주의' 라고 비난하며 노동운동 지도부를 노사정 대화 테이블에 끌어들이고 발목을 묶는데 주요한 역활을 담당했으며, 동시에 열린우리당의 비정규직 개악안을 통과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활을 자임하는등 신자유주의적 노동정책에 앞장서서 헌신해온 공이 있다.


최근에 이목희는 '차기 노동탄압부' 장관 자리를 굳히는 발언도 했다. 그는 19일 오전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들의 파업은 국민 정서를 외면한 것으로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고임금 근로자의 노동3권 가운데 일부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 이라는 발언을 한바 있다. 이 발언만큼 노무현 정권이 추진하는 그 모든 노동정책의 진의를 솔직하게 보여주는 경우도 드물것이다. 한마디로, 노무현이 존경하고 열우당이 마음의 대통령으로 모시는 인물은 박정희 장군이시며, 그 박정희 장군의 노동정책을 본받겠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이여, 한나라당과의 사랑싸움은 대강대강 하시라. 지금은 선거철도 아니잖는가?


물론 김대환이 그렇듯이, 그도 여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인물이다. 해서 그러한 발언으로 자신의 충성심을 드러내 보인 직후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노동3권 일부 제한' 발언에 대해서 '표현이 적절치 못한 부분이 있었다' 며 변명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재미있는것은 이런 모습까지도 노무현 정권의 장관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그가 과거에 노동운동가 출신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유시민이나 임종석 의 뒤를 이어 '가짜 개혁 사기극' 의 떠오르는 주역이라고 볼수도 있겠다.


이날 그가 말한 직권중재는 필수 공익 사업장의 경우 정부가 개입해 법적으로 파업을 중단시키고 노사 합의를 조율하는 제도로 7 월 초  보건의료 노조가 파업투쟁을 준비하다가 바로 이 직권중재 결정때문에 파업이 억지로 미뤄지기도 했었다. 이는 민주노총 등이 말하듯이 군사독재 정권의 노동기본권 탄압 수단으로 출발한 대표적인 노동악법이며, 보건의료 노동조합의 예에서 보듯이 다른 노동자들의 투쟁이 있을시 그와의 연대를 막는 저해하는 역활을 수행한다.


이목희는 표현이 적절치 못했다고 인정 하면서도, '사회 일각에서는 항공사, 조종사 노조의 단체행동과 관련해 직권중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 되고 있다고 하면서 자신의 발언이 정당함을 입증 하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사회일각' 이란 도대체 누구일까? 이날 경총에서도 '직권중재를 통해서라도 수출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발언이 있었다는 것에서 보이듯이, 그가 말하는 사회일각은 이와같이 바로 자본가 계급들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그와 비슷한 주장은 자본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서도 발견할수 있다고 반론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착각하면 안된다. '쉽게 읽는 마르크스주의' 에서 크리스 하먼은 때문에 '만약 당신이 거리에 나가서 지나가는 노동자들한테 혁명을 원하느냐고 묻는다면, 당신이 어떤 대답을 듣게 될지는 뻔하다. 당신더러 미쳤다고 얘기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마도 당신의 질문이 기가 막힌다고 여길 것이다.' 라고 한다. 기득권들은 소수의 자본가와 권력자들이 국가와 산업의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있다고 학교와 신문과 텔레비전이 계속해서 국민들한테 주입시키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배사상은 지배계급의 사상' 이라는 마르크스의 말은 이와 같은 배경에서 나온것이다. 


경기불황과 고용불안,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파업은 불편하게 보일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반응들은 정보를 공급하는 언론매체들이 정권의 요구와 자신의 이익 (광고유치) 때문에 자본의 입맞에 맞추어 편집해서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종사 노동조합의 요구안이 곧 비행안전과 직결되며,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이 바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의료공공성 강화와 직결된다는 점을 숨기고 마치 그것이 해당 노동자들에게만 이익이 되는듯, 심지어 그 때문에 '일반 국민' 이 피해를 보는것처럼 강조하는 것이 현재 기성언론의 역활인것이 사실이다.


좌우지당간, 현재 20% 안밖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정권의 정체성에 가장 부합하는 차기 장관감이 이목희라는 것은 이번 '노동 3 권 일부제한' 발언으로 명확해 진것 같다. 신자유주의 개혁과 노동탄압에 앞장서는 노무현 정권의 선봉장으로 새롭게 나서게 될 이목희는 그가 따르려하는 '선배 집권여당' 들의 말로를 떠올려 보기를 바라는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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