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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변혁의 시대 참가후기 1 - 18 일

다함께에 가입하기 전에 참여했던 '변혁인가 야만인가' 를 포함해서, 이번처럼 알차게 참가하기는 처음이었던거 같습니다. '변혁인가 야만인가' 의 경우에는 겨우 한 두 강연 정도만 들었을 뿐이었고, 심지어 그때 제가 뭘 들었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_-. 작년의 '전쟁과 변혁의 시대' 는 휴가기간을 맞추는데 실패한데다가 그나마 하루는 진행팀을 자원하느라 듣지도 못했다지요. 그에 비하면 올해는 비교적 충실하게 참석했던거 같습니다. 여전히 늦잠으로 인한 첫 강연 건너뛰기의 문제는 남아 있었지만요 ^^;;


 무엇보담도 올해는 참여해 주신 분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눌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전,변 기간동안 내내 참석해서 잘 듣고 있노라고 문자로, 전화로 연락 주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여기저기 전화번호 뿌리고 다닌 효과가 빛을 발했던거 같습니다 (ㅡㅡv) 덕분에 더욱 알찬 전.변이 될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참여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_(__)_


 참가했던 토론을 간략하게 정리해 두는편이 저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어 부족하나마 대충~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혹시 같은 토론에 참여했던 분이 계시다면, 부족한 정리에 대해서 '그게 아니었자나' 하며 보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래는 한번에 정리해서 후기를 올려볼 생각이었는데, 정리라고 하다보니 꽤 길어져 버려서 그냥 날짜별로 나눠서 올려야 될거 같습니다. 되도록 빨리 정리해 볼터이니 기대좀 해주세요 ㅋㅋㅋ


18 일 목요일은 오후 2시 30 분에 있었던 '맑스주의와 여성해방' 부터 들었습니다. 연사는 '다함께' 운영위원이자 신문편집위원이신 정진희 씨가 수고해 주셨습니다. 들었습니다... 라고는 하지만 사실 제대로 듣지는 못했는데, 아무튼 부족하나마 정리해 보자면,


정진희씨의 발제내용은 여성억압의 근원을 대부분 가부장제에서 찾지만 그보다는 인류사회의 생산력이 발달에따른 잉여가치를 분배하는데 있어 여성이 우선순위 다툼에서 밀려나면서 부터 시작된것으로 보는것이 타당하며, ( 엥겔스는 이를 '여성의 세계사적 패배' 라고 표현했다더군요 ) 여성억압의 주 원인인 가부장제 역시 계급사회의 발전에 따라서 나타나게 된 것이며, 따라서 여성억압은 계급사회의 산물이므로 계급적인 관점에서 바라볼때 대안을 찾을수 있을것이라고 주장하셨습니다. 따라서 모든 여성이 자매애로 뭉쳐야 한다는 페미니즘 진영의 주장은 여성내부의 계급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주장 ( 계급이 다른 여성들간의 공통점은 극히 적기 때문에 ) 이며 여성적 연대가 아닌 계급적 연대, 그리고 이를 통한 사회혁명을 통해서만이 여성해방도 가능하다, 단 진정한 사회주의 혁명가는 사회주의 혁명의 순간까지 여성의 자기 해방욕구를 미루어서는 안 되며 혁명뿐만 아니라 체제내의 개혁또한 진지하게 주장하고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진 플로어토론 에서는 주로 여성간의 연대가 불가능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를 통해 많은 부분 여성을 위한 조치들을 쟁취했다는것, ( 대표적으로 호주제 등 ) 계급적인 연대를 말하지만 현대중공업 같은 곳에서는 남성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배신당하지 않았었느냐는것, 발제내용에는 가부장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는 것에 대한 반론이 있었고, 이에 대해 정진희씨는 남성들간의 관계가 불균등 한것과 마찬가지로 여성들간의 관계도 그렇기 때문에 여성간의 연대는 전술적 방법이 될수는 있지만 전략적인 대안이 될수는 없다는 것,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배신행위는 노동조합 관료들에 의한 것이며 이로 인해 남성정규직 노동자들도 배신 당했다는것, 가부장제 보다 계급사회적 관점으로 봤을때 더 확실한 대안이 나올것이라고 답변 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토론에 집중을 못해서, 정리된 필기의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핵심내용은 대부분 정리했다고 생각하고요, 동일노동 동일임금, 최초의 낙태 합법화 및 공공보육시설 등을 이룩한 러시아 혁명이 그러했듯이 사회주의 혁명의 성공은 여성억압의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 해답이 될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개개인의 인성의 문제로 넘어가게 되면 모두가 자동적으로, 동일하게 여성에 대한 진보적인 의식을 공유하게 되지는 않겠지만 그러나 지금보다 나은 인식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점은 확신합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혁명의 성공도 장담할수 없을 것이니까요.


한마디 덧 붙이자면,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회원이 마지막날 뒷풀이 자리에서 전해 주셨는데,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사측에 맞서 몇백일째 장기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리베라호텔 노동조합의 경우 오랫동안 투쟁이 진행되면서 연대했던 많은 남성 노동운동 활동가들이 ( 리베라호텔 노동조합은 여성노동자들이 중심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보다 덜 권위적이고 보다 더 적극적으로 가사노동을 분담하려고 하는 등 '친 여성' 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모든 경우가 '밥꽃양' 처럼 되는것은 아니라는 한가지 사례가 되겠죠 ^^;

 


'맑스주의와 여성해방' 이후 시간에는 인도 출신의 여성사회주의자인 탈라트 아흐메드의 '이슬람, 세속주의, 사회주의' 에 대한 강연을 들었습니다. 역시 이쪽도 잠시 정리해 보자면,


발제문에서는 런던테러이후 이슬람이 야만적인 종교 ( 자살도 불사하는 ) 라는 인식이 심지어 일부좌파 들에게도 있지만, 다른 모든 종교와 마찬가지로 상충되는 율법들이 공존하고 있는것에 지나지 않으며 따라서 경전을 해석하는 계급의 관점에 따라 그 내용이 왜곡될 소지가 크다는것을 먼저 전제했습니다. 흔히 이슬라미즘 ( 이슬람주의 ) 라고 불리는것은 경전에 대한 특정 분파의 자의적 해석을 정치로 승화시킨것에 불과하며, 이슬람을 대하는 것에 있어서 이슬람 지배세력과 저항단체를 포함한 대다수 대중들간의 기반은 단일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기반은 크게 4 가지로 나뉘는데


1. 지주, 상인 등 전통적 지배세력
2. 자본주의의 발달에 따른 새로운 지배세력 ( 부르조아 )
3. 빈자, 하위계층
4. 중간계급 지식인 계층
으로 기반을 나눠볼수 있는데 그 중 자본주의의 유입에따라 고통받고 있는 3 번 하위계층 민중들의 지지를 받으며 4 번의 지식인들이 이슬람주의의 핵심 세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러한 양상은 다른 제 3 세계에서 일어났던 민족주의, 마오주의 운동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고 합니다. 특히 지배계급의 요구에 부합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슬람주의 역시 노동운동을 탄압하는 역활을 수행할때도 있으나, 또 동시에 제국주의와의 투쟁을 이야기하며 해방의 이데올로기를 결합시키기 때문에 지배계급들에게 위협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변혁세력의 중추가 될수는 없는 이념이죠.

 


좌파 사회주의자들이 이슬람에 대해서 가지는 가장 큰 오류는 국가권력에 동조해서 이슬람주의에 대해서 파시스트 라고 공격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태도는 오히려 중동지역의 민중들에게 이슬람주의가 더 빨리 스며들게하고 동시에 좌파들에게 등을 돌리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프랑스 정권이 이슬람계 여성들의 히잡착용에 대해서 금지시켰을때 프랑스 좌파들은 그것이 여성해방적 결정이라고 착각하고 정권과 손을잡고 히잡착용에 반대할뿐만 아니라 심지어 반전집회에서도 히잡을 착용한 이슬람은 '왕따' 시키다 시피 했지만, 사실 히잡은 타국에 살고있는 이슬람 여성들의 자기 정체성의 표현이기도 했던것이죠. 그러한 이슬람에 대한 편견 및 자기관념에 빠져 있는 좌파들은 성장할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슬람, 세속주의, 사회주의' 이후 시간에는 전국민중연대 정책위원장이신 정대연씨, 평화여성회 사무처장이신 최선희씨, 다함께 운영위원이신 김광일씨가 공동으로 연사를 맡으신 '한국 반전운동 건설을향해' 를 들었습니다.


김광일씨의 발제내용은 우선 지난 대선이후 침체되었던 미국내의 반전여론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는것, 이라크에서 전사한 병사의 어머니 '신디 시핸' 이 진행하고 있는 부시 휴양지 앞에서의 1인 시위를 지지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줄곧 미국 지배자들의 대외 정책을 지지했던 1,300만 명을 대표하는 미국의 노총, AFL-CIO ( AFL-CIA 라고 불리기도 하는 ) 의 관료들이 노동자들의 압력 때문에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할수 밖에 없었으며 모병계획도 난항을 겪어 4월에 현역병 모병계획은 42퍼센트, 예비군은 37퍼센트가 모자랐으며 미 해병대는 지난 10년 동안 올해 처음으로 네 달 연속 모병 계획을 채우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더구나 지배계급 내에서도 다시금 분열이 일어나고 있어 주둔군 사령관, 중부군 사령관, 국방부 등에서도 감군 계획이 나오고 있는 반면 네오콘들은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이라크에서의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감군계획이 즉각적인 철수나 대 이라크 정책의 변화를 이야기 하지는 않는데, 베트남 전쟁 기간동안에도 1968년 구정 공세 이후 미국은 북베트남 정부,베트남민족해방전선과 평화협상을 개시했지만 그 후로 7년 동안 남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를 폭격했으며 1969년에 닉슨은 15만 명 철수를 발표했지만 그 열흘 뒤 캄보디아를 침공한 사례가 있다고 지적하며 그러한 부분들을 지속적으로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라크의 괴뢰 정권에서는 헌법제정 문제가 핵심적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시아파,수니파,쿠르드족 간에 정부구성 및 헌법제정을 둘러싼 논쟁과 분열이 진행중이며, 총선때 참가했던 단체들을 비롯해 미군에 대한 저항이 격렬하게 일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가하면 신임 정승조 자이툰 사단장이 얼마전 KBS 추적 60분의 인터뷰에서 “자이툰의 역할은 한국 자본의 중동 진출 교두보” 라고 분명히 밝힌것에서도 드러나듯이, 이라크 침략전쟁에 대한 참여는 미국의 압력뿐만이 아닌 대한민국 지배계급의 아류제국주의로부터 나온 결정임을 지적하면서 반전운동 단체들이 노무현과의 충돌을 회피하면 안된다고 역설했습니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발목이 묶여있기 때문에 북한, 이란 등에 대해서 쉽게 공격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한 그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 확전카드를 꺼내들수도 있으며. 따라서 반전운동은 항시적이어야 하고 쉽게 위축되어서도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반전운동의 일부는 파병을 막지 못했다고 위축되어 있지만,  바그다드 주재 한국 대사관의 한 외교관이 '미국이 처음에 부탁한곳은 키르쿠크나 모술 이었지만 한국내의 반전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아르빌로 변경' 했다고 말한것처럼 그 성과도 상당하며 반전운동의 경험을 일반화, 이론화해서 항시적인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발제한 최선희씨는 김광일씨의 발제내용을 지지하면서 여성의 힘으로 반전운동을 더 힘차게 지속적으로 건설해야 함을 역설했으며 정대연씨 역시 지지입장을 표명하면서 한국 지배계급의 핵심이익은 한미동맹 이며, 평택미군기지 반대투쟁의 중요성에 대해서 역설 했습니다. 동시에 11 월 18 일 부산에서 열리는 APEC 반대 투쟁에 민주노총이 전국 총파업을 준비중이며 전농도 10 만여 농민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힘차게 건설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어진 플로어토론 에서는 전쟁과 신자유주의의 집행자들이 벌이는 APEC 회의를 벌이는것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은 더욱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므로 이에 적극 결합하자는 주장, 한미동맹이 한국지배계급의 핵심이익인것은 맞지만 그것만을 주장한다면 파병으로 인해 한국 자본가 계급이 노리는것을 설명할수 없다는 주장등이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주장들에 대해서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18 일의 토론일정은 끝났습니다. 토론 내용들도 좋았고, 특히 제가 활동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지역위원회의 노동조합 지부장님과 함께 강연들을 들었는데 토론이 끝나고 강연들에 대해서 대단히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다함께 신문에 대해 정기구독을 신청하셔서 더욱 좋았던거 같습니다

 

반면에 이날 참석하신 미디어몹의 이 홍 님 ( http://www.mediamob.co.kr/syhjha/ ) 과는 연락만 주고받았을뿐 제대로 뵙지 못했습니다. 많이 죄송하고 또 아쉬웠는데, 나중에 뵙게되어 다행이었지요. 뭐 이 이야기는 20 일 참가후기에서 다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p.s : '맑스주의와 여성해방' 강연은 사진이 있는줄 알았는데 없네요... 나중에 구해지면 다시 올려 보겠습니당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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