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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변혁의 시대 참가후기 2 - 19 일

요 앞에 말씀드린대로, 2005 전쟁과 변혁의 시대 참가후기를 계속 올려볼까 합니다. 저번에는 18 일분 이었으니까, 오늘은 19 일 참여분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요. ^^;;


미리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사실은 19 일 하루동안 제가 스탭을 해서리... 강연 내용을 노트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올해는 내부진행을 맡게 되어서, 일부나마 강연을 들을수 있었기에 결코 좋지않은 기억력을 되살려 보도록 하려고 합니다. 사실 강연내용을 정리하는 이유중에 가장 큰 목적중 하나는 미쳐 기록하지 못한 이날의 강연을 기억을 되살려 남겨보려고 하는 것이라지요. ㅡ,ㅡ;;


19 일 금요일은 진행팀 (도우미) 가 예정되어 있어서, 보통때보다는 조금 일찍 일어나 준비하고 나갔... 습니다만 ( 항상 이런식의 반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_-; ) 어쩐일인지 시간을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다른 분들보다 한시간이나 지각해 버렸는데,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지요. 걍 죄송할뿐...;;

 

세계화와 건강
우석균(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어쨌든 이날의 첫 토론시간은 접수를 도와드리느라 듣지 못했고, 두번째 시간부터 부분적으로 참여할수 있었습니다. 오전 12 시 부터 진행된 '세계화와 건강' 이었고요, 연사발제는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이시고 의료연대회의 운영위원을 맡고 계신 우석균씨가 수고해 주셨습니다.


저는 발제 중간부터 들을수 있었는데, 다국적 식품회사들이 우리의 식탁을 지배하고 있으며 그로인해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특히 광우병을 예로 들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좁은공간에 거대규모로 소들을 목축하는 식품회사들의 경우에 더 이상 소 들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것처럼 초식동물이 아니라 육식이 되어 버린것과 마찬가지인데, 더 빨리 키워내서 소고기로 유통시키기 위해 이미 그 전에 도축되었던 소의 사체에서 상품화 할수 없는 부분을 잘게 갈아 농약으로 소독한 뒤에 소에게 사료로 먹이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광우병의 원인이라고 하셨습니다. 보다 빨리, 보다 많은 이윤을 얻기위해 소에게 소의 시체를 먹이고, 이것이 광우병이 되어 인간에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광우병의 사례 이외에도, 거대 식품기업들이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 각종 농산물들의 경우 선적할시에 예외없이 방부제와 농약속에 담궜다가 꺼내고 있으며 모든 식품운반선은 그 창고의 밑창이 개폐식으로 되어 있어 아무리 기아에 굶주리는 국가가 있다 하더라도 회사의 이윤에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되면 모두 바다속에 폐기처분해 버리고 있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굶주림에 시달리는 제3세계  어린이' 는 인류의 개체수가 너무 많거나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업이 가지고 있는 이윤의 논리에 따른 결과인 것입니다.


이어진 플로어토론 에서는 다국적 제약회사 노바티스가 백혈병 환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글리벡을 개발한 뒤 그에 대해 20 년의 시효를 가지는 독점적 특효를 가지고 백혈병환자들에게 '죽을것인지 매월 300 만원에 달하는 약값을 내놓을 것인지' 결정하라고 강요하고 있으며, 인도의 모 제약회사에서 이것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약품을 개발해서 비교도 안될만큼 싸게 공급하고 있었으나 노바티스가 인도정부에 압력을 넣어 지적재산권 침해라는 이유로 해당 약품의 생산을 중지하도록 한 사례 등, 기업의 이윤논리로 인해 침해받는 평범한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제가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인류를 구원할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의구심을 품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완전한 성과를 올리기도 전에 특정 기업에서 그에 대한 독점권을 가지게 될것이고, 그것은 결국 노바티스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윤을 올리기 위한 도구로 전용되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지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X파일과 '삼성공화국'
사례발표하는 박용민(삼성 SDI 울산 공장 해고자)씨
최옥화(경기일반노조 신세계 이마트분회 분회장)씨도 연설했다.

세계화와 건강 강연이 끝나고 나면 점심식사 시간이 되지요. 마침 같은 시간에 다른 강의실에서는 'X 파일과 삼성공화국' 을 주제로 한 토론회도 진행되고 있었고, 거기에 삼성 SDI 해고노동자, 이마트 노동조합 분회장님 등이 참석해서 삼성의 노동조합 탄압에 대한 사례발표도 있었습니다. 식사 하러 가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초일류 비리, 초일류 노동탄압기업 삼성에 맞서는 일반노동조합 운동에 대한 지지 모금을 진행했었는데, 10 분 남짓한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모금에 동참해 주셔서 20 만원 가까운 돈을 전달해 드릴수 있었습니다. 모금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입시 경쟁과 청소년들의 저항 강연장 바깥의 사진전

점심식사가 끝나고 3 시 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입시경쟁과 청소년들의 저항' 을 주제로 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한국 청소년모임 위원장인 신지혜 씨와 내신등급제에 반대하는 고등학생 활동가인 윤태우씨가 발제를 맡아 주었는데, 최근 촛불시위 등 높아진 청소년들의 저항의식을 반영하듯 많은 분들이 토론에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두분 모두 청소년들의 두발자유화 문제, 내신등급제 문제에 대한 청소년들의 높은 반대의식과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게까지 했던 행동에 대한 과정, 그에 대한 학교와 가정에서의 압력에 대해 생생하게 말씀해 주셔서 ( 어떤 선생님은 신지혜씨를 따로 불러내어 '너는 혁명이 좋으냐, 개혁이 좋으냐' 고 묻기까지 했다는군요 ^^ ) 참가하신 분들로부터 여러차례 동의의 박수를 받는등, 매우 활기넘치는 토론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내신등급제가 발표된 이후 같은반 친구에 대한 경계심이 더욱 강해질수 밖에 없어서 노트를 찢는다거나 사물함에 욕설로 낙서하는등 경쟁논리가 학생들로 하여금 친구를 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부분에서 참가하신 분들이 많은 동감을 느끼는것 같았습니다.


플로어토론 에서는 사회가 변화기를 바라는 청소년들의 행동이 어느날 갑작스럽게 생겨난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왔었다는것, 특히 미선이.효순이 사건을 계기로 그것이 대규모로 폭발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높아진 청소년들의 사회 참여 의식에 대한 이야기들과 경쟁만을 강요하는 교육논리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자율주의
크리스 하먼(≪민중의 세계사≫(책갈피) 저자,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 중앙위원)

'입시경쟁과 청소년들의 저항' 이후 시간에는 영국 사회주의 노동자당 중앙위원이며 '민중의 세계사' 의 저자이기도 한 크리스하먼 이 연사로 수고해주신 '자율주의' 에 대한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꼭 듣고싶었던 토론이지만 중간에 들락날락 거리느라 발제를 상세히 듣지는 못해서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만, 주요하게 자율주의의 특징은 진보적인 운동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조직의 형태로 존재한다면 반드시 비민주적인 운영방식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하며 거부한다는것, 국가권력 역시 어떤 이데올로기가 권력을 장악하더라도 권력 그 자체로 부패하기 때문에 국가 권력에 대해서 부정하고 회피하려고 한다는것, 그리고 이제는 생산이 네트워크화 되어 있어 전통적 노동계급의 중요성이 줄어들었다고 역설하며 세상을 바꾸는 핵심세력은 자유롭고 진보적인 개인, 즉 다중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같은 주장은 특히 소련을 비롯한 중국, 북한, 그리고 동구권의 스탈린주의 정치권력에서 드러난 비민주성과 일부 특권 계층이 부를 독점하는등의 국가자본주의의 모습들에 대한 비판에서 비롯되었으며 특히 90 년대 이후 이러한 사회들이 붕괴하면서 더욱 힘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러시아혁명이 성공했을때 그 혁명의 근간이었던 소비에트는 자율주의자들의 주장처럼 비민주적이기는 커녕 오히려 가장 민주적인 운영방식을 가졌었으며, 소비에트에 참여한 하나하나의 힘이 조직의 형태로 모여졌기 때문에 혁명이 성공할수 있었음을 말해준다는것, 마찬가지로 러시아 혁명이후 수립된 정부역시 인민의 정부였으며 권력에 대한 회피는 결과적으로 기존 정치세력들에게 기회를 주어 어렵게 얻은 기회를 다시 무위로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는것, 그리고 여전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대량생산에서 나오는 것이며 설사 네트워크화된 생산이라고 하더라도 그 역시 노동계급의 착취에 근거한다는것 등을 지적하였습니다. 


플로어토론 에서는 주되게 라틴아메리카의 운동들에 대한 이야기가 토론 되었습니다. 베네주엘라, 아르헨티나 기타 여러 곳에서 보여지는 운동들이 자율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는것이 사실이지만 이들 나라에서 벌어진 정당배재 구호를 비롯한  권력에 대해서 도전하지 않았던 모습들 때문에 결과적으로 지배계급의 일원이 국가와 산업을 통제하게 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자율주의가 가지는 한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논의 되었습니다.

 

플로어토론 중


이날의 마지막 토론은 영국 반전정당인 리스펙트 (RESPECT) 의 활동가이자 포츠머스 대학 예술사와 철학 교수인 존 몰리뉴가 연사를 맡아주신 '맑스주의와 테러' 에 대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발제는 먼저 지난 런던 테러사건 당시 희생된 사람들중 많은수가 반전 운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해왔던 노동계급 사람들이었음을 지적하며 대중행동에 자신감을 갖지 못한 사람들, 노동자 대중의 투쟁으로 세상이 바뀔것이라는 믿음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대리주의 ( 대중의 힘이 아니라 소수 엘리트적 혁명가들에게 의존하여 변혁을 이루려는 사상 ) 에 따라 테러 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평범한 사람들의 희생을 강요하기 때문에 대중의 지지를 받을수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테러리즘' 을 비난하는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적 공세에 대해서도 반대해야 하는데. 이것은 테러와의 전쟁 이라는 명분이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듯이, 지배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확고히 다지고 자신과 자본의 이익을 위해서 경찰력을 강화시킨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국가의 통제권을 강화하고, 그로 인해 지배계급에 반대하는 다른 모든 민중운동에 대해서도 탄압을 더욱 손쉽게 만드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알듯이 미국은 그것을 빌미로 전쟁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테러를 무기로 삼는 사람들은 대단히 헌신적이고 규율있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으며, 자신이 사회적으로 받는 압력이 크기 때문에 신념도 그만큼 강하고,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우리는 충분히 인정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가 정치적으로 옳바르지 못한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에는 변함이 없으며, 세상은 바꾸는 힘은 소수 활동가들의 대리주의가 아니라 오직 대규모 노동자 민중의 투쟁에 의해서만 가능함을 역설했습니다.


플로어토론 에서는 지배계급이 테러리스트를 바라보는 모순되고 이중적인 관점, 즉 안중근, 윤봉길 등 실제로 테러의 방식을 택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의사' 라고 추겨세우면서도 이주노동자들이 반전구호를 외치면 반한주의자, 테러리스트 라며 탄압하는 그러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점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것, 현재 이라크 저항세력들의 투쟁이 테러라는 형식을 띄고 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지지하고 함께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점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로 나왔습니다.


이것으로 길었던 19 일의 토론일정도 끝났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듣고 싶었던 몇몇개 강연을 불가피하게 듣지못한 아쉬움이 있기도 했지만 진행팀으로 하면서 느낄수 있었던 보람도 그에 못지 않았기 때문에 좋았던 하루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날은 마침 연락 주시는분이 없으시더군요 ^^;; 그렇지만 전날부터 쭉 참여하시던 이홍님과 놀이방에서 하루종일 참여하던 (ㅋㅋ) 아기들도 보고 해서 기분은 좋았습니다. 아마 20 일 참가분에는 뵜던 분들도 더 많이 말씀드릴수 있을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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