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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조종사노조의 파업은 정당하다

파블로프의 개 처럼 '파업' 이야기만 들으면 조건반사식 반응을 보여온 언론들이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자들의 파업을 두고 또 광분하고 있다. 정권과 언론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에도 억대연봉을 들먹이며 귀족노조가 나라를 망친다며 광분중이다.


'부드러운 대변인' 을 자처하는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9 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경제난과 실업 고통을 받고 있는 국민들을 생각해 파업은 중지돼야 한다" 고 말했다. 이는 몇년전 '가뭄때문에 고통받는 농민들을 생각해서 파업을 멈추라' 고 했던 조선일보식 개그의 재판에 지나지 않는데, 그렇게 농민을 걱정하던 이들이 바로 살농정책을 통해 농민들을 죽이는것을 생각해보면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통해 실업고통을 증가시키고 경제적 양극화를 진행중인 자들의 이번 발언은 그야말로 쌍둥이 격이다.


지배계급은 언제나 그렇듯이 위선적인 발언으로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파업을 비난하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해 '임금인상이 쟁점' 이라며 비난하고 있지만, 지난 아시아나 조종사 노동조합의 파업시 쟁점은 임금문제가 아니라 인원충원과 비행시간등 안전운항에 관련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임금 노동자의 파업' 이라며 비난을 서슴치 않았다. 한마디로 무엇을 쟁점으로 내세우건 조건반사적으로 매도하겠다는 입장에 지나지 않는것이다. 이계진 대변인은 한겨울 추운거리에 나설수 밖에 없는 농민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지를 생각해보라며 파업을 비난하지만 두번 물어볼것도 없이 한겨울 추운거리로 몰린  농민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아니라 정부여당과 한나라당 등 지배계급이 그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는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대한항공은 3분기 까지 영업이익 4067억 원, 순이익 1700억 원이라는 엄청난 흑자를 기록해 왔으며 이는 온전히 조종사들을 포함한 대한항공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창출해낸 이윤이며 따라서 '기본급 6.5% 인상' 은 노동조합이 말하듯이 '사측에 부담을 주는 수준이 아닐' 뿐만 아니라 당연히 그들이 돌려 받아야 할 정당한 몫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사측은 처음 '동결' 을 고집하다가 파업돌입 직전에야 '2.5% 인상' 을 이야기하며 조종사 노동자들을 기만하고 있을 뿐이다.  


열리우리당 이목희 의원이 지난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노동자들의 파업당시 '고임금 근로자의 노동 3 권 가운데 일부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하겠다고 말함으로서 노무현 정권의 노동정책이 가진 속내를 솔직하게 토로하고  '차기 노동탄압부' 장관 자리를 예약한 이후로 현 정권은 보다 노골적인 노동탄압 정책을 진행하며 지난 93 년 이후 한번도 발동되지 않아 사실상 사문화되어있던 긴급조정권을 발동시킨바 있다.

 

이번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의 파업역시 노무현 정권은 일치감치 '긴급조정권' 카드를 들고나오며 파업을 무력화 시키려고 기도하고 있지만, 이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신만수 위원장의 말 처럼 "사쪽이 협상에 나올 필요도 없고, 설사 나온다 하더라도 무성의로 일관할 수 있게 만드는 행동" 에 지나지 않는다. 실로 자본만을 위한 정권다운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수 없다.


아래에 대한항공조종사 노동조합의 파업을 지지하는 '다함께' ( http://alltogether.or.kr/ ) 의 성명서를 덧 붙인다. 스스로 창출한 회사의 이윤에 대해 정당한 몫을 주장하는 조종사 노동조합의 파업투쟁을 적극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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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조종사노조의 파업은 정당하다 

 

대한항공조종사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정부와 보수언론은 “노동귀족” “억대연봉” 운운하며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요구하는 조종사 노동자들을 맹비난하고 있다.
이 사회의 진짜 ‘귀족’들이 진정한 격차를 숨긴 채 부차적 격차를 부각시켜 노동자들을 이간질하려는 시도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0.1퍼센트의 부자들을 위해 8·31대책을 막아 온 것이 바로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이었다. 일등 ‘귀족’ 이건희를 앞장서 보호하고 되려 MBC 이상호 기자를 구속하려는 게 바로 노무현 정부다. 노무현은 최근 코스닥 주가 급등으로 4개월만에 2천만 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무자비한 폭력을 일삼아 왔고 비정규직 개악안을 밀어붙이고 있는 자들의 ‘고임금’ 운운은 들어주기 힘들만큼 역겨울 뿐이다.


 

우리는 지배자들의 십자포화에도 굴하지 않고 단호하게 투쟁을 벌이고 있는 대한항공조종사노조를 적극 지지한다.
대한항공 사측은 올해 4천67억 원이라는 흑자를 기록하고도 대한항공일반노조와 교섭 한번도 없이 임금을 동결시켰다. 대한항공 일반 노동자들은 명예퇴직, 아웃소싱, 사내하도급, 비정규직화 등으로 시달리고 있다. 사측이 두려워하는 것처럼 조종사 노조의 투쟁과 승리는 이들의 요구와 투쟁을 고무할 것이다.
더구나 조종사 노조는 비정규직 개악안에 맞선 민주노총의 12월 8일 하루 파업에 참여해 큰 힘을 보태며 노동자 연대를 보여주었다.

 

 

지난 몇 년의 경험은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임금’에 대한 공격이 결국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과 조건을 낮추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따라서 우리는 대한항공조종사노조가 물러서지 않고 투쟁해 임금과 노동조건의 상향적 기준점을 지키고 더 높이길 바란다.

 

노무현 정부는 지난 8월 아시아나 조종사 파업에 대해 자행했던 긴급조정권 발동이라는 범죄를 다시 저지르려는 듯 하다. 전용철 열사를 살해하는 등 이미 씻지 못할 죄악을 저질러 온 노무현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이라는 도발을 한다면 노동자 운동의 더 거대한 저항으로 분쇄해야 할 것이다.

 

 

12월 8일
다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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