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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담에 새겨진 세월이란.....!!(성주군 한개마을답사..1)

  • 등록일
    2005/03/23 18:49
  • 수정일
    2005/03/23 18:49

성주군 한개마을을 갔다.

 

이번이 벌써 네번째 정도 되는 것 같다.

물론 다른 지역도 자주는 가지만

이곳 성주군은 워낙 지리적으로 심리적으로 멀어보이는 관계로

선듯 답사를 나설 길이 아님에도

왠지 그런 잡다한 이유들을 무시하고

이런저런 인연으로 벌써 4번째나 오게 되었다.

 

 

한개마을은 멀리서 보면

어디서나 볼수 있는 그런 시골마을이다.

간혹 보이는 기와지붕이 고풍스럽기는 해도

차도에서 휙하고 지나가도 아쉬울것 없어 보이는 동네다.

 

특히 안동 하회마을이나 경주 안강의 양동마을에 비하면

한참이나 뒤쳐지는 동네로 보일 것이다.

그래서 주위깊게 보지 않으면

마을 찾는 것도 쉽지않은 그런 동네다

 

그럼에도 왜 사람들을 끌어드이는 묘한 매력이 있을까 ?

 

나에게 한개마을은 우선 담장과 골목길이 가장 선명하게 남는다.

 


 

마을 어귀에서 조금만 들어가도 쉽게 눈에 들어오는

이 낡디낡은 담장들의 무게란........에휴.....?...헤헤헤

 

마치

내가 살았던

그 고향집들의 구석구석들이 보이는 듯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구석이 있다.

특히, 성주군이 군비가 적었던지

거의 방치하다시피한 한옥들과 담장들은

고스란히 세월의 무게들을 따스한 햇살아래 들어내 놓으며

방문객들을 한없이 나른하게 만들어준다.

 

 

담장들이 지붕만 새로 한것이 있고

흙을 다져서 쌓은 담장이 있고

고운 흙과 돌을 섞어 만들 담장이 있고

그저 주변의 막돌들을 주워다가 만든 담장이 있고

이미 허물어져 담장인지 아닌지 구분가지 않는 담장도 있고

그저 돌무지기만 쌓여 있는 곳도 있고......

 

한 마을안에 살면서도

이렇게 각자의 모습대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담장들 사이사이로

드러나는 한옥들을 구경하면서

아 ! 역시 오길 잘했군...하는 생각에 빙그레 웃어 보이기도 했다.


 

어찌 안그렇겠나.....!!

이 길을

이 인적없는 길을 허우적 거리며 걷는 기분을

어디가서 다시 맞이해 보랴......크크크

 

 

담장의 돌과 흙의 미소들이 알알이 마음 속에 새겨지는 듯.......

 


 

겹겹이 쌓인 마음의 생각들이 햇살과 부는 바람에 씻기듯 날아가 버리니........

 

 

아 ! 담에 집을 지으면

내가 살 집을 지으면

난 꼭 담장을 쌓고 싶다.

꼭 누군가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담이 가진 그 정겨움만을 느낄 수 있도록

별도의 담장 구경이 가능한

그런 담을 지어보고 싶다.

 

 

짓다가 말아도 그런대로 정취가 있을테고

어리버리한 내 성격에

무너져 버려도 그런대로 좋을 듯 싶은 그런 담을 짓고 싶다.

 

담장 처럼

담장이 품고 있는 길의 이미지처럼

아니 담장이 만드는

사람을 위한 안전한 그리고 새로운 길들에 대한 좋은 감정들을

쌓고 쌓고 또 쌓을 수 있는 그런 담장을 ....................................!!


 

지금은 담장위에 자리잡은 이끼만큼도

하늘 거리는 길의 삶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아는 가 ?

살아가다보면

마을에서 동네사람들과 살아가다보면

나도 그 동네사람들이 꾸는 새로운 길에 동참할 수 있을지...?............!

 

 

굳이 정돈되어지고

치장되어질 이유가 있으랴 ?

 

그저 덤덤이 자기 자신이 가진

자신만의 그림과 모양으로

자신이 품었던 것들에 대하여 책임질 수 만 있다면...그렇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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