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2010/09/02

그 뭇 죽음을 딛을 만큼 우리의 삶은 가치있는가?

 

우리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마치 진짜 농담처럼.

2010/09/02 13:16 2010/09/02 13:16

지나간다2010/09/01

9월 18일~20일

지리산을 종주하려고 다시 맘에 불피우고 있다.

설마, 저 때에도 비바람 몰아치려구? 추석인데.

 

침낭도 마련하고, 신발도 마련해야지.

훗.

2010/09/01 20:23 2010/09/01 20:23

지나간다2010/08/31

목이 아파 ㅠ

 

지리산 갈 무렵, 그러니까 2주도 전 부터 감기기운과 함께 목이 좋지 않았는데

그냥 무시하고 몸조리를 안하고 지냈더니

너무 오래간다..

나아질 듯, 말 듯 애를 태우더니

요 며칠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낮에는 좀 괜찮은 듯도 하다가 밤만 되면 너무 괴롭다. ㅠ

 

노래를 너무 많이 불러서 그런가봐.

지난 금요일에, 주문 연습하고 나서 이렇게 심해졌어....ㅠㅜ

2010/08/31 19:24 2010/08/31 19:24

지나간다어떻게.

이남곡 선생이 야마기시즘이었구나..

자꾸 주변에서 이남곡 선생 이야기를 하고, 연찬을 하는 걸 보며 못마땅하게 여겨왔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인지 찾아볼 생각도 안해봤고.

야마기시는 한동안 관심 가지던 공동체였는데, 지금은 그런 공동체운동 일반에 대해 거리를 두게 됐다.

자본주의를 부정하고,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새로 만드는 게 가능할 것인가, 마르크스가 그것을 얘기했던 것일까.

자본주의에 대한 가장 발본적인 부정이 가장 혁명적인 거라고 여겼을 때, 그런 공동체 운동이 길이라고 생각했었다.  '자인공'의 옛날 글을 읽으니 여타 학생운동 정파를 개량적이라고 비판하며, 운동은 가장 발본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진경을 후하게 평가했고, 이후 해소 과정에서 보여줬던 자세도 이미 노정되어 있었던 일이었다.(최소한 사후 평가는 할 수 있도록, 일관적인 것도 나쁘진 않다..) 

실제 자본주의를 '붕괴', '파멸'시키는 데에는 모든 노동력을 소멸시키는 것 만한 방법이 없으니. 그래서 노동거부와 함께 집단자살도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이 되리라 생각했다. 현재 발딛고 있는 세계를 붕괴시키는 것과 그 세계에 기초하지 않고 다른 세계를 만드는 것은 한 몸이다. 이게 마르크스가 언제나 격하게 거리를 두었던 아나키즘이라는 데 동의하며, 자기반성 하고 있다. 레닌의 말처럼, 기회주의자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마르크스의 이상은 프루동, 바쿠닌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역사에 대한 철학이 달랐고, 그것은 오래되고 반복적인 대결인 관념론과 유물론 사이의 투쟁이며, 이론에서의 계급투쟁이다.

하지만... 난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 내가 지금 바라보는 길은 맞는 길일까? 내가 의도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길일까?

 

꿈 속에 누군가 물었다.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가 있지?

난, 누구나 그 상황 속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설문조사를 했는데, 대다수가 그렇게 답했다고.

그 말을 하면서 너무 슬퍼 흐느꼈던 것 같다.

 

저항은, 혹 혁명은 비극일 수 밖에 없을까..

2010/08/31 07:33 2010/08/31 07:33

지나간다2010/08/27

수영을 시작한지 한달이 가까워졌다.

그간 레일 한 번을 제대로 못가는 건 자세에 문제가 있어서겠거니 생각했는데, 하면 할 수록 문제는 그곳에 있는 게 아니란 걸 깨닫고 좌절한다. 엔진이 부실하니, 죽을힘을 다해 발을 굴러도 몸이 가는 둥 마는 둥.

 

큰 일일세.

2010/08/27 09:47 2010/08/27 09:47

지나간다현대판 줄타기 곡예

지나간다20100825

백수잉여생활의 극치.

 

음성으로, 강릉으로.

여기저기.

얻어먹을 수 있을 때 잔뜩 얻어먹기.

미안해 하지 않고. 흐흐

 

동해는. 참 시리다.

저 멀리 물 바로 위 구름을 보며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있다는 게, 실감이 났다.

 

나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이 없다.

집중하는 법을 잊어버린 것도 같다.

있었다는 사실마저 잊혀지진 않아 앙금으로 남아 마음을 휘젓는다.

 

그저 드러눕고, 정처없이 걷는 게 다시 조금은 설레기 시작했다.

그 느낌이 소중하다..

거참.

 

 

강릉은 커피가 특산물? 읭

암튼, 커피숍 많고, 대부분이 로스팅까지 직접하는 곳들.

강릉도, 전북의 대부분 도시가 그렇듯, 쇠락한다는 느낌이 드는 도시.

 

 

안 읽히던 '칼 마르크스와 마르크스주의'가 읽히는 게 신기.

나카자와 신이치는, 음, 예전엔 뭣 때문에 그렇게 좋아했을까? '성화이야기'는 이베리아 반도의 탱고를 추는 여인 운운 만큼이나 인간세상의 언어가 아닌걸?

 

 

하천에 오리, 백로 등등 많았다.

참 여럿이 사는 세상이구나 싶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것들까지 치면 더더욱.

일목

2010/08/26 06:00 2010/08/26 06:00

지나간다반성문 퍼레이드

정동영이 쓰더니, 손학규도 썼구나.

당췌, 집단적인 허언증은 치료될 가망이 없다.

이 손발이 오그라드는 반성문들을 어찌할꼬?

이러다 이명박도 쓰겠네.

 

정치는 경제에 조응한다.

위기는 위기인가 보다.

인민주의는 이런식으로 발로하는건가?

 

둘다 공통적으로 '역동적인 복지'니 '적극적 정부'니 라는 가당찮은 수사로 신자유주의를 비판하고자 한다. 민주노동당, 혹 진보신당과 바로 이곳에서 만나게 될텐데 반성문들은 연립정부를 갈수록 현실화시키고 있다. 새로운 축적체계 없이 복지는 가능하지 않다.(손학규는 중국을 언급하는데, 중국 자본주의와 미국 자본주의는 구체적인 동역학은 차치하고 추구하는 이념의 차원에서라도 대체 무엇이 다를까? 손학규 눈에는 팍스콘이 보일리 없다.) 정부는 어떠한 체계 안에서든, 언제나 적극적이었다.(당신들이 했던 일들은 모두 국가의 이름으로 했던 것임을 잊지 말아라.) 이들은 신자유주의를 '이념'으로 축소시키고 있고, 반성문 몇 장 쓰면, 당근과 오이 중 무엇을 먹을지 고르는 일처럼, 신자유주의를 케인즈주의로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몰역사적인 이들의 관념론은 부르주아 이데올로기가 반영된 전형적인 몰골이다. 그래서 나중에도 반성문을 쓰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보수언론이 여론을 호도해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버릴 수 없었다고. 평생 반성문만 쓰며 세상을 바꾸겠지. 그들은 실제 역사를 바꿔온게 누구였는지는 알지도 못할 뿐더러 시선을 돌리지도 않는다.

자본주의를 낭만적으로 부정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많았다. 중요한 건 그 효과다. 신자유주의 비판이 생산관계의 적대적 모순에 대한 비판이여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2010/08/25 00:40 2010/08/25 00:40

지나간다지리산

우여곡절들이 있었지만, 어쨋든 14일 새벽 산을 오르려 출발했다.

많은 사람들이 기차에서 내렸고, 그 사람들을 보며 왠지 든든한(?) 마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지리산이 만만한 산이 아니라는 건 곧 깨달았다.

일행 하나는 등산화 밑창이 뜯어져 털렁 거리면서 걸었고, 난 그냥 운동화를 신고 걸었다.

얼마 걷지도 않아서, 간식을 많이 싸온게 후회되기 시작했고, 생술을 쏟아버리기도 했다.

배고파서 간식을 먹는 게 아니라, 무게를 줄이겠다는 마음으로 우걱우걱 먹으면서 걸었다. ㅠ

 

날씨가 좋지 않아 구름 속을 계속 걸어야 했다. 걷기만 해도 옷과 가방이 축축히 젖었다.

능선길일텐데, 길 옆 경치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연하천 대피소까지는 그래도 갈만했다.

벽소령 대피소를 가면서는 이게 어떻게 길이냐는 절규를 하며 걸었다.

돌과 돌과 돌과 돌들을 밟고, 미끄러지고...

등산화를 준비 안한게 좀 후회됐고,(이건 조금)

간식이나 기타 짐을 많이 싸온 게 많이 후회됐다.

짐만 좀 덜었어도 훨씬 수월케 갔을텐데..

이런 저런 상황을 가정해봐도 우선 체력이 딸리는 게 가장 문제겠지.

 

이러저러 해서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했는데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대피소에 자리가 없어서 비만 조금 막아지는 공간에 사람들이 자리를 펴고 눕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다가는 정말 완전 바깥에서 잠을 자게 생겼길래 후다닥 자리를 맡아놓고, 밥을 먹었다. 식수장 까지 가는데도 돌길을 가야하니, 물끓이기도 심난해 그냥 찬밥을 뜯어 먹었다. 밥 먹고 매트 깔고 침낭 뒤집어 쓰고 그 위에 비옷 덮고, 그냥 잤다.

 

다음날 일어나니 전날보다 심해진 비바람에 걷기도 힘들었다.

가차없이 짐싸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도 비에 쫄딱젖고..

 

다음 번에 다시 종주를 계획해보기로 했다.

그 땐, 간식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최대한 짐 줄여야지..ㅠ

등산화도 하나 사신고.

날 좋을 때로.

 

숨 헐떡이느라 걸으며 얘기하는 것도 힘들고, 그저 빨치산 정기 텔레파시로 나눠야지. 뭐.

2010/08/16 16:15 2010/08/16 16:15

지나간다지리산

한달 전부터 짜왔던 계획에 따르면 지금은 노고단을 넘어 지리산 어디쯤 있어야 한다.

같이 갈 사람을 모으고, 서로 어렵게 일정을 맞췄는데, 이럴수가. 느닷없이 태풍 때문에 입산을 통제한다는 연락이 왔다.

 

지리산과 운때가 안맞나보다.

일정을 취소하고 엠티나 가자고 했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확인해보니 어제 입산통제가 풀렸다. 국립공원에 전화했을 땐 오늘까지 통제될거라며... ㅠㅜ

 

아..정말 아쉽네.. 언제 또 이렇게 다같이 시간을 맞춰볼 수 있을까..

 

시간 많은 사람들만 엠티갔다 지리산 오르기로 했다.

 

얼마나 부덕한 사람들이 모였으면 산신이 노하셔서 태풍을 불렀겠느냐며,

이러니 운동이 망한다며 푸념했다.

2010/08/12 08:23 2010/08/12 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