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없음2014/05/15

어제 진행했던 기자회견문을 작성하면서

'니가 모든 문제의 시발이다' 운운하는 문구를 넣었다.

 

역시나 기자회견문을 읽는데

쫀득쫀득하니 좋더라.

사람들이 힘주어 읽는터라 발음도 된소리로 변하고.

 

나는 다른 사람이 그 문장을 읽는 대목에서

웃음을 참지 못하고 혼자 고개를 숙이고 킥킥 거렸다.

 

아, 내가 이렇게 재밌는 사람인데.

2014/05/15 11:38 2014/05/15 11:38

분류없음2014/04/17

지난 주말엔, 서버에서 뭘 한답시고

root 권한으로 깔짝거리다,

root 디렉토리에서 chmod 644 * 을 실행하는 만용을 저질렀다.(사용자 디렉토리에 있는 줄 알았다 ㅠ)

그런 짓을 저지르고 나서, 뭔가 이상한데, 이게 뭐지..  상황 파악을 못하고,

어버버버 거리다, 다시 로그인해볼까 하고 로그아웃해버리고..

이제 쉘 접속도 안되고..

으아아아아아아아앙, 멘붕, 멘붕, 멘붕.

다행이도 원격으로 터미널 접속할 수 있어서 해결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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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능력 바깥의 일을 덥썩 덥썩 받아오는 것 같다.

모르면 배우고 노력하면 되니까, 그것 자체가 문제인건 아닌데,

문제가 되는 건, 내가 배우려는 자세도 부족하고, 노력도 안한다는 거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어처구니 없는 자존심 같은 게 있는건데,

남에게 도움 요청하는 걸 지지리도 못하고, 내가 잘 모른다는 걸 티내는 것도 싫어한다.

그럼 혼자서 노력이라도 해야하는데, 그것도 별반 안하고,

벅찬 과제들 앞에서 허우적허우적 거리기만 한다.

아.. 이거 정말정말 안 좋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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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7 11:53 2014/04/17 11:53

지나간다2014/03/31

주말 섬진강에 다녀왔다.
임실 강진면 부근에서 순창쪽으로, 섬진강 길 자전거 타고 달렸다.
불과 몇 년전에 왔을 때만해도 비포장도로였는데,
지금은 다니기 편하게 정리해놓았다.
나에겐, 주말 걷거나 자전거 타며 바람쐬고 싶은 사람들에겐 좋은 일이나
강변 마을 사람들과 강에게는 좋은 일일지 잘 모르겠다.
 

오늘은 완연한 봄이다.

햇살이 너무 따사해, 바깥에 잠시 누으니 마음이 포근하다.

 

어디로 넘어간다는 게, 그리 멀어보이던 게,

바로 코 앞이라는 걸 매일매일 확인하고 있다.

요즘 부쩍들어 이런 글도 자주 남기고, 그만큼 생각도 자주하고 있다.

내 믿음은 얼마나 갸냘프고 가벼운 것이었나.

왠지 이번엔 정말 그렇게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이게 희망사항인건지, 그저 가정해보는 건지 이미 모호하다.)

그 선택지가 주어졌을 때 마다할 것 같지 않다.

나에게 그런 선택지가 주어질 일은 그닥 없겠으나,

아무튼 이런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니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스친다.

 

내가 하고 싶은 건, 혹은 원하는 무엇일까?

다른 이들에게 인정 받는 것? 내 손으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

누군가 나를 믿는다는 게 얼마나 무거운 굴레인지 요즘에야 실감한다.

동시에 내가 겪은 세상이 티끌만한 것이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한편 신경이 예민해져 있어, 평소라면 그냥 넘길일도 넘기지 못한 채,

꼬박꼬박 마음의 소리를 내뱉곤 했다.

 

정신을 남긴다는 것, 그 무거운 이야기를 나는 얼마나 가볍게 던졌나.

놓을 수 있는 것과 놓지 못하는 것을 잘 추려야겠다.

2014/03/31 23:34 2014/03/31 2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