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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의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Letter to an Imaginary Friend)
토마스 맥그라스
엉뚱한 이야기, 웃음거리가 될 이야기
그것은 현재의 목적이 될 수 없으며 결코 과거의 목적도 아니다
진정한 것은 관용과 희망
선한 것을 창조할 열린 마음과 참된 욕망
이제, 내년 가을에는 이슬이 내리리라
인간을 오싹하게 만드는
우리의 새로운 구체제에는 이슬이 내리리라
내 정원의, 별처럼 반짝거리는 난파선 위에
내 희망 위에
내 지나온 나날들의 수많은 죽음 위에
이제, 으스스한 거리에서
사냥꾼의 소리와 자본의 길고 긴 천둥 소리를 나는 듣는다
다시 오는 봄
도종환
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납니다.
살아있구나 느끼니 눈물납니다.
기러기떼 열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 있구나 생각하니 눈물납니다.
2000년 5월 18일..20주기에 광주에 갔다가..죽을 만큼 아파버렸다. 마음과 정신이 헝클어진 어느날 문득 광주로 가는 차를 타고, 구묘역에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앉아있을지도...그게 내가 그들을 기리는 방법이다.. |
아버지를 잃은 동글이에게 주려고..산 시집 아직 건네주지 못하고..
내가 읽었다.
사십구제가 끝나고 술한잔 기울일 때..없는 듯..전해주고파..
또한 내가 잃어버린 얼굴들을 기억하며..
(2005. 5.14)
그리운 사람 얼굴처럼
김용택
손에 잡히지 않는 그리운 사람의 얼굴처럼
밤하늘의 별들은 반짝입니다
나는 절 뒤안 같은 데로
사람들이 다 돌아간 절 뒤안 같은 데로 가서
이끼 푸른 절 기둥에 기대어 쉬고 싶습니다
날이 어두워오고
어둠속에 가만히 손 내밀어 잡고 싶은
그리운 사람의 얼굴처럼
가만가만 서쪽 하늘에 돋아나는 별들을
그냥 하염없이 바로보고 싶습니다
친구아버지 장례식 갔다가,
짧은 생각에 장지까지 따라가지 않았다.
미안한 마음에 서점에 들러 녀석에게 줄 시집 한권과
나에게 선물하는 시집 한권을 샀다.
지난 월말 받은 월급은 나를 위해 그다지 쓰지 못하고
밀린 공과금에, 월세에, 빌린 돈을 갚느라 벌써 다썼다.
우울했지만, 시집 한권에 맘이 풀렸다.
어떠랴, 오다가다 부대끼며 사는 것이지 뭐..
나에게 준 시집은 박규리 시인의 '이 환장할 봄날에'...
그중에 두개의 시가 짜르르 뱃속을 건드린다..
(2005.5.7)
이유 없이 오고 흔적 없이 가는 건 없다
지난 시절이 이미 다 말해주었다
가슴속 켜켜이
몸 속속들이 문신 같은 상처로 새겨주지 않았던가
나의 무지, 혹은
삶 저쪽 비애에 대하여
죽 한 사발
나도
언제쯤이면
다 풀어져
흔적이 없이 흐르고 흐르다가
그대 상처 깊은 그곳까지
온몸으로 스밀
죽, 한 사발 되랴
꽃 일찍 들어와서 일찍 하루를 마감하려고 한다. |
공연 끝나고 술한잔 걸칠 때에는 피곤한 줄 몰랐다. 시절아 |
나는 간다
김 해 자
저 공장안에서 기계를 돌리며
이 공장밖에서 노래를 하며
농성중인 사업장에 규찰을 나가며
거리에서 찬 우유로 빈 속을 채우고
맨 바닥에서 동지의 체온으로 쓰러져 잠들며
공장에서 거리에서 나는 몸뚱이 하나로 살았다.
허나 내 몸뚱이는 하나 뿐이어서
한번 눈감고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나는 이제 당신들 곁을 떠난다
나 살아 몹시 바람부는 날도 있었으나
그 바람에 몸뚱이 휘청거릴 때도 있었으나
나는 하루하루 행복했다
내 생애 어떤날은 나도 어쩌지 못하는 막막함으로 잠 못드는 밤도 있었으나
넘어진 그 바닥을 짚고 나는 다시 일어섰다
내 생애 어떤 날은 감당키 어려운 피로에 일어서지 못하는 아침이 있었으나
막막히 가로막은 벽을 붙들고 다시 일어났다
노동자이기에 만난 사람들
노동자였기에 만날 수 밖에 없었던 동지들을 사랑했다
밤새 술을 마시며 새벽이 오기까지 술을 마시며
민중가요 노래책을 다 불러제끼며
웃고 얘기하고 노래하고 사랑했다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노동자였기에
나는 온몸을 다해 싸웠다
어떤 강철 같은 강령이나 규약보다 나는 나에 충실하고 싶었다
노동자 이전에 인간이기에 인간답게 살고 싶어서
꿈을 꾸었다 사람다운 삶과 뜨거운 자유를 향해 손을 내 밀었다
침묵으로 얼어 붙은 바다를 가르는 아주 작은 파도로 살고 싶었다
가도 가도 가파로운 언덕길을 올랐다
하지만 그 언덕길을 오르던 내 몸뚱이는 하나 뿐이어서
가파른 이 언덕길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기고 나는 먼저 간다
늘 더 아픈곳으로 기울던 내 몸뚱이는
늘 아픈곳을 찾아다니던 내 몸뚱이는 아프다 아프다
살아 더 사랑하고 싶었으나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다
한 번 뿐인 내 생애
이 따스한 봄날
사랑했던 그대들을 남기고 나는 간다
아빠를 바다처럼 생각하던 하나뿐인 내 아들 준성이를 남기고 사랑하는 가족과 동지들을 남기고 그냥 간다
그대들 부디 행복하기를
그대들 부디 서러워말기를
그대들 부디 서로가 서로의 노둣돌이 되길
그리하여 거대한 노둣다리가 되길
나를 만나 그래도 좋았다고 행복했다고 말하길
어디를 가겠는가 함께했던 당신들과의 사랑이
그대들 만나 행복했던 나는
그 기쁨을 안고 나는 이제 조금 일찍 간다
푸른하늘 아래 나와 함께 했던 당신들의 숨결을 데리고
사랑만을 데리고
나는 그대들 곁에
영원히 머무를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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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년이 되었다. 움직이지 않는 몸을 최대한 뻗어 응급실 창문 너머 형을 바라보던 우리를 살펴보던 그눈빛이 마지막일 줄이야..
오늘은 괜찮을 것 같다고 해서..내일을 기약하며 돌아서던 차안에서 운명했다는 전화를 듣고 봉고에 타고 있던 우리들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뛰어갔던 성모병원..
오늘..작은책에 들렀다가 한라봉을 먹으면서 기욱이형을 생각했고..추모식 날짜를 보면서..다시..해자언니가 쓴 이 시를 읽으니..파도같은 슬픔이 멀리에서부터 밀려들어온다.
대우중공업 사업장에서 추모시를 읽던 해자언니의 울음 가득찬 목소리도 생생하고..아니...술마시고 고백을 부르던 형의 목소리도 생생하고..아니..문화일꾼 캠프에서 사람 좋게 웃던 얼굴도..생생한데..
죽음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가슴에 멍울하나 새겨두고 옅어지는 한이 있어도..지워지지 않는다..
(200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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