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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활동이라는 것이 말이지요 -1

작성일 2001-03-30

 

 

저는 이런 생각 해봅니다.

 

문화활동이라는 것이 말이지요......

 

그것을 향유하는 대중의 입장에서는 때론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고,

때론 활용의 도구이기도 하지요.

 

무대 위에서 멋진 모습으로 노래하고, 연기하는 가수나, 배우의 모습은

정말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지요.

 

그리고 또 한편으로 이런 저런 문화 활동가들의 창작물들은

이런 저런 필요와 요구에 의해 적재 적소에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이제는 풍부해 지기도 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문화 활동가들의 슬픔과 사기 저하, 그리고 변절 또는 타락, 그리고 자포자기 등

온갖 부정적인 결과들이 바로 이런 시각으로부터 첫 싹이 돋아 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때는 '문화운동'이라는 영역이 '딴따라'라는 말로 대표되며,

덜 치열하게 운동하고 싶은,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자유주의자들의 집단으로 취급 당하던

아주 무식한 시대도 있었습니다.

 

문화활동가의 한 사람으로

당시에도, 지금도 이런 시선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지만

그래도 '시대가 그랬으니까' 라는 말로 자꾸 용서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딴따라' 시절에도

문화활동은 다른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참 요긴한 도구였고,

또 한편으론 은밀한 선망의 대상이였습니다.

 

지금은 사정이 조금 틀려졌나요?

 

글쎄요, 별로 긍정적인 대답을 하기 힘들군요.

 

물론 이제는 문화활동가들을 향한 차가운 시선들, 비꼬는 이야기들은 많이 사라진듯 합니다.

반면 이전엔 은밀하게 내비치던 부러움의 시선들이 놀랄만치 대담해지고, 공개적이 되었다는 사실 역시

엄청나게 달라진 환경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바람직한 변화인듯한 이런 현상들도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말짱 꽝' 이라는 말이 매일 매일 제 입가를 나돌게 합니다.

 

차갑게 쳐다보지 못하고, 비꼬지 못하는 것은, 말 그대로 그렇게 할 마음은 아직도 여전한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만큼 이제 문화활동, 문화활동가들은 여타의 생활, 활동, 사업들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지난 무식한 시대를 이를 악물고 버틴 문화활동가들이 이제는 함부로 무시하면 안될만큼 그 수와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이 말은 이런 거지요.

'야, 딴따라, 우리 집회하는데 신나는 노래나 하나 해줘!'

에서

'야, 대단한데, 역시 대중을 모으는데는 이벤트가 최고야!'

정도로 말만 조금 바뀌었다는 말이지요.

 

물론 이런 알맹이없는 시각 변화를 통해서도 문화활동가들의 활동환경은 참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제 '게런티'라는 말이 갖가지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용어로 사용되고 있고,

때문에 문화활동을 위한 경제적인 여건들도 예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좋아졌습니다.

사실 그룹으로 활동하지 않는 개인 활동가들은 자기가 부지런히 쫓아다니기만 한다면 여기저기서 '차비'만 챙겨도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 가능하니까요. 물론 아주 기본적인.......

 

그런데 웃기게도 이런 웃기지도 않을 외적 환경변화가

많은 이들에게 문화활동을 내놓고 선망하도록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 야, 쟤들봐라, 자기 하고 싶은 일 하면서도 먹고는 살고 있지 않냐?

  대중들에게 박수 받아 좋고,

  지 하고 싶은 일 해서 좋고,

  돈도 버니 더 좋고, 부럽다. 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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