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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1-04-05 |
그런것 같습니다.
문화활동은 읽어주고, 들어주고, 봐주는 대중들을 기반으로 삼게 되지요.
언젠가, 20-30대 청년들 앞에서
'대중이 외면하는 좋은 문화'에 대해서 조금은 꾸짖는 태도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그 중 한 청년이 나중에 이런 내용의 질문을 하더군요.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어도, 읽어줄만 해야 읽고, 들어줄만 해야 들어주고, 봐줄만 해야 봐주지 않는가'
사실 이 질문은 누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문화활동가들 대부분이 자기 가슴 속 깊이 무겁고, 괴롭게 간직하고 있는 숙제일 것입니다.
노래를 예로 들어 이야기 해보지요.
사실 그 노래가 담고 있는 내용이 아무리 건강하고, 훌륭하다고 해도
그 가사가 시적인 아름다움을 갖지 못한다거나,
혹 그 가락이 형편 없다거나,
다 좋은데 노래를 못부른다거나 하면
그 노래는 대중으로부터 외면 당할 수 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사람들은
숱한 밤을 더 아름다운 가사, 더 풍부한 가락, 더 고운 소리를 만들기 위해 아낌없이 바치지요.
그런데 이제 우리의 경험으로 돌아가서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즐겨 부르는 민중가요, 혹은 이런 저런 건강하고, 좋은 노래들........
물론 모든 노래가 다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참 많은 노래들이 아름다운 가사와 풍성한 가락을 갖추고 있다고 '우리'는 생각하고 있지 않나요?
저는 오래도록 '노래'와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주변을 멤돌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좋은데, 이렇게 아름다운데 왜 사람들은 몰라줄까?'
이런 이야기 하면, 또 많은 사람들이 '운동권은 어쩔 수 없어!'라도 이야기할지 모르지만
저는 점점 더 뚜렷해지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구조!' 결국 '구조'의 문제다.
좋은 노래가 대중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것도 다른 모든 사회적 현상들이 그렇듯 '구조적인 문제'다!
자본주의 사회가 낳은 문화의 '생산-유통-소비' 구조가 '좋은 문화'를 '보편적인 문화'가 되도록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구조 개혁이 제일 먼저 되어야 겠지요.
사회 체제도 바꿔야 할 것이고,
체제까지 바꾸지 못한다 해도
사회 개혁이라도 이뤄져야 '좋은 문화'가 숨쉴 수 있는 공간이 그만큼 넓어지는 것이겠지요.
또 옛 생각이 나는 군요.
대학 노래패 활동을 하고 있을때 한 선배가 이런 말을 했어요.
'네가 하고자 하는 일 잘 하기 위해서도 정치투쟁(좀 섬뜩하군요)을 먼저 해야 한다.' 고....
그런데 말이지요,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꼭 제가 선택한 길만이 옳다는 것은 아니고, 여러가지 길 가운데 이 길을 택했다는 거지요.
'문화 문제는 문화로 풀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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