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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야구 소사(小史) : 8월24일

  • 등록일
    2009/08/24 18:33
  • 수정일
    2009/08/24 18:33

= ‘비행공포증’이 앗아간 야구천재의 꿈

 

- 오늘로부터 48년 전인 1961년 8월24일, 보스턴 레드삭스는 기이한 발표를 한다. 젝키 젠슨(Jackie Jensen)이 비행공포증을 이유로 계속해서 시합에서 빠질 경우, 그에 상당하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 내용.

 

- 1950년 데뷔했던 젠슨은 11년 동안 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군림했었다. 1958년에는 MVP를 수상했으며, 1952년과 1955년-1958년 세 차례에 걸쳐 올스타로 선정되기도 했다. 1959년에는 우익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1954년에는 도루왕에 올랐다.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시즌에 6번에 이르며, 이 중 한번은 30홈런 이상을 기록했었다. 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시즌도 다섯 차례에 이른다. ‘호타준족’이란 표현은 이런 선수를 위해 있는 것이었다.

 

[사진] 비운의 야구천재 젝키 젠슨. 많고 많은 황당한 부상 이야기를 들어봤지만, 비행공포증 때문에 야구를 관뒀다는 이야기는 젠슨 이외에 들어본 적도 없다. 하기야, 그가 처음 야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비행기를 이용한 이동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누가 알겠는가. 30년쯤 뒤 "우주선 공포증이 있어서 화성 원정경기를 갈 수 없어요"라며 은퇴할 선수가 나올지...

 

- 문제는 그의 ‘비행공포증’이었다. 결국 젠슨은 1959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심했다. 마침 1950년대 말과 1960년대 초는 구단확장과 연고지 이전으로 서부에서 치러지는 경기가 점차 늘어나던 때였고, 그만큼 비행기를 이용한 장거리 원정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LA 에인절스는 1961년 창단했고, 미네소타 트윈스도 1961년 연고지를 워싱턴에서 미네소타로 옮겼다.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는 이보다 조금 앞선 1955년 중부의 캔자스시티로 연고지를 옮겼다.

 

- 1960년 시즌을 통째로 날린 젠슨은 최면요법(hypnotherapy)의 힘을 빌어 1961년 재기를 시도했지만,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러자 결국 보스턴 레드삭스가 ‘비행공포증을 이유로 계속해서 시합을 빠질 경우 임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기에 이른 것.

 

- 젠슨은 1961년 다시 은퇴한 뒤 라디오 야구해설가와 코치, 감독 등을 역임하며 야구인생을 이어갔으나, 1982년 7월14일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했다. 젠슨은 2000년 보스턴 레드삭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 빌 빅의 또 다른 작품, ‘감독의 날’

 

- 1951년 8월24일, ‘난장이 야구선수 이벤트’로 흥행몰이를 시도했던 세인트 루이스 브라운스의 빌 빅 단장은 또 하나의 역사적인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름하야 바로 ‘감독의 날(Fans Managers' Night)’

 

- 이벤트는 이런 식이었다. 브라운스는 이날 입장한 관중 중 1,115명에게 ‘예’와 ‘아니오’가 적힌 피켓을 지급했다. 경기가 진행되며 브라운스 코치들은 관중석을 향해 작전이 적혀 있는 현수막을 들어올리고, 팬들이 ‘예’ 혹은 ‘아니오’로 답하는 식이다. 예컨대 무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코치가 ‘번트’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어 올려 팬들의 결제를 기다린다. ‘예’를 답한 관중이 더 많을 경우 번트 작전을 구사하고, ‘아니오’를 답한 관중이 더 많을 경우 ‘강공’ 현수막을 올려 다시 묻는 것이다.

 

- 이날 경기에서 브라운스는 상대팀인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를 5대 3으로 격파했다. 패배한 애슬레틱스의 아트 엘러 단장은 이 이벤트를 두고 매우 불쾌해하며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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