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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야구 소사(小史) : 8월28일

  • 등록일
    2009/08/28 18:26
  • 수정일
    2009/08/28 18:26

= 불꽃같은 투수 텍스 뉴어

 

- 지금으로부터 102년 전인 1907년 8월28일, 뉴욕 하이랜더스(Highlanders)의 투수 텍스 뉴어(Tex Neuer)가 데뷔전을 치렀다. 뉴어는 이 경기에서 완투하며 라이벌 레드 삭스를 1-0으로 제압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뉴어는 그 뒤로 같은 해 10월3일까지 6주 동안 모두 7경기에 등판(이 중 6번이 선발등판)해 선발로 등판한 경기를 모두 완투하고, 세 번의 완봉승을 비롯해 4승을 거두며 2.17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등장과 함께 폭발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리그를 호령하던 뉴어는 데뷔 6주 만인 10월3일 은퇴했다. 아마도 무리한 6게임 연속 완투가 그의 팔에 무리를 일으켰거나, 이미 팔이 고장 난 상태에서 투구를 계속한 것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뉴어의 나이는 30세였다.

 

- 7경기에 걸쳐 6경기를 완투하고 54이닝 동안 피홈런 1개만을 기록하며 호투를 계속하던 뉴어의 메이저리그 경력은 그렇게 6주만에 불꽃처럼 끝이 났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짧지만 강렬했던 투수’로 기억하고 있다. 뉴어는 1966년 1월14일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 황당한 구장, 황당한 홈런

 

- 1925년 8월28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홈구장 베이커 보울(Baker Bowl)에서 경기에서 원정팀 파이러츠(Pirates)의 키키 커이러(Kiki Cuyler) 선수는 두 개의 장내 홈런(Inside-the-park Homerun)을 기록했다. 여기까지는 있을 수 있는 일이나, 흥미로운 것은 베이커 보울이 ‘장내 홈런’이 나오기 극도로 어려운 경기장이었다는 점이다.

 

[사진] 필라델피아의 홈구장 베이커 보울. 직사각형 모양과 좁은 넓이 때문에 '답배갑'이란 별명이 붙어 있었다. 우측 담장 옆으로 기찻길이 보이는데, 여기에 연결되는 지하터널 때문에 외야 중간 깊은 곳이 불룩 솟아있다. 

 

- 1938년까지 필라델피아의 홈구장으로 사용됐던 베이커 보울은 특이하게도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야가 매우 좁은 것으로 유명했다. 우측 팬스까지의 거리는 82미터에 불과했으며, 좌중간 팬스 거리 역시 91미터에 그쳐 ‘답배갑’이란 별명을 가질 정도였다. 게다가 이 구장은 센터필드 깊숙한 곳 지하에 기차터널이 지나도록 설계돼 있어서, 이 부분이 불룩 튀어 올라 있을 정도로 기괴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 필라델피아 구단은 이 구장을 사용하면서도 그 유지보수에 매우 소흘했는데, 1903년 지붕 붕괴사고가 나며 관중 1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1927년에도 지붕이 붕괴하는 사고가 재발했지만, 다행히도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 주심 폭행사건

 

- 1918년 8월28일,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 출장한 클리브랜드 인디언스의 트리스 스피커(Tris Speaker) 선수는 항의에 이은 말다툼 끝에 주심 톰 코놀리(Tom Connolly)를 폭행해 ‘시즌 잔여경기 출장 금지’ 징계를 받았다.

 

[사진] 톰 코놀리 주심. 인상부터 완고해보인다. 마치 융통성 없는 국어선생님 같은 느낌.

 

- 역설적이게도 코놀리 심판은 ‘10년간 단 한명의 선수도 퇴장시키지 않은 심판’으로 유명했는데, 이는 그의 단호한 성격 때문에 가능했다. 전설적인 선수 타이 콥은 그에 대해 “토미에게 덤벼도 되지만, 그의 목이 빨간색으로 변하면 곧바로 멈춰야 한다(You can go just so far with Tommy. Once you see his neck red it's time to lay off)”고 말했다.

 

- 가해자 스피커 선수와 피해자 코놀리 심판은 훗날 모두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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