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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펙과제국주의] 시장화 정책의 뇌관 ABAC


 

3) 시장화 정책의 뇌관 ABAC

 

아펙이 거대 기업들이 내놓는 여러 정책들을 논의한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1996년 공식 슬로건이 "아펙은 사업(Business)을 뜻한다"였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이 점은 무엇보다 ABAC(APEC Business Advorsory Counsil; 아펙 기업자문위원회)가 아펙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구라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ABAC이 1996녀에 미국 주도로 만들어졌고 회원국별로 저명기업인 3명이 포함되도록 돼 있다. 한국에서는 동양그룹 회장 현재현, 대성그룹 회장 김영대 등이 포함돼 있다.



ABAC는 정상회의 직전 대기업의 주요 요구들을 정리해서 정상회의에 제출한다. 그 한 예로 아펙 기업자문위원회는 "1998년 회원국들의 사회적/경제적 발전을 촉진"한다며 포괄적인 작업 프로그램으로서 아펙 식량체계(APEC Food System; AFS)를 제안했다.('아펙 식량체계의 논의 동향과 과제', <세계경제> 1999년 10월호)

 

여기에는 WTO에 어긋나는 비관제조치의 단계적 폐지, 수출보조금 철폐, 유전자조작식품 규제 완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한 마디로 말해 곡물메이저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인데, 그도 그럴 것이 위의 내용을 만든 자는 다름 아닌 곡물 다국적기업 카길의 부사장 로빈 존슨이었고, 그는 이미 1998년 아시아에 농산물을 수출하는 대기업들의 바람을 요약한 보고서 '아펙과 글로벌 식량 체계 구축'을 아펙회의에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아시아 시장을 보루로 여기는 농산물 관련 다국적기업들한테는 거의 성경으로 통한다.(Brewser Kneen, 2003) 그는 이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농산물 시장 개방이 얼마나 아시아인들한테 유리한지를 역설하고 있다.

 

단지 카길만이 아니다. 최근 ABAC에서는 주되게 IT 기업들과 생명공학 기업들의 요구들이 총망라되고 있다. 2002년 ABAC가 낸 보고서 <세계화에 직면하기: 아펙의 길>(Facing Globalization: the APEC Way)에는 IT 산업의 향방, 비관세장벽 철폐, 생명공학 산업 부응 방향 등이 자세하게 서술돼 있다.

 

ABAC의 구성목적 "더 나은 기업환경 조성"

 

ABAC의 표어는 "더 나은 기업환경 조성"인데 종종 ABAC는 노동시장 정책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다양한 권고를 하고 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 ABAC는 "국내 노동시장에서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권고를 정상회의에 제출했다.

 

ABAC와 함께 대기업들의 희망사항들이 아펙을 통해 집중되는 또 다른 기구는 아펙 최고경영자회의(APEC CEO Summit)다. 아펙 최고경영자회의 의장은 현재 두산그룹 회장인 박용성이다. 올해도 이 회의에 시티그룹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쉐브론텍사코 같은 미국계 다국적기업의 주요 경영진이 참가할 것이다.(<옮긴이 주> 귤육상쟁으로 그 더러운 치부가 드러난 박용성과 같은 재벌총수들의 이익을 철저하게 옹호해 주는 기구에 의해 주도되고 뒷받침되는 아펙이 무엇을 추구할 것인지는 뻔하다. 이런 자들이 법을 어겨가며 회사에서 돈을 빼돌리기까지 하는데, 결과적으로 아펙은 이들의 도둑질을 도와주고 있는 셈이다!!! 검찰이 이들의 불법에 버젓이 관대한 처분을 내리는 것으로 보면, 국가권력이 이들을 뒷받침해 주고 있음 또한 너무나 자명하다!!!)

 

2004년 아펙 최고경영자회의에서는 두 명이 기조연설을 했다. 미국 NGO가 뽑은 최악의 10대 그룹이자 이라크 국영은행을 사들여 이라크 전쟁으로 떼돈을 번 시티그룹의 회장과 1997년에 한국에 IMF 구조조정 계획을 강요한 장본인 중 한 명인 전 미국 재무성 장관 로버트 루빈이 기조 연설을 했다.(그들의 무시무시한 주장들을 직접 대면하고 싶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www.apecceosummit2004.com을 참조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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