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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까지만 놀아야지. 그 이번주는 계속해서 연장되고 있다. 오늘도 비가 온다. 쏟아지는 비 덕에 오늘도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 있는 것이 좋다고 자체판결을 내렸다. 오늘은 어제 못본 무한도전을 보고 밀린 찬란한 유산을 보고...그리고 영화를 두개정도 본 다음에...책을 보고..1박 2일을 보고 나면 다시 또 하루가 갈 것이다. 예전에 잠시 같이 살았던 후배가 그런 말을 했었다. "언니는 언제 공부해요?" 그렇다. 실은 나는 공부를 잘 안한다. 그래도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내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공부 외적인 것으로 보내는 (게다가 현재로서는 다른 '일'은 전혀 않는 full time) 대학원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TV를 보고 인터넷 기사를 읽고 글을 쓰고 음악을 듣고 논다. 내가 생산성을 추구하고 무지 효율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인간인줄 알았는데, 요즘 돌이켜생각해보면 원래부터 안 그랬던 것도 같다. 착각이었나?
다만 그 취미들조차 익숙한 바운더리를 못 벗어난다는 점은 분명하다. 드디어 도서관에 예치금을 내고 책을 빌려봤는데 첫 책이 목수정씨 책이었다. 작년에 사볼까 하면서도 끝내 안사봤는데 이제서야 읽었다. 책도 타이밍이 있는것 같다. 적어도 책으로 파악한 그녀는 사상, 가치보다..아니 그것을 삶으로 살아내려고 한다는 점에서 멋있는 여자다. 그녀처럼 나도 장래희망의 리스트가 (마음 속으로는) 여러개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현실가능한 것, 그래도 내가 잘하는 것으로 가지치고 축소시키며 끝내 이거 아니면 할게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나는 여전히 "한 우물을 파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그리하여 인류의 발전을 도모하는 동시에 밥벌이를 해야 한다는 전 인류가 주입시켜온 생각"에 동의하며 살아가는 한 인간이다. 그녀가 분노했던 많은 것들에 나또한 분노하고 반대했던 인간이었으나, 그녀와 내가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바로 그 점이다. 무엇을 반대해서, 가 아니라- 무엇을 하고 싶어서, 할 때 그것이 내 가치가 될 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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