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2005년 6월 15일 (수)

핸드폰이 울렸다. 아침 8시 30분! 서울에서는 한참 자고 있을 시간이다. 수도 공사 때문에 오신 분이 몇 번이나 전화를 했었단다. 이런! 간단하다고 한 공사가 오후 2시에야 겨우 끝이 났다. 벽에 구멍을 내고 수도관을 직접 연결하는 대공사(?)였다. 옆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일을 거들었지만 미안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어젯밤 오줌이 급해서 물을 내릴 수 없는 변기에 볼일을 봤다. 생각보다 냄새가 심하게 났다. 공사하러 오신 분이 변기에 수도관을 연결하느라 힘들게 일하시는 것을 보면서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미안한 마음에 담배 2갑을 사드렸다. 점심도...

 

공사가 끝나서 청소를 시작했다. 벽을 뚫어서 거실 바닥에 먼지가 그득했다. 쓸고, 닦고, 또 쓸고, 닦고... 싱크대를 제자리에 놓고, 물을 틀었다. 시원했다. 그런데 싱크대 아래에서 물이 나왔다. 싱크대 아래 문을 열어 보니 물이 빠지는 관이 빠져있었다. 그래도 좋았다. 물이 나오니 살 것 같았다.

 

짐을 풀었다. 쌀을 씻고, 밥을 했다. 준비해간 반찬 몇 가지를 놓고 밥을 먹었다.

'걸인의 찬, 황후의 밥상'(?) 고등학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 적혀 있던 구절이 생각났다.

 

서울 생활은 늦은 기상에 밥을 거르기 일쑤였는데, 이곳에서는 밥 때를 챙기게 된다. 외로워서 그런가... 텔레비전이 나오지 않아서 그런지 책을 읽게 된다. 불편하진 않다. 오히려 더 좋다.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온 건지, 신선놀음을 하러 온 건지...

 

푸른영상 사람들한테 쬐금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나는 행복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