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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14일 (화)

7시에 일어나 정암사까지 걸어갔다. 도로는 좁고, 화물차가 많이 다녀 좀 위험했다. 계곡 물은 탁했고, 돌은 누런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정암사 근처의 계곡은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계곡이 옛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40분쯤 걸러 정암사에 도착했다. 기분이 맑고 상쾌했다. 산 중턱에 있는 수마노탑에 올라가 삼배를 하고 잠시 쉬었다. 주변의 나무들이 이상해 살펴보니 윗 부분이 모두 잘려 있었다. 아래에서 수마노탑이 잘 보이기 위해 나무를 자른 것 같았다. 부처는 만물에는 불성이 있다 했는데, 불성을 자르다니... 인간은 편하고 쉬운 것만 찾는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물이 나오지 않았다. 청소도 해야하고, 이것저것 정리도 해야 하는데... 제일 불편한 것은 씻지 못하는 거다. 땀이 흘러 몸이 끈적끈적한 것이 영 기분이 안 좋다. 겨우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나는 불편을 느낀다. 예전에 탄광에 살던 광부 가족들은 물을 길러 다니는 것이 중요한 일과였다는데... 내일이나 되야 물이 나올 것 같다. 오랫동안 쓰지 않은 방이라 단단히 탈이 난 모양이다. 수도를 화장실로 직접 연결해서 화장실에서 물을 받아서 쓰기로 했다. 보일러를 고치느라 돈도 들어갔는데, 결국 보일러는 쓸 수 없게 됐다. 액땜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하루정도 더 참을까 했지만, 영 찜찜해서 친구 집에 가서 씻었다. 기분이 너무 좋다. 사람이 물이 없다면 어떻게 살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그런가, 너무 졸립다. 빨리 작업에 들어가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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