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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2명 첫 사법시험 1차 합격… "법전 음성화해 공부"



 2004학년도 정시모집 특별전형으로 서울대 법대에 합격해 화제가 된 최민석(24·사진)씨가 다른 시각장애인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사법시험 1차 관문을 통과했다. 

5일 법무부에 따르면 서울대 법대에 재학 중인 최씨와 같은 대학 졸업생 최모(26)씨가 제49회 사시 1차 시험에 합격했다. 두 최씨는 보안구역으로 설정된 별도 시험실에서 음성형 프로그램이 내장된 컴퓨터와 자판 등이 결합된 형태의 문제지로 일반인보다 1.5배 긴 시간 시험을 치렀다. 

대학 합격 당시 “장애인 권익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어주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밝힌 최민석씨는 “아직 1차 시험을 합격했을 뿐”이라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최씨의 어머니는 “법전과 수험용 서적을 일일이 워드 문서로 옮기고 컴퓨터로 음성화해서 공부하는 등 아들이 시험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대학 입학 시절 포부를 그대로 간직한 민석이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2차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민석씨는 5살 때 녹내장을 앓아 점점 시력이 떨어져 다니던 일반 초등학교를 그만뒀고 15살 때쯤에는 전혀 앞을 볼 수 없게 됐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해 사법시험부터 시각장애인 수험생이 음성을 듣는 방식으로 시험을 치르도록 허용했는데, 지난해와 올해 시험에는 각각 시각장애인 3명이 응시했다. 

두 최씨는 6월19일부터 3박4일간 논술형으로 출제되는 사법시험 2차 시험에 도전한다. 1차 시험처럼 음성형 컴퓨터로 시험을 치르며, 시험 도중 시각장애인 전담 시험관리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이천종 기자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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