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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 걱정 40대 투잡 열풍

실직 걱정’ 40대 투잡 열풍

인터넷서비스업체 30곳 성업 … 기업 업무기강이 무너진다

전자업체 ㅇ사 인사담당 최 모 상무는 최근 사내에서 다단계 판매활동을 해온 한 직원을 인사조치 하려다가 고민에 빠졌다. 이 직원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다단계 판매활동에 연계된 직원이 무려 20여명이나 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중엔 부장급 간부도 포함돼 있었다. 최 상무는 “다단계 판매가 주로 부인들을 통해 연결돼 있다”며 “대부분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해 감봉 수준에서 징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중앙부처 공무원인 박 모(7급)씨는 지난해 의료기기 인터넷 쇼핑몰을 열고 아내에게 운영을 맡겼다. 쇼핑몰 사업자 등록은 친지 이름으로 했지만, 사실상 박씨 소유다. 그는 여기에 매달릴 처지가 못돼 평소엔 주문 배송업무를 아내가 하지만, 주말이나 휴일에는 자신이 직접 챙긴다.

직장인들 사이에 주업과 부업을 병행하는 ‘투잡(Two-job) 바람’이 뜨겁다.
최근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이 리서치 전문업체 폴에버에 의뢰해 직장인 2050명에게 부업을 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23.9%가 ‘그렇다’고 대답, 놀라게 하고있다. 이 수치는 지난해보다 두배나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는 1561명에게 물은 결과 ‘현재 부업을 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10.2%였다. 사람인 관계자는 “직장인들의 부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부업을 희망하는 직장인들은 많다. 현재 투잡을 돕는 인터넷서비스 업체는 30여곳에 이른다. 지난달 29일 숭실대에서 투잡 및 창업설명회가 열리자 폭우에도 불구하고 100여명의 신청자가 몰려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매달 열리는 이 강의엔 50~100명의 수강생들이 신청하고 있다.

사람인 조사에서 응답자중 55.1%는 ‘여건이 되면 부업을 하겠다’고 했다.
직장인들에게 투잡 열풍이 부는 것은 회사에서 언제 밀려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1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창업지원업체 ‘투잡스’(www.2job.co.kr) 장명진 대표는 “주로 40대 직장인들로부터 투잡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자녀를 둔 가장이 실직에 대해 위기감을 갖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업지원업체 관계자들은 현재 투잡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이 예상보다 많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이병희 박사는 “투잡 직장이 증가하는 것은 노동시장 불안정성을 반영한 것”이라며 “자영업자나 일용직일수록 부업을 갖는 이들이 많고, 대부분 생계보충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04년 당시 연구결과를 보면 부업이 주업과 상당히 다른 분야의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업무연계성이 없었다”며 “주·부업 근로시간도 20시간이나 돼, 업무 집중도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출처: 내일신문, 2007.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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